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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자전거’ 대리점 관리 “일방통행” 원성관행 깨고 돌연 “우리 브랜드만 팔아라” … ‘추억의 삼천리’ 무색
관리자 | 승인 2012.10.08 14:10
지난 해부터 자전거 대리점을 사이에 두고 자전거 업계가 큰 진통에 빠졌다. 발단은 삼천리 자전거가 자사 대리점 관리 방침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1944년 창업된 삼천리자전거는 국내 자전거 업계의 대명사로 통해 왔다. 나이든 세대들도 어렸을 적 삼천리 자전거를 한번 타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삼천리자전거는 추억의 자전거로도 떠올려지는 브랜드다.

대기업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그런데 이 삼천리 자전거가 작년부터 대리점들에 대해 고삐를 강하게 당기기 시작했다. 그 동안 자전거 업계 대리점들은 본사와의 관계가 매우 느슨했다. 예를 들어 ‘삼천리자전거’라는 간판을 걸어 놓고도 타사 브랜드를 갖다 놓고 파는 것은 매우 당연한 관행이었다.
이에 대해 대리점 본사들도 자사 대리점들에 대해 이런 관행에 대해 한번도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자전거 제조사 중 삼천리자전거가 자사 대리점들로 하여금 타사 브랜드를 취급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나섰다. 현재 자전거 업계는 삼천리자전거의 아성을 후발주자인 알톤자전거가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2010년말 알톤자전거(알톤스포츠)가 또 다른 제조사인 코렉스 자전거를 인수하게 됨에 따라 자전거 업계가 급속하게 2파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천리자전거의 갑작스런 요구
이를 계기로 삼천리자전거가 알톤자전거에 대한 견제차원에서 자사 대리점을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삼천리자전거의 갑작스런 대리점 관리방식의 변경은 대리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첫째, 대리점들은 몇십년 동안의 관행을 한꺼번에 바꾸려 하면 영업에 지장이 많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러 브랜드의 고객들이 겹쳐 있는 상태에서 삼천리자전거만을 취급한다고 하면, 여타 고객들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럴 경우 매출이 30-40%까지 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대리점도 있었다.

과거에 안주한 삼천리자전거
둘째, 대리점들은 삼천리자전거가 자사 브랜드만 고집하려 하기 이전에 제품력을 키우기 위해 먼저 노력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제품력만 앞서 있으면, 대리점들도 본사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제품력이 강한 브랜드를 자연스레 선호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천리자전거가 과거의 타성에 안주하는 바람에 제품개발에 소홀했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후발 자전거 업체들에게 신제품 개발의 주도권을 이미 뺏긴지 오래라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대 고객들은 갈수록 디자인 및 취향이 새로운 후발주자 업체의 모델을 선호하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삼천리자전거의 요구대로 삼천리자전거 브랜드만 팔게 되면 영업에 더더욱 타격이 클 것이라는 것이다.

느슨한 프랜차이즈 관행
셋째, 대리점들은 삼천리자전거측이 대리점들에 대해 일방적인 요구를 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자전거 업계 대리점과 본사와의 관계는 워낙 느슨한 관계라는 것이다. 실제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우는 본사 차원에서 대리점들에 대한 지원체계가 매우 다양하다. 마케팅 교육, 컨설팅, 기술 지원, 공동 홍보 등 다양한 지원을 한다. 하지만 삼천리자전거를 비롯한 자전거 업체들은 그런 지원체계가 아예 없다.
단지 삼천리자전거는 수년 전부터 간판을 통일화하는 과정에서 간판부착비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타 업종 프랜차이즈처럼 본사라고 해서 자사 브랜드만 팔라고 요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삼천리자전거, 적기 공급능력 부재
넷째, 대리점들은 특히 삼천리자전거의 공급능력 부재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성수기에 원하는 모델을 제 때에 공급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는 삼천리자전거의 제조시스템의 한계 때문이다. 삼천리자전거는 국내 제조 선을 모두 중국으로 옮겨 갔다. 그리고 현재는 자사 직영 공장이 아닌 OEM 제조방식으로 생산방식을 전환했다. 따라서 특정 모델 자전거가 동 났을 경우 제 때에 공급하기에는 자체 시스템 상 근본적 한계가 있다. 대리점 업계는 이럴 경우에도 동일 모델의 타사 브랜드를 취급할 수 없도록 하면 과연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자조섞인 목소리들
한편 삼천리 자전거는 이러한 새로운 방식을 추진하면서, 대리점들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하기까지 하고 있어 더더욱 반발을 사고 있다. 즉 본사 요구에 따르든지 아니면, 대리점 관계를 해지 하든지 하라는 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삼천리자전거는 힘있는 대리점에 대해서는 이를 강하게 요구하지 못하는 반면, 골목의 영세한 대리점들에 대해서는 매우 엄밀히 이를 추진하고 있어 이중 잣대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골목의 대부분의 대리점들은 취재를 하는 기자를 만나는 것도 회피할 정도로 잔뜩 표정이 굳어 있었다. “힘도 없는 주제에 무슨 할 말이 있느냐”는 식의 자조 섞인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더욱이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기업이 대리점들을 돕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대리점들을 위협이나 하고 다니면 어떻게 하느냐는 원성이 대단했다.

꿩도 놓치고 닭도 놓치고...
현재의 상황을 엄밀히 보면 삼천리자전거는 꿩도 놓치고 닭도 놓치는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자체 상품력이 밑받침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타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또 대리점들에 대해 강압적으로 다그침으로써 표면적으로 대리점들을 순응하게 할 수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 게 얼마나 유지될 지는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대리점들도 고객들의 반응을 따라서 결국 움직여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자사 제품군이 제대로 공급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사 제품만 취급하게끔 한다면, 법적인 측면에서도 과연 그러한 요구가 적법할 것인지도 엄밀히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보여진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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