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금조달비용·대손비용 들지 않아서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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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조치로 전체 가맹점의 65%인 135만 가맹점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하며, 카드업계의 조치에 만족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소상공인단체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카드업계의 수수료 수익을 고려할 때 턱 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수수료의 적용을 업종에 차별을 두지 말 것과 대형점 수준인 1.5% 수준으로 인하해 줄 것, 신용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없는 여전법의 독소조항을 개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가맹점수수료 인하 문제는 향후에도 계속 민감한 사회적 이슈가 될 전망이다.
문제의 근원 ‘신용카드 의무화 조치’
가맹점수수료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2002년 이후이다. 신용카드시장의 구조적인 탓도 있겠지만 정부의 신용카드의무화 조치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자영업가맹점의 세원이 완전히 과세당국에 노출되어 세수탈루 유인이 감소됨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수수료율의 탄력성을 제약한 까닭에 수요독점력를 가진 대형할인점등 위주로 수수료가 1.5% 수준으로 인하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는 수수료 결정이 시장자율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명분만을 내세워 불공정한 시장조건의 개선보다는 불공정거래를 묵인한 점도 지금까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신용카드시장은 Two side Market(양방향 시장)으로 네트워크 효과에 따른 시장참가자의 이익 균형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신용카드시장에서 거래로부터 이익을 신용카드사가 독점하고 이를 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형국이다. 구체적으로 신용카드발급시장과 매입시장이 분리되지 않아 신용카드사가 발급과 매입을 동시에 수행하여 타사의 신용카드매출채권만을 매입할 수 없는(off-us거래)구조이다(여전법 2조 및 20조).
또한 가맹점이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를 이유로 거절하거나 신용카드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하도록 강제하여 가맹점시장에서는 근본적으로 경쟁이 발생할 수 없다(여전법 제19조제1항)(부가가치세법 제32조2 제4항)(소득세법 제162조2 제1항 및 제2항)(법인세법 제117조 제1항 및 제2항). 이도 부족하여 중소가맹점이 이러한 강제규정을 위반할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까지 두고 있다(여전법 제70조제3항).
가맹점에 대부분 비용 전가
다시말해 신용카드시장은 신용카드사와 카드소지자 및 가맹점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시장에서 발생하는 자금조달비용, 대손비용, 마케팅비용, 프로세싱 비용, 판매관리비용, 회원모집비용, 현금서비스 이용 관련 지급수수료, 타사 가맹점 이용수수료, 해외브랜드사 지급수수료 및 대금청구비용, 카드배송비용, 카드재발급 비용 등 대부분을 어떻게 분담할 것이냐 누가 부담할 것이냐에 대한 합의된 규칙이 없이 가맹점이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회원이 누리는 편익과 신용카드사의 수익구조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신용카드사의 무모한 경영에 기인하여 발생한 신용카드대란이 5조원이 넘은 공적자금이 투입되어 정상화된 이후부터 카드사의 수익기여도는 회원에서 가맹점으로 전환되었고 가맹점수익증가율도 2005년에서 2010년도 사이 5년간 평균 30% 증가하여 2010년도 가맹점수익은 7조2천억원에 이르고 회원에 대한 마켓팅비용은 매년 15% 증가하여 2010년도에는 약 4원에 이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맹점수익에 70% 이상 기여하고 있는 매출액 1억2천만원 이상의 대다수 중소가맹점의 수수료는 전혀 인하되지 않고 10년 이상 여전히 높은 평균 2.8%~3.3%를 지불하는 등 가맹점수수료가 순익의 60% 이상을 차지하여 생계에 큰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4당사자로의 체제전환 어렵다
그렇다면 가맹점시장의 갈등을 풀고 공생발전하는 방법은 아예 없는 것일까? 미국, 호주 및 EU 등 선진국들이 택한 카드회사의 불공정한 영업행위로 인한 소비자 및 가맹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수수료를 직접 규제하는 조치들을 벤치마킹하자는 주장도 있고 현행 3당사자 구조를 매입사를 두어 4당사자 결제구조로 바꾸자는 주장도 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소득공제 차별화와 같은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직불카드 등으로의 지급수단의 전환을 유인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4당사자 체제로 전환되기 어려운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직불카드 전환도 쉽지 않아 보인다.
첫째, 개별 신용카드사들이 각각 200만개 이상 자체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바 수수료 일부를 매입사 및 매입네트워크에 지불해야 할 유인이 없고 가맹점 포기에 따른 막대한 손실 발생을 보상받을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신용카드네트워크를 VAN사가 구축한 바 발급과 매입이 분리될 경우 발생하는 정산수수료를 누가 취급하느냐에 대한 카드업계간의 이해상충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소지가 크다. 셋째, 수신기능이 없는 전문계 신용카드사가 은행계 카드사와의 경쟁에서 뒤 떨어지는 바 전문계 신용카드사의 강렬한 저항이 뒤 따를 수 밖에 없다.
카드사에게도 좋은 은행양수제도
이에 따라 현행 여전법 구조하에서 선진국의 4당사제도와 같이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여 경쟁의 효과로 자율적으로 가맹점수수료가 대폭 인하되는 은행양수제도의 도입을 제안하고자 한다. 여전법 제20조는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대금지급기능을 은행으로 하여금 가맹점의 카드매출채권을 일괄 양수하여 대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를 허용하고 있다.
즉, 신용카드가맹점이 은행을 선택하여 은행에게 신용카드매출채권을 양도하면 양수은행은 즉시 신용카드회원의 신용공여기일을 기산하여 대금을 지급하고 신용카드사는 신용카드회원이 신용공여기간 후에 사용금액을 결제하면 결제금액을 양수은행에 상환하는 결제방법이다.
법적 미비 사항을 보완하여 동 제도가 시행되면 가맹점에게 지급할 결제대금을 은행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신용카드사는 조달금리와 대손비용 등 가맹점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이 수반되지 않는다.
따라서 중소가맹점의 수수료가 최대 1.7% 인하폭이 발생하여 가맹점수수료를 국세의 가맹점수수료 수준인 1.2% 수준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이는 그동안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는 가맹점의 이익을 극대화하여 이익균형을 달성시키는 현실적 대안이다.
추가 시스템 비용 불필요
은행양수제도는 현재까지 제시된 어떤 정책수단보다도 신용카드사나 소비자의 편익을 감소시키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신용카드사는 회원이 대금을 상환하면 상환자금으로 은행에 결제대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신용카드사는 자금조달금리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도 가맹점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둘째, 현행 신용카드시스템을 유지한 가운데 신용카드사간의 유동적인 역할분담을 유도한 것으로 새로운 결제단계를 추가한다거나 매입사를 신설하지 않아 거래단계의 복잡성을 야기하지 않고 시장참여자의 실질적 비용도 발생시키지 않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셋째, 가맹점시장에 은행이 참여함으로써 양질의 신용카드채권의 양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여 가맹점은 가장 유리한 가격을 제시한 은행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담당자 입장에서는 소수은행이 채권매입을 독과점 할 경우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오히려 수수료율이 상승할 것으로 우려하여 시장상황의 격변과 같은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이해할 수는 있겠으나 시장경쟁이란 것이 항상 안전하게 점진적으로 비용없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더욱이 동 제도가 정치권에서 논의중인 가맹점수수료 상한제나 차별부과금지를 입법화하는 것보다 더 우월하지 않는가?
편집자 editor@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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