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가 잘못 지핀 ‘화훼선물 금지문화’로 업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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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 수수 금지’라는 공직자 행동강령 여파
지난 2월8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선물수수제한 내용으로 3만 원 이상의 화훼(난)선물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공직자 청렴성 강화계획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였다. 이로 인해, 일본 대지진과 고유가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업계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 듯’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실제로 2·8 이후 업체당 50~70%까지의 매출 감소를 겪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협회 양범진 부장은 “국민권익위의 화훼(난) 선물금지 보도이후 주문량과 가격이 하락하면서 각종 인사 발표로 호시기인 봄철임에도 불구하고, 화훼농민과 유통업체는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훼관련 생산자와 유통단체가 참여하여 화훼산업 총연합회를 결성하여 집단반발에 나섰고, 그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가 추가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는 것으로 그나마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화훼선물 금지문화 확산
국민권익위는 5월6일 주요 공공기관에 선물수수 제한관련 추가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행동강령의 취지와 다르게 공직자가 모든 상대방으로부터 3만원을 초과하는 화훼선물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오해되어 화훼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직무관련성을 전제로 마련한 행동강령을 확대 적용 하지 말 것을 주문하였다.
그렇지만 이미 화훼(난) 선물에 대한 반입 금지 문화가 확산되고, 각종 매체들이 이에 대해 경쟁적으로 보도하면서 예전과 같이 화훼(난)선물의 공공기관 반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 및 공기업에까지 화훼선물 금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더욱 큰 문제로 화훼 소상공인의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화훼유통에 대한 지원책 필요
2008년 1억불 수출을 달성하며 국내 농산물의 효자종목중 하나로 화훼가 각광을 받으면서 농림수산식품부는 적극적인 생산 장려 정책을 펴고 있다. 그에 반해 유통과 소비 등에 관한 지원책은 전무한 상태로 이번 국민권익위 사태에서 보듯이 정부정책의 엇박자는 생산과 유통, 소비가 상호 맞물려 돌아가는 화훼산업의 연관성을 무시하고 생산부문 투자에 치중되어 왔다.
국내 화훼산업의 문제 중 가장 우선으로 이러한 차별적인 정책추진을 지적하는 협회는 “18천 개의 도·소매 업체들이 정부의 정책이 수시로 변화함에 따라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 화훼산업진흥법’등의 제정으로 화훼유통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바램이다.
‘민생신문고 행사에서 업계 현안 건의
지난 6월28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행된 중소상공인을 위한 ‘민생신문고’행사에서도 이러한 화원업계의 유통 현안은 참석한 정부 측 인사들과 협회 관계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이어졌다.
문영배 협회장과 이성도 수석부회장은 ▶공무원 행동강령 중 운영지침 및 사례조항의 화훼선물 금지 개정 ▶화환 재사용 방지책 강구 ▶ 화훼상품권 발행 및 유통지원책 마련 ▶화훼유통시장의 도소매 분리운영 등을 요구하였다.
한나라당의 입장 피력
이에 대해 정진섭 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은 “공무원행동강령의 3만 원 이상 꽃 선물 금지조항은 화훼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간관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논리적인 해법보다는 정책적인 결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책임 있는 해법을 강구하겠다” 고 하였다.
또한 화원업계의 이미지 훼손을 부추기는 화환 재상용을 방지하기 위해 예식장, 장례식장에 파쇄장을 운영하거나, 화환 인증제 등의 요구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검토를 통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하였다.
협회가 요구하는 화훼상품권 발행에 대해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별보좌관은 “상품권 발행의 판단은 관련업 계에서 판단할 문제이지만, 소비촉진을 위한 방안은 마련되어야 한다”며 화훼소비촉진을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 필요성에 공감하였다. 아울러 유통 안정화를 위해 현재의 생산자 조금 뿐만 아니라 유통자조금 형성도 가능하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답변도 이끌어 내었다.
대형업체의 화훼유통으로 업계 어려움 가중
대기업과 소상공인의 갈등은 화훼유통도 예외는 아니다. 모 통신사 및 택배사업을 병행하는 공공기관이 대표적인 경우로, 이 통신사와는 지난 98년부터 10년간 꽃배달 서비스를 해왔는데 협회와 계약종료를 선언하면서 통신사와 갈등이 불거졌다.
통신사는 꽃배달을 대행하는 회사와는 별개의 법인이라고 주장하나 협회는 이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우리와 10년간 키워 온 꽃배달 서비스 시장을 특정업체에게 넘겨주었다. 그들은 서로 관련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유·무선망과 온라인의 공유 또는 사용에 대한 합의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화원들을 무분별하게 가맹점으로 두고 화환 재사용 및 품질저하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협회는 지적한다.
공공기관마저 화훼유통 뛰어들어
택배서비스를 하는 공공기관도 다량의 주문물량 확보를 미끼로 지역 내 화원을 가맹점으로 두고 수수료(6~10%)를 챙겨가면서 화훼소매 소상공인들의 수익증대 악화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기관은 공공성을 뛰어넘는 소상공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공공기관을 질타하는 문영배 회장은 “전체 화훼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추구하는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독점적인 시장지배력 또는 우수한 마케팅 자원을 통한 소상공인들의 영역을 침해하여 소수만이 이익을 보는 부정적인 측면은 보완되어야 한다. 전문적인 기술과 경험, 시장속성의 정확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협회와의 업무분담 및 제휴를 통해 상생의 방안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좋은 품질을 유지하고 전문적인 고객서비스를 통해 상호간의 상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7월25일 화원협회 등이 참여하여 구성한 ‘한국화훼산업총연합회’는 국민권익 위원장에게 화훼상품 거부사태 악화에 따른 무책임한 업무추진을 성토하며, 9월말까지 화훼관련 내용의 수정 등을 포함한 명확한 업무 지침을 하달하지 않는다면,10월 대규모 야외집회를 시행하여 국민 저항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훼거부가 공직자의 청렴도를 측정하는 바로미터인 양 호도된 데 따른 책임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화훼, 쌀 등은 같은 농산품인데도 불구하고 잘못된 인식과 행정으로 화훼가 과소비 또는 낭비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바로 잡겠다”고 하였다.
편집자 kdong02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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