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소기업중앙회 주머니 같이 사용해서는 투명한 회계관리 할수 없어”
“대기업 위주 성장정책과 골목상권 침해로 가뜩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소상공인의 퇴직금이라 할 ‘소기업 소상공인 공제(일명 노란우산공제)’가 영세 자영업자가 아닌 의사, 약사, 세무사, 건축사 등 특정 전문직 위주로 지나치게 편향돼 있어 개선이 시급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의원은 지난 2014년 국감에서 중소기업중앙회 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추 의원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소기업·소상공인공제 등 총 10개의 독립회계가 중소기업중앙회라는 1개 명의의 통장만으로 모든 현금이 관리되고 있어, 이는 막대한 금액의 회계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시정도 요구했다.
2014년 중소기업 연차보고서에 의하면 노란우산공제는 2007년 소기업·소상공인의 폐업, 퇴임, 노령 등으로 인한 생계위협으로부터 생활안정을 기하고 사업재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도입, 시행한 제도다. 정식명칭은 소기업·소상공인 공제이지만, 소상공인의 99.6%가 자영업자인 만큼 현실적으로 자영업자 공제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란우산공제는 2010년부터 가입건수가 급증해 2014년 9월말 현재 총 가입건수가 46만 6,267건이며, 납부 부금 총액은 2조 6,082억원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소기업 소상공인 공제가 자영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세 자영업자가 아닌 의사, 약사, 세무사, 건축사 등 특정 전문직 위주로 지나치게 편향되게 가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추 의원이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 9월말 현재 의사, 약사, 세무사 등 9개 전문직의 가입건수는 총 5만 5,823건으로 전체 가입자의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의사와 약사의 경우가 각각 3만 2,206건과 1만 5,268건으로 전문직가입자의 85%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9개 전문직의 부금총액은 5천 803억원으로 전체 부금액의 무려 22%나 차지했다.(표1 참조)
대표적인 영세 자영업인 치킨집 분식집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이들의 가입건수와 부금액수가 2,960건과 95억원으로, 9개 전문직 대비 가입건수와 부금액 비율이 5.3%와 1.6%밖에 되지 않았다. 또 치킨집 분식집 자영업자의, 총 가입자 대비 가입건수와 부금액 비율은 각각 0.6%와 0.4%에 그쳤다.(표2 참조)
특히 공제 가입자들의 업종을 분석해 보면, 총 2,115개 업종 가운데 9개 전문직이 차지하는 업종은 25개로 전체 업종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즉 1%의 업종이 전체 부금액 중 22%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특정 전문직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추 의원은 국감 현장에서 “이처럼 소기업·소상공인 공제가 당초 도입 취지인 사회안전망 차원의 공적공제 제도임을 것을 망각한 채, 오로지 공제부금의 펀딩 확대를 위해 모집이 손쉬운 특정 전문직 위주로 한 것은 아닌지” 추궁하며 “공제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영세 자영업자의 가입을 높여야만 한다”며 그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추 의원은 노란우산공제의 회계상 문제점도 지적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현재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회계는 노란우산공제사업 특별회계를 비롯해, 일반회계, 위탁사업특별회계, 중소기업제품전시판매사업특별회계, 교육연수사업특별회계, 인력지원특별회계, 협동조합기능활성화특별회계, 공제사업기금특별회계, 중소기업보증공제특별회계, 중소기업DMC특별회계 등 모두 10개로, 각각의 회계가 특수한 목적에 따라 별도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10개의 독립된 회계가 중소기업중앙회라는 1개 명의의 통장만으로 모든 현금이 관리된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소기업·소상공인공제의 경우, 2014년 10월 6일 현재 은행이 발급한 현금잔고증명서상 금액이 411억원인데, 이에 대한 통장 명의는 모두 중소기업중앙회로 되어 있어 소기업·소상공인 공제의 현금인지, 아니면 다른 9개 회계의 현금잔고액인지 도저히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추 의원은 “이러할 경우 10개 회계간에 서로 현금을 돌려 막으면 파악을 하기가 매우 어렵고, 이는 막대한 금액의 회계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머니를 같이 사용해서는 투명한 회계관리가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공사나 공단의 경우처럼 조직 전체가 공기업 회계가 아닌 회계마다 특수목적으로 별도 운영되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방지하지 않으면, 향후 소기업·소상공인 공제 부금액이 막대하게 늘어나는 경우는 분식회계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추 의원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통장이나 자산 명의를 단순히 ‘중소기업중앙회’로만 할 것이 아니라, 소기업·소상공인 공제의 현금이나 자산의 경우는 ‘중소기업중앙회(소기업소상공인공제)’라고 명시함으로서, 소기업·소상공인의 피 같은 돈이 회계부실로 인해 파탄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아울러 중소기업중앙회의 사례와 같은 부실한 회계 통제시스템은 없는지 산자부 산하 전체에 대한 실태조사와 이에 대한 결과 및 조치보고서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의 연차보고서에 의하면 자영업자는 ‘자기 혼자 또는 무급가족종사자와 함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을 말하며, 2013년 말 현재 565만명에 이르고 있다. 자영업자는 본인 1인 상시근로자(또는 무급가족종사자와 근무) 뿐이기 때문에 결국 소상공인 수에 포함된다. 소상공인 전체 567만명 가운데 2만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혼자서 사업을 하는 영세한 자영업자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소상공인은 제조업, 광업, 건설업, 운수업의 경우는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그 밖의 업종은 5인 미만 사업자를 일컫는다.
소상공인신문
관리자 @
<저작권자 © 소상공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