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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환경적 투자자도 보호받는다!
이 사례는 FTA에서는 처음으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 도입된 이 후, 첫 번째로 국가중재에 회부된 사건이다. 사건의 발단은 코테린이라는 멕시코기업이 1990년에 멕시코 정부로부터 포토시 주의 과달카사르 시 페드레라 계곡에 유독성 폐기물 보관시설 건설을 허가받은 데서 비롯됐다.
코테린 사로부터 그 권리를 인수한 메탈클래드는, 1993년 4월 이 계곡에 연간 16만톤의 유독성 폐기물 매립처리장을 건설하기 위해 2500만 달러를 투자해, 1995년 3월 처리장을 준공했다. 그러나 처리장 반경 10km 이내에 약 800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다. 지역 주민의 염려와 반대로 과달카사르 시는 1995년 12월, 메탈클래드의 매립장 가동 신청을 거부했다. 나아가 포토시 주 주지사는 해당 지역을 생태보호 지역으로 지정했다. 회사는 이러한 조치가 NAFTA에서 규정한 수용조치에 해당한다면서, 최소 4,312만 달러의 보상을 요구하며 멕시코를 국제 중재에 회부했다.
멕시코 정부의 입장
메탈클래드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유독성 폐기물 처리사업 실적이 전혀 없는 회사였다. 게다가 엄격한 환경 규제가 수반 될 수밖에 없는 유독성 폐기물 처리사업의 특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물론 해당 지역사회와 주민의 동의를 어떻게 얻느냐가 폐기물 처리장 사업의 결정적인 관건임은 업계의 상식이다. 따라서 멕시코 연방정부가 허가를 했다 하더라도 과달카사르 시의 허가와 해당 지역주민의 동의
없이는 매립 처립 시설이 가동될 수 없다는 정도는 회사도 알고 있었다.
당시 포토시 주의 주지사도 가동 허가를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회사에게 명백히 알려 주었다. 그리고 페드레라 계곡 일대는 애당초 1991년부터 불법적인 유독성 폐기물 적치와 소각으로 인해 지역주민의 피해와 항의가 잇달았던 지역이었다. 이미 1991년과 1992년에 괄카사르 시의회가 그 지역에 매립장을 건설하려는 코테린 사의 신청을 거부한 사실도 있었다.
메탈클래드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해당 지역을 환경보존지역으로 지정하는 권한은 멕시코 헌법에 따라주와 시정부의 권한이었다. 그러므로 멕시코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았다는 것만으로 회사의 사업 실패를 멕시코 정부가 보상해줄 수 없다.
NAFTA 중재인단의 판정
2000년 9월 NAFTA 중재인단은 멕시코에게 1668만 달러의 보상금 지급을 명했다. 회사가 코테린에게서 땅을 매입한 유일한목적이 바로 매립처리장 건설이었고, 회사가 투자하기 전의 시점에 멕시코 연방정부가 회사에게 건설과 가동 허가를 해주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게다가 회사가 코테린에게서 허가권을 양수받자 건설 허가 기간을 18개월 연장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이를 지원해줄 거라는 약속까지 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가 별도로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묻자, 멕시코 정부는 연방 차원의 허가로 모든 것이 충족되었다는 답변까지 했다는 것이다.
메탈클래드는 이런 멕시코 정부의 보장을 신뢰해 투자를 한 것이라고 NAFTA 중재인단은 판단했다. 게다가 멕시코 환경법을 해석할 때, 과달카사르 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는 유독성 쓰레기 매립장 건설 자체에 대해 허가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가 회사의 허가 신청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절차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것도 판정의 근거였다.
이로써 시는 외국인 투자자를 공정하게 대우하도록 규정한 NAFTA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평가
이 판정은 멕시코 중앙 정부의 정책 판단에 오류가 있었음을 제기한 것이지만, 많은 부분에서 책임은 메탈클래드측이 져야 함에도 멕시코 정부에 너무 가혹하게 내려진 판정이다. 처음 계약할 당시에 멕시코 정부
가 잘못을 범했지만, 메탈클래드는 투자하기 앞서서 제반 상황을 따져봤어야 했다.
아울러 준공에 이르기 이전까지 지방정부는 미리부터 허가가 어렵다는 입장을 통고 했는데도 회사는 공사를 강행했다.인근에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에 반 환경적 시설을 짓고자 할 때 당연히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는 게 상식적 이치이고, 여러정황이 간단치 않았는데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회사측은 당연히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만일 국내 투자자가 이러한 상황에 처했다면,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당연히 매립장은 불허됐을 것이며, 허가를 잘못해 준 해당 정부 관계자에게 책임이 돌아가겠지만, 반대로 반환경적 시설을 무모하게 지으려 한 투자자도 보호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도 국제중재 판정은 반대였다. 국제중재는 자유무역이라는 가치가 최상의 가치이기 때문에 여타의 가치란 자유무역의 장애물에 불과할 뿐, 결국은 투자자 손을 들어주게 돼 있는 것이다.
사례 2. 폴란드의 미국 카길사 사건
한 나라의 외교정책이 농락당하다
미국의 카길 사는 폴란드에서 밀을 원료로 해서 설탕 대용품인 이소글루코오스를 생산했다. 그런데 폴란드 정부는 2004년5월의 유럽연합 가입을 앞두고, 유럽연합이 배정한 이소글루코오스 쿼터에 맞추기 위해 2002년경부터 연간 생산량 쿼터제를 도입했다.
폴란드의 쿼터는 카길 폴란드 공장의 연간생산 가능량을 미치지 못했다. 미국 정부와 카길사의 강력한 항의가 잇따르자, 폴란드는 궁여지책으로 설탕생산 쿼터를 줄이는 대신, 카길사의 쿼터를 조금 늘려 주었다. 그러나 카길 사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카길 사는 2004년 7월, 폴란드가 설탕 생산 회사와 비교해 자신을 차별했다면서 폴란드를 국제 중재에 회부했다. 이는 미국과 폴란드의 1994년도 양자간 투자협정에 근거한 것이었다. 카길 사가 요구한 보상액은
1억 3천만 달러였다. 결국 2008년 유엔국제무역법위원회는 카길사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사건은 마무리됐다.
이 사례는 한 나라의 중대한 외교 정책이 한 외국 기업에 의해 사정없이 휘둘려지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가 전략과 목표가 수시로 바뀌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한번 맺어진 국가간 협정과 그 협정에 따른 투자자 국가중재 회부 제도에 의해, 한 두 업체도 아닌 수많은 외국 투자업체들의 구미까지 맞추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국가가 내몰리는 것이다.
국민을 책임져야 하는 국가가 ISD 제도로 인해, 외국 투자자의 일개 사업파트너로 전락해버리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방기해야 될지도 모르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있는 것이다.
사례 3. 포프 앤 탈보트 사건
국가의 정당한 정책 시행도 못하게 한다
미국의 포프 앤 탈보트 사는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에 진출해, 그 지역산 침엽수 목재를 미국에 수출해 왔다. 하지만1996년 미국-캐나다 침엽수 목재협정에 따라 캐나다산 침엽수 목재의 미국 수출에 한도제가 도입됐다.
이 협정에 따라 캐나다 정부는 수출량을 주요 생산지역과 생산자 별로 배분했다. 이할당은 주요 생산지의 특성을 고려하고,생산자의 수출 실적에 따라 수출세의 부과 등에서 차등을 두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캐나다 정부는 생산자들의 부과 등에서 차등을 두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캐나다 정부는 생산자들의 수출 실적과 배정량 이행을 감독했다.
포프 앤 탈보트는 1999년 3월, 캐나다를 국제 중재에 회부하면서, 캐나다 정부가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에 소재한 자신의 투자를 다른 지역의 생산자에 비해서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캐나다 정부가 수출 배정량을 계산하고, 이를 분배하는 절차에서 국제법 기준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캐나다 정부는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의 생산자를 다른 주의 생산자에 비해서 차별하지 않았으며, 어디까지나 공정한 절차와 방식으로 배정량을 계산했다고 항변했다. 특히 캐나다 정부는 정부의 조치는 앞의 미국-캐나다 침엽수 목재협정의 적용을 위한 것으로 투자자 회사도 이절차를 받아들였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NAFTA 중재인단은 2001년 4월,캐나다 정부가 투자자 회사의 배정량 이행 실적을 검증하고, 심사하는 과정에서 적법절차와 공정한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중재인단은 특히 캐나다 정부가 침엽수 목재 협정의 이행과 관련된 구체적 정보 공개와 서류 제공을 거부한 것을 주된 위반 사항으로 지적했다. 그리고 2002년 5월 캐나다에게 46만 달러의 보상금과 별도의 변호사 비용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 판정은 지극히 정당한 국가적 정책에 대해서도 투자자는 제동을 걸려면 걸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투자자는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과 불가피하게 침엽수 목재 협정을 맺을 수 밖에 없었고, 넘쳐나는 수출량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변화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정부의 능동적인 정책실행이 일개 투자자에 의해 농락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 Umhah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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