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일찍 들어온 내게 초등 3년 딸아이가 아쉬운 듯 묻는다.
지금 시간은 저녁 8시, 밥만 먹고 이런 날이면 으레 작업실로 향하곤 해왔다. 그러면 보통 밤 2-3시께에나 작업이 끝나기 일쑤다. 이런 생활을 근 2년째 계속 해 왔다. 주말과 휴일을 반납한 지는 오래다. 우리 몇 안되는 동료들은 이같이 박봉 속에서도 똑같이 고생해 왔다.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중소기업 분야에까지는 어느 정도 자료가 축적된 게 있었다. 하지만 소상공인 분야는 학문적으로도 척박하기 그지없다. 정말 소외된 계층이다.
일반 신문보다는 좀더 깊게 들어가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렇게 처음에는 월간으로 지금은 격주간으로 꾸역꾸역 신문은 발행되었다.
창간 1주년 축하연에 참여한 한 단체장이 말했다. 1년 밖에 안된 신문이 10여년 이상 된 신문처럼 무게감이 있다고. 과분한 평가였다. 하지만 그만큼 신문 반향이 컸던 것은 사실이었다. 특히 제2호 신문(2011, 8, 20 발행)의 머리기사로 등장한 ‘소상공인 관점에서 바라본 한미 FTA’ 기사가 그러했다.
당시엔 한미 FTA와 관련된 기사 자체마저도 거의 보도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기사는 더욱 파장이 컸다. ‘소상공인 법정단체를 위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위원 설문조사’ 기사(2011, 10, 26 발행)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연말 소상공인 법정단체와 기금을 규정한 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우리 소상공인 업계 실정은 참으로 어렵다. 자영업자가 2년 동안 살아남을 확률이 54%다. 3년 동안 살아남을 확률은 43%다. 3년 만에 거의 반토막이 된다는 얘기다. 이 와중에서 우리 업계가 좋아지지 않고서는 소상공인 신문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한 단체장은 말한다. “14년 동안 하루 3시간도 못자고 일한 적이 있다”고. 이같은 소상공인의 친구이자 대변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소상공인을 위해 정론직필하는 언론을 지향해나가고자 한다. 아울러 그러지 않고서는 가장 주요한 독자들이자 고객인 소상공인들로부터 버림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소상공인들은 술마실 때면 꼭 떠올리는 말이 있다. “소상공인이 웃어야 대한민국이 웃는다. 하하하.” 열심히 같이 노력해서 어서 빨리 그렇게 웃는 날이 오길 바란다.
발행인 정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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