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입각하면서 경제 정책이 활력을 띄는 모습이다. 취임 한달여만에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와 41조원 규모의 재정 보강 계획 및 세제개편안 등 굵직한 정책들이 발표되었다. 이러한 와중에 영리병원 허용을 담은 ‘서비스산업 활성화방안’을 밀어 붙이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 역시 최경환 부총리의 정책 시현에 힘을 실어주는 양상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12월,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병원의 영리자회사 설립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부대사업을 할 수 있는 자회사를 허용해 병원에게 돈을 벌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8월 1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건의료, 교육, 관광 등 유망서비스 활성화대책을 확정했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투자활성화 차원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관광진흥법, 경제자유구역특별법, 크루즈법, 마리나항만법 등은 서비스업 육성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법안 들이지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의료법 등 일부 법안에서는 야당 및 시민단체와 의료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이명박 정부에서 처음 만들어져 18대 국회 통과를 기대했으나 의료민영화 논란이 커지면서 폐기됐던 법안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 병원의 영리자법인 허용을 담고 있음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 11일,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의료법인에 영리자회사 설립과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 설립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과 동일한 내용이어서 의료 민영화 논란을 재점화시키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적 반발을 감안하여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의료법 시행규칙의 개정 등 우회적인 수법으로 대형병원의 영리화를 기획하고 있으니 이것이야 말로 정책의 꼼수라 할 것이며 정부가 부대사업 확대와 영리자법인 설립 허용 등에 대해 국회 논의도 무시한 채 의료법 시행규칙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초법적 발상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영리자법인 허용은 사실상 영리병원 허용과 다름아니다. 대형 병원의 영리자법인 설립과 부대사업이 가능해진다면 병원 주변에서 부대업종을 운영하던 소상공인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병원 인근의 슈퍼마켓은 물론 이, 미용 및 목욕탕 그리고 안경과 서점 등 대다수 소상공인 업종은 폐업을 해야 하는 1순위 대상이 된다.
대기업의 횡포로 인해 중소기업의 업종이 침해되고 도산되는 것과 같이 대형병원 영리자법인의 부대사업 직영체제로 인해 소상공인의 적합업종은 멸실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가 발표한 ‘부대사업의 확대’와 ‘자법인의 활용방안’은 투자활성화 측면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나타낼 수 없는 허구적 내용 그 자체일 뿐이다.
대형 병원내에 혹은 임대시설의 확충을 통해 영리자법인 부대사업 업종의 확대가 실시되면 기존의 소상공인 업체가 담당했던 역할과 인력 및 부가가치를 빼앗아 오는 격이 된다. 이는 정부가 주장하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아니고 창조경제도 아닌 것이다. 결국 정부의 투자 활성화 대책은 의료산업의 양극화를 심화시킴은 물론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외면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전국지하도상가상인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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