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강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주인 강창일의 인생과 정치’를 반추해 본 저서 ‘여의도에서 이어도를 꿈꾸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박병석 국회부의장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양승조,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 정동영, 정대철 고문, 강길부, 한명숙, 노웅래, 이종걸, 최재천, 추미애, 김제남, 정갑윤, 신경민, 박지원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과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등이 대거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내일로 가는 연륙교
책 머리에 강 의원은 “지나온 일들을 돌이켜 내일로 가는 연륙교를 만들고 싶다”고 집필의 동기를 털어놨다. ‘역사 앞에 당당하고 스스로에게 물어 부끄럽지 않은 정치, 나의 명예와 사욕이 아닌 국민의 정치’를 구현하고자 한 초심에 비추어서는 아직 그 꿈과 이상을 실현하지 못했지만,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 상생하는 정치’로 정의롭고도 배려하는 사회를 실현하고자 하는 새로운 각오요 다짐이라 밝히고 있다.
강 의원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경대 대학원(문학박사)에서 수학했다. 배재대 교수, 제주 4·3연구소장, 이사장,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한국위원,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범국민위원회 운영위원장, 광주 5·18기념재단 이사, 일본역사바로잡기운동본부 운영위원장, 동아시아평화인권한국위원회 운영위원장, 민청학련계승사업회 편집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역사학자에서 정치인으로 삶을 바꾼 지 10년. 강창일 국회의원이 꾼 이어도는 무엇일까.
“우리 사회 새롭게 변해야”
“타협과 배려가 상실된 정치 속에서, 국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극소수 특권층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풍족하고 윤택한 삶을 살아가는 반면, 대부분의 서민과 빈곤층은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갑의 횡포와 을의 눈물로 대변되는 구조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는 강 의원은 “이제 새롭게 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월 평균 급여가 130만 원인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 일자리를 위해서라면 영혼마저 팔고 싶은 극심한 청년실업,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재벌들의 경제침탈이 빚은 생계형 상인들과 중소기업의 몰락, 교육 양극화로 대물림되는 구조적 빈곤. 하지만 강 의원은 우리 민족의 끈질긴 저력과 역동성을 믿는다. “우리는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 경제대국을 만들어왔습니다. IMF의 참담함을 이겨내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단단한 경제기반을 만들어냈습니다. 독재정권의 폭압에 저항하며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주의를 이룩했습니다.”
그것이 이 땅의 민초, 민중의 힘이며 역사임을 강 의원은 굳게 믿는다. 그래서 그는 “참된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사회, 모두가 잘사는 사회, 힘이 없어 쓰러진 한 명을 위해 셋이 함께 어깨 걸고 나아가는 ‘다함께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이루는 데 한 알의 밀알이 되리라”는 각오를 새삼 다진다.
“나는 한라산을 보며 자랐다”
강 의원은 정치인이기에 앞서 제주인임을 자랑스레 생각한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되는 등 민주화 운동의 일선을 지킨 것도, 제주 4.3연구소를 설립해 그 역사적 의미와 진실규명에 전력한 것도, 모두 ‘제주사람 강창일’이었기에 가능했다.
“나는 한라산을 보며 자랐다. 드넓은 태평양 너머로 푸른 꿈을 키우며 살았다. 제주는 고향을 넘어 내 삶을 지키는 오롯한 정신이다. 그 정신으로 일생을 불의와 당당하게 맞서 정의의 편에서 싸워왔다.”
제주사람들은 열악한 경제구조 속에서도 하부구성원들이 서로 뭉치고 내일의 대비하여 근검절약하는 삶의 태도를 지녀왔다. 더불어 함께 잘사는 상생정신이다. 그 전통은 아직도 면면하다.
“제주인은 상상하기도 힘든 불행과 아픔을 겪었지만, 그 고통과 불행을 딛고 이제 온몸으로 평화를 기원하고 있지요. 평화와 대동, 상생의 주체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근대문명의 파괴성과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참주체성의 고갱이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강 의원의 이런 고향사랑을 믿기에 이번 출판기념회에 제주지역에서는 제주 4·3 유족회 정문현 회장과 홍성수 전 회장, 차우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한영섭 제주테크노파크 원장, 양영근 제주관광공사 사장, 현승탁 제주상공회의소 회장, 양원찬 재경제주도민회 회장 등이 참석해, ‘제주사람 강창일’의 비전을 공유했다.
불의에 대한 저항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는 참 뜨겁게도 살아왔습니다. 사람들과는 조약돌처럼 둥글게 살아왔지만, 야만의 역사 앞에서는 뜨겁고 치열하게 부딪히며 살아왔습니다. 온몸을 던져 싸우고 저항했습니다. 그때마다 내몸은 처절하게 부서졌지만, 정신만큼은 더욱 단단하고 옹골지게 변해갔습니다. 불의에 대한 저항은 내 삶을 아우른 가치였습니다.”
이를 알기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언제나 민중과 함께 하고자 한 강창일 의원의 삶이 현시대의 자양분이 되길” 기원했으며,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여의도에 몇 안되는 확고한 역사의식을 가진 정치인으로, 대한민국 민주사에 큰 획을 남길 것”을 믿고 있다. 서울대 정옥자 명예교수는 “학생 때부터 신념을 지키며 살아온 학자출신 의원이 혼란스런 우리나라 정치 마당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주춧돌”이 되길 소망했고, 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은 “제주인의 강인함과 도전정신으로 아픔을 이겨온, ‘제주 돌팩이 강창일’의 진면목이 이 책을 통해 더 널리 알려지길” 희망했다.
전인철 기자 sbnews777@naver.com
강창일 의원은
강 의원은 제주4·3연구소 소장과 배재대 교수를 역임하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5선의 현경대 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후 18대, 19대에서 잇따라 당선됐다.
17대 국회에서는 행정자치위원회 간사, 법안심사소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2004, 2007), 과거사청산을 위한 국회의원모임 회장, 독도수호 및 일본의 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위원, 중국의 고구려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위원, 한-헝가리 의원친선협회 부회장,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18대 국회에서 강 위원장은 국회 독도영토수호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지식경제위원회 위원, 민주당 중앙위원,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전), 한일의원연맹 사회문화위원장, 국회 정각회 부회장, 바다와경제국회포럼 대표의원,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의원모임 대표, 민주당 재외동포사업단 일본지원단장,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전)을 역임했다. 19대 국회에서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국회 신재생에너지 정책연구 포럼 대표의원, 국회 정각회 부회장,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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