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은 정부의 각종 골목상권 지원 정책 비웃고 있다
 |
도매체인 사업 영역까지 침범
롯데의 CS인수 발표 직후 공정거래위원회를 찾아 이번 인수합병의 부당성을 지적한 조합의 김승훈 국장은 “롯데쇼핑의 CS유통 인수는 소매상인을 상대로 납품하는 도매 유통시장에 대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것
으로, 그동안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서 도매체인 사업을 육성해온 정부의 노력을 무력케 하는 결과로 10만 수퍼마켓과 소상공인들의 생존터전마저 없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토로하였다. CS유통은 직영점인 굿모닝마트 34개와 가맹점형 체인점인 하모니마트 179개점을 가진 유통업체로, 가맹점형 체인사업을 중소유통 사업자들의 고유영역으로 육성해온 정부의시책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중소 체인사업 보호 정책에 위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합이 공정위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정부는 1996년도 유통시장 개방이후 대기업과 해외자본의 급격한 국내시장 잠식을 방지하고, 국내 중소 유통업자 보호를 위해 우수체인 사업자 지정제도를 제정하였다.
또한 2009년 ‘체인사업자 평가제도’를 통해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방지하여 중소체인 사업자들의 사업영역을 보호토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 보완하여 전통시장 및 전통 상점가 경계로부터 1Km 이내 SSM 입점을 차단하였고, 상생법을 통해 수퍼마켓 개설시 총비용의 51%이상을 대기업이 부담하는 점포는 사업조정 대상 체인점포로 규정하여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저지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관련 법규는 가맹점형 체인사업을 중소기업 업종으로 보호하고 소매점에 대한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을 막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라는게 조합의 주장이다.
나들가게 및 물류센터 건립 사업
뿐만 아니라 정부의 중소체인사업 육성 정책도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4년간 중소기업청 주관으로 소매점 조직화와 중소 체인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소매점 지원 시스템(RSS사업)사업을 펼쳐 왔다. 이를 위해 매년 1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여 주택가 소매점 및 재래시장의 시설 현대화, 공동구매,물류센타 건립 등의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중소상공인을 위한 공동도매 물류센타 건립 지원 사업은 지경부, 중기청, 지자체 공동예산 사업으로 진행돼 왔는데, 정부:지자체:민자(6:3:1) 비율로 전국에 20여개 공동도매 물류센타 건립을 추진해 왔다. 또한, 대기업의 SSM에 대한 중소유통 상인의 자생력 제고를 위해 진행 중인 나들가게 육성지원 사업은 청와대와 중기청이 나서서 2010~2012년 2년 동안 전국에 1만개 나들가게를 육성·개발하는 사업이다.
조합 산하의 90개 체인본부와, 한국수퍼마켓조합연합회의 45개 단위 조합이 동시에 참여하고 있으며, 전국 20여개 통합물류센타와 함께 공동구매 사업을 추진해 왔다.
CS유통 인수 허용, 폐해 클 것
이러한 관련 법규와 그에 따른 정부의 시책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소매시장 잠식에도 불구하고, 중소상인 보호와 중소유통 사업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오랜 기간 노력해 온 정책의 산물이다. 2012년 나들가게 사업의 완성과 함께, 유통분야에서 대중소 상생의 일정한 기준이 마련될 상황에서 나온 이번 롯데의 CS유통 인수사태가, 롯데가 원하는 데로 결정된다면,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동네상권 보호 노력은 무의미하게 된다.
조합 최장동 이사장은 “CS유통은 정부의 중소체인사업자 보호 육성의 결과로 성장해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롯데쇼핑의 CS유통 인수는 그동안 해온 정부의 노력을 모두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며, 롯데쇼핑의
경쟁자인 이마트, 홈플러스들의 경쟁을 부추겨서 중소 도·소매시장은 대기업의 자본과 조직을 동원한 각축장으로 변모하여 국가 경제의 균형발전과 서민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소매유통 진출, M&A로 전략 선회 여부 시금석 될 것.
공정위의 판단 주목
조만간 공정위에서 발표할 롯데의 CS유통기업결합 심사결과는 유통법과 상생법으로 소매시장 진출이 막힌 대기업들에게는 향후 동네상권 진출 전략의 기준이 될 것이다. 현재도 동네 슈퍼마켓들 일부가 대기업 편의점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것으로 대기업의 소매업 진출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마트는 온라인몰 ‘이클럽’을 통해 이미 도매업에도 진출했다. ‘이클럽’은 2,000여 동네슈퍼를 회원으로 확보해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의 CS유통 인수 승인 여부와 함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마트의 킴스클럽마트 인수여부는 정부의 동반성장 의지정도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데, 중소상인들의 의견이 모아
지고 있다.
우려스러운 롯데의 탐욕
유통·상생법 통과 이후 SSM 진출이 간단치 않은 상황에서 M&A 등을 통한 동네상권 우회진출 가능여부가 이번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 달려있는 것이다. 예정대로 롯데가 CS유통을 인수하게 된다면 29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 롯데슈퍼가 213개의 CS유통 점포를 인수받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248개)와 GS슈퍼마켓(209개), 이마트 에브리데이·메트로(77개)등 기타 SSM 전체를 합한 것과 비슷한 숫자인 503개의 점포를 보유하게 된다.
이럴 경우 유통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유통 공룡들의 동네상권 장악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이며, 대기업들의 무작위 진출을 제어할 최소한의 장치로 마련된 유통·상생법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또 소매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그동안 투입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은 모두 헛수고가 돼버릴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롯데가 제출한 기업결합요청을 심사 중이다. 서류접수 후 120일 이내에 결과를 발표하도록 되어 있으나, 미비한 자료의 보충 기간은 그 기간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언제 결과를 발표할수 있을지는 아직 예측하기 이르다. 올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정부의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한 각종 제도와 지원책을 비웃듯이 공격적 M&A까지 서슴치 않는 재벌 대기업에 대해,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여야 한다”며, “공정위는 관련법을 엄격히 적용해 재벌 대기업의 탐욕에 대해 강력히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자 kdong0206@naver.com
<저작권자 © 소상공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