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사 영업규제에 대한 객관적인 재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3월 27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조선비즈 주최로 열린 ‘제2회 유통산업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학부)는 “골목상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형마트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실제로 경쟁력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객관적인 기관의 조사를 통해 규제의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패널 박영삼 산업통산자원부 유통물류과장도 “(국내) 유통산업은 (대형업체의 입장에서는) 규제의 백화점”이라며 “(대형) 유통업계 입장에선 이해 안 되는 규제”라고 지적했다. 패널로 나선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적합업종지원단장과 송정원 공정거래위원회 유통거래과장은 이에 다소 반대의견을 표했지만,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된 이날 포럼의 대세를 넘지는 못했다. 세션1의 주요 토론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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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역량강화 위해 규제 필요”
정연승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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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자로 나선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유통산업 정책이 법률적 규제로만 추진되고 있다며, 이 보다는 좀 더 실용적 규제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편의점 가맹본부와 점주 간 불공정거래 개선, 백화점 업체들의 판매수수료 인하 등, ‘대규모 유통업에서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규제 일변도로만 강화되고 있어, 가맹사업 환경자체가 어려워지고 있고, 사업조정제도, 중소기업적합업종지정제도 등 ‘상생 협력에 관한 법률’도 그 취지는 좋지만 실제로는 규제인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거리제약에 발이 묶인 프랜차이즈의 상권문제와 관련해서도 “상권이라는 게 매우 복잡한 것인데 이를 단순히 거리로 잰다는 것은 실제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성토했다. 정 교수는 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경과를 두고도 “개설계획예고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전통상업보존구역 등 지금까지의 유통법 개정 방향을 보면, 영업에 대한 유연성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교수는 “지속적인 규제도 필요하지만...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 발전방향에 대한 고민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일률적이고 시혜적인 지원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퇴행적 해코지성 규제 많다”
박영삼 산업통산자원부 유통물류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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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삼 산업통산자원부 유통물류과장은 유통산업 현행 규제와 관련해, “유통산업 본연의 길보다는 퇴행적으로 가는, 해코지성 규제들이 많다“며 ”시장 플레이어(대중소 유통업계)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가부장적으로 규제하다 보니, 행정부 입장에서도 상당히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시장개방과 자유화를 통해 국내 유통산업도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2000년대 들어 유통산업발전법이라는 큰 규제가 들어왔다”며 “이처럼 규제는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와 자생력 확보를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지만, 정부 입장에선 규제 효과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를 “대형유통사와 중소유통업체의 상호 불신 때문”이라며 “국세청, 여신금융협회 등을 통한 객관적인 매출자료를 제시해도 이해관계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 규제 논의는 소모적이기 때문에 마이너스섬, 제로섬이 아닌 플러스섬이 되는 상생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구축해야 한다”며 “모범답안은 아니지만, (산업부는)서로 협력하면 플러스섬이 되는 사업을 발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적합업종 지정은 규제 아닌 상생”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적합업종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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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중소기업간 양극화는 대기업이 잘되면 중소기업도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 깨져서 생긴 것입니다. 자연히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소상공인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대기업이 들어오면 주변 20개 가게 매출이 떨어지는데, 불만이 형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적합업종지원단장은 우리경제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역할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적합업종 무용론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경제 성장 동력이 없어지고 소비자 구매 욕구도 낮추게 된다고 주장한다”며 “기존 산업 기반을 이용해 중소기업을 망하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소기업이 도태되고 소수 대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 소비자권익, 경제활력 등이 떨어지게 돼, 결국 소비시장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적합업종 논의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단장은 동반성장 적합업종은 대기업 규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파트너십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시장 어려우면, 유통업체도 힘들어져”
송정원 공정거래위원회 유통거래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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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원 공정거래위원회 유통거래과장은 “유통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대형화된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접근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갈등뿐 아니라, 전통상가와의 갈등문제가 공존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송 과장은 “규모를 갖추지 못한 전통상가와 납품업체의 발전이 저해되면, 유통업체의 생산성도 떨어지기에, 소비자들의 효율성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며 “그래서 유통거래공정화를 통해 납품업체와 유통업체, 그리고 소비자 간 삼대축이 함께 만들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10월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 때문이라는 것이 송 과장의 설명이다.
한편 송 과장은 대규모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규제가 지나치다는 정연승 교수의 지적에 대해 “판매 수수료의 경우, 백화점이나 홈쇼핑 측에서 자율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안다”며 “협박이란 표현보단 자율적이란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라고 입장을 반박했다.
소상공인신문
김영욱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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