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의 지난 1월 매출이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경기 불황에 따른 한겨울 삭풍은 대형마트라 해서 비켜가지 않았다. 오히려 대형유통업의 한파는 더 심했다.
1월 매출 큰 폭 하락
지식경제부는 지난 2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1월 매출액 합계가 지난해 1월보다 24.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2005년 1월 매출 동향 조사를 시작한 이후 8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지금까지는 2009년 2월의 20.3％가 최고 하락폭이었다.
지난해 경우에는 설 연휴가 1월이었는데 올해는 2월이었다는 점도 이같은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지만, 전반적 추이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10년 1월의 경우에도 상황은 같았지만 매출액 하락폭은 전년 동기비 13.4％ 주는 것에 그쳤음을 볼 때 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구매단가도 전년 동월 5만1141원보다 6000원 넘게 줄어든 4만4900원으로 하락했다.
상품군별 매출감소율(지난해 1월과 비교)은 식품이 26.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의류 26.4％, 가전문화 24.5％, 가정생활 24.1％, 잡화 21.9％, 스포츠 9.0％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도, 식품만 6.5％ 늘었고 나머지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규제는 지속될 것
대형 유통업 전체의 올해 영업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신세계 유통산업 연구소의 2013년 유통업 전망 자료에 따르면, 2013년은 점진적인 경기 회복이 예상되어지나, 대형 유통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영업규제는 지속될 것이므로 전체 소매시장은 전년과 유사한 3.4%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대형마트는 1인 가구 증대에 따른 근거리 소량 구매 확산 등의 영향으로 2.7%의 낮은 성장이 예상됐다. PL(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주문하여 생산한 상품에 자사의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자체개발상품을 뜻하는 말로, PB(Private Brand)상품이라고도 한다), 해외소싱 등 저가상품 개발과 확대로 경제 침체기에 대응한 성장 기회를 창출하더라도, 전반적 추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
이다.
2012년을 결산해 봐도 이같은 전망은 설득력을 갖는다. 대형마트들의 지난해 성장률은 1.4%였다. 이는 지난 5년 이래 최악의 성장률이다. 물론 이는 성장세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화됐다는 말이지, 성장을 멈추고 퇴보했다는 말은 아니다.
역설적으로는, 그동안 대형마트들이 골목상권을 잠식하며 급성장해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같은 기저는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대형마트들의 성장세 둔화의 주 요인으로는 유럽발 경제위기, 국내 경기 침체, 유통 규제 강화, 업태간 경쟁 심화 등이 지적된다.
상품력 강화 등으로 차별화
대형마트 올해 영업 전망을 조감해보자.
올해 대형마트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된다는 것을 가정할 경우, 대형마트의 상품력 강화, 포맷의 다양화, 온라인 사업 확장 등으로 2012년보다는 약 1.3% 더 상승한 2.7%의 성장을 하고, 매출액은 총 38조 3천 억원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인다.
상품력 강화란 경기불황에 대응하여 PL 및 소싱(상품구매지)을 강화해 저가의 상품을 다양하게 갖추는 것을 말한다. 이에는 신선식품 안정 공급망 확보를 통한 고객 확보 전략도 병행될 것이다.
또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해 업태들도 다각화할 것이다. 대형마트를 기반으로 하는 쇼핑몰과, 미용 건강 관련 드럭 스토어 등이 이에 주력업태가 될 것이다. 이에 덧붙여 저가 상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할 창고형 할인점도 더 늘어날 것이다. 특히 온라인 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3월부터는 본격 시행
그러나 이같은 전망을 위협하는 요인도 엄존한다. 우선 정부의 규제 강화다. 중소상인 및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대형마트 영업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말이다.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을 지정한 유통법은 이미 지난해 국회에서 개정된 바 있다. 지자체들의 조례 제정이 대부분 끝나는 3월부터는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또 대형마트 업태 자체가 이제 성장시 시장에서 성숙기 시장으로 진입해, 과거같은 급성장은 기대 난망이다. 2011년부터 신규 점포 개점은 급격히 줄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통계를 봐도, 이 기간 동안 점포 수는 평균 6% 늘어났으나, 점포당 매출은 0.7% 증가에 그쳤다. 대형마트들은 성숙기 시장의 한계수익을 타개할 다양한 영업 전략들을 모색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전인철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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