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접수 방식을 연중 접수 시스템으로 전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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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낙수효과’가 사라졌다. ‘낙수효과’란 대기업이 성장하면 그 밑의 중소기업도 성장하고, 그렇게 되면 사회적으로도 형평성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대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해서 대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효과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낙수효과는 커녕 재벌계열사는 늘어나는데 고용은 늘어나지 않고, 대기업은 돈이 넘쳐나는데 중소기업은 대출받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이르고 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중소기업들이 도산하기 시작하면서 중산층과 중소기업들은 빚을 내서 살아가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그 결과 동반성장이라는 가치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성격이 애매해 보이는데...
동반성장위원회는 법적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위원회다. 그렇다고 완전히 재정적으로 독립적인 민간기관도 아니다. 이러한 모호한 성격으로 인해 기업들은 위원회를 정부기구라고 생각하면서 억지로 떠밀리기
싫다는 생각을 하고, 정부는 집행력을 갖지도 못하면서 이러 저런 이야기를 하면 정책을 집행하는데 혼선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동반성장이란 동반성장의 주체가 되는 대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역할은 그 옆에서 도와주거나 약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정도의 역할이다.
힘있는 기관들이 기업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일방적으로 강요한다고 해서 동반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올바른 정부와의 관계도 정부는 정부대로 주어진 일을 하면 되고, 위원회는 위원회대
로 설립 취지에 맞는 일을 하면서 다소 이견이 있으면 서로 조정하면 된다고 본다.
아직도 적합업종 지정이 ‘반시장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적합업종 지정은 ‘중소기업 보호’차원이 아닌 ‘양극화 완화’의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 양극화는 전 세계적 문제인데, 특히 우리나라 대-중소기업 양극화는 대한민국 경제 전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따라서 시장-반시장 논쟁을 뛰어넘는 시대적 대명제로 인식해야 한다.
적합업종 지정을 실패한 ‘고유업종 재판’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적합업종은 사회적 합의로 운영되기 때문에 법제도인 고유업종과 다르다.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던 고유업종이 폐지된 후, 대기업의 과도한 진입이 사회문제로 번졌다. 이를 해결코자 변화된 사회경제문화를 반영
해 적합업종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고유업종 제도는 실패한 제도가 아니다. 당시 상황 및 경제여건에 맞춰 변화하지 못해 폐지되었으나, 고유업종제도가 있었기에 그때 중소기업들이 지금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법과 제도적인 정비없이 합의나 대화만으로 불공정한 관행이 해결될 수 있을까?
법과 제도보다는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합의해 나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잘 안되면 시민사회에서 나서주기를 바란다. 그래도 잘 안되면 법과 제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소비자로서 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건전한 규제자로서 시민사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성격의 시민단체들이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과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적극 나서 주기 바란다.
적합업종 선정 작업은 잘 되고 있나?
언론을 통해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범위의 적용이 곧 중견기업 모두 적합업종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처럼 비춰졌으나, 이는 확정 사실이 아니다. 일률적으로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은 사업 확장을 금지하고, 바로 밑의
비대기업은 허용한다는 것은 또 다른 불공정이다. 따라서 ‘두부’ 품목의 풀무원, 대상 같은 기업도 결국 실태조사를 거친 후에 대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한 이후 일정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실태조사는 8월까지 이뤄질 예정이며, 빠르면 9월정도 일부품목에 대한 적합업종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30여개 갈등품목은 역량을 집중해 최대한 신속, 신중히 검토·분석하여 선정하고 기타품목은 차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적합 업종·품목 지정이 본래의 취지와 달리 대기업-중소기업간 대결양상으로 변하며 불필요한 논란이 증폭되어 오히려 동반성장의 확산을 방해하고 있다. 따라서 위원회는 갈등 품목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사회적 갈등 최소화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번 신청에서 빠진 업체들은 어떻게 되나?
‘품목별 일괄 접수’가 자칫 ‘마지막 기회’로 비춰지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다. 그로 인해 금번 제조업분야에 접수된 230개 품목 중 95개 품목은 아직 대기업의 진출이 없는 품목인데 미리 접수된 품목이 있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신청·접수 체계를 기존 일괄 접수 방식에서 연중 접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MRO 적합업종 지정여부는 어떻게 되나?
소모성자재구매대행에 대해서는 위원회에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키로 했다. MRO는 볼펜 같은 문구부터 시설자재까지 포함하는 엄청나게 많은 품목의 자재 유통에 대기업이 진입하는게 문제의 핵심이다. 따라서 하나하나의 품목을 적합품목으로 지정하기보다는 중소 MRO종사자들과 대기업간 사회적 합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최근 대기업 MRO사들이 사업 확장 지양을 발표하는 등 다소간의 자율적 조정이이뤄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상황이다.
최근 ‘적합업종’지정이 한미 FTA와 충돌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적합업종’지정이 한미 FTA와 충돌한다는 논리를 보면, 적합업종이 우리 중소기업을 보호해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시각의 차이이다. 오히려 대기업의 적합업종 지정 반대 주요 논리가 대
기업 철수 시 해외기업의 국내시장 잠식의 위험성의 문제이다. 때문에 위원회는 체크리스트 상 ‘부정적효과 방지항목’ 에 외국계 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인한 효과 부분도 반영하고 있다.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말이 많은데
이익공유제의 취지는 그동안 정부나 국민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보았던 대기업들이 이제는 중소기업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다함께 글로벌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고, 우리 사회가 양극
화의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시혜를 베풀라는 것이 아니라, 같이 죽지 않기 위해서 나누자는 것이다.
여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MRO이외에도 중소기업 인력유출 문제가 심각하다. 뿌리산업, IT 등 일부 업종(금형,섬유, 전산 등)에 중소기업 핵심인력 유출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달 중으로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를 유도할 계획이다. 전문 인력관련 실무위원회를 설치해 대·중소기업간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편집자 kdong02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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