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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동물병원에도 대기업 ‘마수’소상공인 현장을 가다=한국동물병원협회(전병준 회장)
관리자 | 승인 2013.04.09 08:18
영리법인의 동물병원 진출 금지, 동물병원의 적합업종 지정 시급
한국동물병원협회, ‘대기업 동물병원’ 근무자 회원자격 박탈
‘한국동물병원협회’는 회원들의 권익도모, 친목도모, 학술능력 향상 등을 목적으로 ‘90년 정식 출범한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48년 설립된 ‘대한수의사회’가 이미 사단법인으로 존재하고 있어 농림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지 못한 채 현재까지 ‘대한수의사회’의 산하단체로 편입되어 있는 상태다.
과거에는 회원들의 학술능력 향상 및 친목도모에 중점을 두어 학술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왔으나, 최근 대기업의 동물병원 진출을 계기로 회원들의 권익보호가 협회의 중요 사업으로 등장하게 됐다.
이와 관련 협회는 영리법인의 동물병원 운영을 금지하는 ‘수의사법’ 개정과 동물병원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협회는 대기업의 진출에 대한 단호한 반대의지의 표명을 위해 지난 2월21일 ‘기업 영리법인 동물병원’ 종사자 및 관련자 6명에 대해 회원제명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대기업의 진출 금지 ‘수의사법’ 개정 시급
지난 1월 2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수의사법 개정안과 관련된 공청회가 열렸다. 이 공청회에서 토론자들은 “약사법에 약국은 약사만, 의료법에 의료기관은 의사와 비영리법인에게만 병원 개설을 허용하도록 구체적 기준이 정해져 있지만, 전문면허 분야인 동물병원만 개설자격 요건이 정해져 있지 않다”며 “현행‘수의사법’상 동물병원에 대한 개설 기준이 없다보니 영리를 추구하는 대기업까지도 시장에 진출하여 소규모 동네 동물병원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수의사법’에는 동물병원을 개설할 수 있는 자격이 수의사, 국가 또는 지자체, 수의과대학, 비영리법인, 동물진료를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 등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동물진료를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에 대한 세부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사실상 기업 등 모든 영리법인에 동물병원 개설을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전국에 운영중인 동물병원은 3611개로, 이 가운데 영리법인이 운영하는 곳은 38개다. 하지만 대기업과 외국 기업들이 국내 동물병원 진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현행법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그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는 1천여 명의 전국 동물병원협회 회원과 수의사 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만큼 대기업의 동물병원 진출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료사업 관련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동물병원 진출 가속화
현재 대기업의 동물병원 진출은 주로 동물사료를 생산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한제분에서 설립한 ‘이리온’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한제분 이외에도 자체브랜드로 고급 애견사료를 판매중인 이마트가 대전에 동물병원을 설립했고, 애견 사료를 생산하고 있는 CJ 제일제당도 동물병원 설립을 검토 중이다. 금년에는 풀무원과 하림이 동물병원 사업의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특이한 케이스로 동물사료와 전혀 관련이 없는 코오롱이 애견호텔에 이어 동물병원 설립을 검토 중인데, 코오롱의 경우는 애완견 애호가인 이웅렬 회장의 개인 취향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동물병원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반려동물의 사료시장을 넘어서 치료, 미용, 용품 등의 토탈서비스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현재 2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향후 10년 후 6조원대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반려동물 시장규모가 72조원대에 달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특히 이중에서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치료, 미용, 용품, 사료판매 등) 시장규모는 5000억원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소규모 동네 동물병원들 난립으로경쟁 치열
현재 동물병원들은 원장 1인이 운영하는 영세한 병원이 대부분인데, 최근 동물병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90년부터 신림동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해 오고 있는 권태억 원장(한국동물병원협회 부회장)은 “처음 신림동에서 동물병원을 시작할 때만 해도 신림동 전체에 병원이 하나였는데, 지금은 신림사거리부터 서울대입구 사이의 거리에만 3개의 병원이 경쟁하고 있다”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대기업마저 진출한다면 살아날 방법이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러한 어려운 업계 현실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일부 소형 병원들은 통합과 규모의 확대를 통해 대기업 병원에 대항하고자 시도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동물병원협회 전병준 회장은 “소형병원들이 통합을 시도하고 있으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동물병원 수준의 규모를 갖추기에는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또 “일부 병원들은 통합을 통해 규모를 갖추기는 했으나 이마저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최근 강남에만 ‘이리온’급에 해당하는 대형 동물병원이 10여개나 생겨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되어야...
수의사법 개정과 함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도 소규모 동물병원들의 생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이미 동물병원협회는 적합업종 지정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협회가 적합업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원래 동물병원협회는 ‘90년 설립되어 올해로 24년째를 맞이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독립된 사단법인으로 등록되지 못하고 ‘(사)대한수의사회’의 산하단체로 존재하고 있다.
설립인가를 관할하는 농림부가 협회의 사단법인 인가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 입장에서는 ‘(사)대한수의사회’가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성격의 사단법인을 또 하나 인가해 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협회는 동반위에 적합업종을 신청하면서, 협회가 아닌 ‘(사)대한수의사회’의 이름으로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신청서는 동반위 서류심사 과정에서 탈락했다. (사)대한수의사회가 동물병원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동물병원의)적합업종을 신청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동반위의 입장이다.
결국 농림부와 동반위의 행정 편의주의 일처리로 동물병원협회가 가운데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장영환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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