세계주문양복연맹총회 기간에 열린 이번 한국맞춤양복 패션쇼는 국내 맞춤양복의 우수한 기술력과 디자인을 유감없이 발휘한 행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남성 연기파 배우들이 무대 위를 거닐 때마다 곳곳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고, 한국을 찾은 외국 기능인들은 카메라 셔트를 누르느라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국내 맞춤양복의 기술과 디자인을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여기에다 앙드레김의 패션쇼가 함께 어우러져, 이번 패션쇼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 현장을 지상중계한다.


제35차 세계주문양복연맹총회(WFMT)가 지난 8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소공동의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우리의 패션, 아시아에서 세계로’라는 슬로건으로 열렸다.
지난 1991년 25차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전 세계 23개 회원국에서 약 600여 명이 참가했다. ‘휴머니즘 패션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열린 첫날 총회(6일)에는 개회식과 함께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의 한복 패션쇼가 열렸다. 모델센터 인터내셔널(대표 도신우)이 진행을 맡은 이날 한복 패션쇼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를 비롯해 현대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였다.
한편 세계주문양복연맹 김용언 회장은 축사를 통해 “양복인의 올림픽과 같은 이번 행사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게 된 것이 한국 양복인의 한 사람으로서 큰 영광”이라며 “축제 분위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총회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한 박인호 한국맞춤양복협회장도 “세계 맞춤양복 업계가 더욱 더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남다른 각오와 열정으로 이번 총회를 준비했다”며 “무한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혁신뿐 아니라 디자인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앙드레김과 어우러진 맞춤양복패션쇼
7일 오전부터 이틀에 걸쳐 진행된 양복명장들의 경진대회인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에는 전국에서 양복명장 70명이 참가해 이틀에 걸쳐 기량을 겨뤘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73세 국내 최고령 선수를 포함해 평균 양복기술보유연수가 35년 이상인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또 같은 날 저녁에 열린 한국맞춤양복 및 앙드레김 패션쇼에서는 한국맞춤양복 70개 작품과 고 앙드레김 디자이너의 32개 작품이 일반인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앙드레김 특유의 이브닝 드레스를 비롯해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미를 더한 작품들은 참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앙드레김 패션쇼 직후에 열린 한국맞춤양복 패션쇼에서는 남성 연기파 배우들이 모델로 대거 참석해, 장내 열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특히 이날 베스트 드레서로 뽑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모델에 버금가는 걸음걸이로 무대를 밟는 등 참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날 임 실장은 또 다시 대선에 도전하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끝까지 가볼 것”이라고 말해 대선 도전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한편 이번 총회는 8일 저녁에 열린, 세계 각국에서 초청된 맞춤양복 장인들의 100여 작품이 출시된 패션쇼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김영욱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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