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두레’ 사업을 아십니까”
중소기업청은 올해부터 소상공인 협업화 사업(‘희망두레’)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올해는 우선적으로 지원대상 협업체(협동조합) 300개(5,000개 소상공인 사업체)를 선정해 307억원의 예산(표1)을 지원할 계획이다. 협업을 통해 자생력을 배양하고자 하는 소상공인들이라면 일단 예비협업체를 만들어 사업대상 신청을 해 볼만하다. (두레는 우리나라의 전통적 마을공동체 협동조직이다.) 협업을 통한 성공의지만 있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희망두레는 우선 올해 2월까지 협업체 신청을 받고 3월말까지 예비대상을 선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차적으로 2104년 350개(5,500개 사업체), 2015년 400개(6,000개), 2016년 450개(6,500개), 2017년 500개(7,000개) 등 향후 새정부 5년간 모두 2,000개 협업체, 30,000개 소상공인 사업체를 선정 지원하게 된다.
희망두레 사업을 왜 벌이게 됐나
영세소매업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다양한 업종간 조직화 및 협업화 필요성을 이미 진작부터 제기돼 왔다. 최근 일부 업종에서는 이미 대형마트 등의 골목상권 침탈에 맞서 자발적 협업체를 구성해 공동브랜드, 공동구매, 공동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실 중기청도 지난 2010년부터 소규모점포 조직화 일환으로 ‘나들가게(골목슈퍼 현대화 사업)’ 1만 개 육성 상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나들가게 사업을 벌여보니, 슈퍼 현대화 등을 통한 매출 증대 등 가시적 효과는 있으나, 이 사업 효과가 타 업종으로까지 확산되진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중기청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체계적 협업화 추진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는 정책적 판단으로 ‘희망두레’를 입안하게 된 것이다. 이에는 지난해 12월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것도 한 배경이 됐다.
“소상공인의 자율적인 조직화와 유럽식 협동조합 활성화를 통한 공동의 이익을 기반으로 소상공인 사업인프라 구축 및 영업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공약이기도 했다.
업종 간 협력은 공동브랜드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를 높이는 일이나, 공동구매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거나, SNS 등을 통해 전방위 공동마케팅도 펼칠 수 있으며, 이웃 협업체간 조직화 및 소비자협동조합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증대 등을 기할 수 있다.
특히 영세형 생계형 업태가 많은 소상공인의 경우, 협업화는 교육 자금 및 컨설팅에 필요한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고, 자발적 경쟁력 향상에도 아주 유용한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창업 및 경영안정 위주의 지원에 덧붙여 협업화사업 지원도 병행된다면 소상공인 경쟁력은 크게 제고될 것이다. 2010년 한 실태조사를 보면, 협업화 이후 매출액은 개인사업자였을 때에 비해 1.44배, 순이익은 1.27배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떻게 추진되나
사업효과 극대화를 위해 사업은 준비, 실행, 성과 등 세 단계로 추진된다. 오는 3월말까지 진행될 준비단계에서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협업체를 발굴하고, 이들 가운데 예비협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이어 4월부터 본격 전개되는 실행단계에서는 선정된 예비협업체를 대상으로 협업화 전반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 뒤, 이들을 중심으로 사업추진 컨설팅과 협동조합 설립 등을 통해 협업화 시스템을 구축한 다음, 지원대상을 선정해 지원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성과단계에서는 이같이 추진해온 지원사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단계를 말한다.
1. 협업체 발굴
이미 지난해 10월 121개 기존 협업체 및 211개 소상공인 사업체를 대상으로 1차 예비협업체 발굴조사를 실시한 바 있는 중기청은 2차로 오는 2월말까지 전국 소상공인진흥센터를 중심으로 협업화사업 설명회를 개최한 다음 업종별 지역별 예비협업체 신청을 받는다.
이 기간 동안 협업컨설턴트 100명 육성교육도 동시에 진행된다. 소상공인진흥원 11개 지역본부 중심 62개 센터에 73명의 전담상담사 육성은 이미 완료한 상태다. 이들은 향후 협업체들이 협업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원스톱 코칭 밀착 컨설팅을 담당하게 된다.
2. 예비협업체 선정
5인 이상의 소상공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자발적협업체’ 가운데 협업화 지원 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협업체는 예비협업체 지원신청을 해야 한다. 약 500개 정도의 지원 신청을 받아, 이 가운데 300개를 예비협업체로 선정한다. 선정을 위해서 서류 및 현장평가가 실시된다. 사업계획 및 협업의지, 적정성 등을 살펴보는 과정이다. 조직구성상 소상공인 비중이 80%가 되는지 등의 기본요건을 검토하고, 평가매뉴얼에 의거해 평가가 이뤄진다. 예비협업체 선정은 지역별 할당과 우대업종 위주로 추진된다. 업종별 특성 및 협업화 수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한 우대업종 발굴은 올해는 20개 업종으로 선정됐다
3. 예비협업체 교육
예비협업체가 선정되면 이들을 대상으로 협업이 무엇인지, 협동조합 설립은 어떻게 하는지 등을 교육하게 된다. 전국 11개 소상공인센처 지역본부가 주관한다. 교육은 협업에 필요한 경영전략, 조합원 참여방법, 이익배분, 협동조합 설립절차 등 실무 중심으로 진행된다. 교육대상은 사업자 대표 약 5,000명으로 하루 6시간 교육이 진행된다. 오는 4, 5월 중에 진행될 계획이다.
교육과정에는 기존의 협업체 성공사례를 소개하는 대목도 있다. 참고삼아 현재 자발적 협업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례를 한 번 살펴보자.
광주광역시의 ‘세탁백화점’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진출에 대응해 세탁업 15년 이상 사업자 6명이 만든 협업체다. 이들은 협업화로 학교기숙사 등 대량주문 후 분업화로 소모품비, 공동구매비 등을 절감하는 동시에 매출액도 150~305%난 증대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또 본지에 자주 소개되는 자동차전문정비사업 협업체인 ‘카포스’도 있다. 대기업 정비업의 프랜차이즈화에 맞서 영세카센터들이 만든 전국단위 조직이다. 정비매뉴얼 공유, 부품공동구매, 브랜드개발 보급, 역량강화교육 등을 함께 한다. ‘카포스’ 고유브랜다 인지도 상승으로 매출도 크게 신장됐다.
또 서울 노원구 동네빵집 4곳이 모여 만든 ‘해피브래드’는 계란 밀가루 등 원재료를 공동구매해 7~8% 비용을 절감하고, 제조법 공유를 통해 매출도 20~30%나 늘어났다. 이밖에도 수제화 임가공 3개 업체가 공동작업장으로 시작한 ‘수제화’도 생산성 향상, 작업환경 개선, 일감나누기 등으로 작업물량이 25%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4. 협업화 체계구축(협동조합 설립)
교육을 마친 예비협업체들을 대상으로 진단컨설팅을 실시하여 조직을 구성하고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 사업방향 등 세부 사업추진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자발적협업체를 가능하면 협동조합 형태로 전환 유도할 방침이다.
업종별 분야별 특성에 맞춰, 어떤 분야를 우선적으로 협업화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를 스스로 정하고 조직구성 및 사업추진 방향 설정하는 시간들이다. 이를 돕기 위해 협업컨설턴트 100명, 전담상담사 73명이 투입돼 집중적인 진단과 지도가 이뤄진다. 이들은 협업수준 및 조직진단, 협업화 추진체계 구축, 사후 관리까지 지원하게 된다.
5. 최종 선정 및 예산지원
최종적으로 지원대상 협업체를 선정하고 이들에게 실제 예산을 지원하는 단계다. 소규모 협동조합을 우선적으로 한 300개 협업체를 선정 지원한다. 위에서 소개한 소정의 과정을 거친 예비협업체라면 어떤 업종이든 지원 신청은 할 수 있으나, 최소 80% 이상이 소상공인으로 구성된 협업체 등 기본요건은 갖춰야 한다. 단 나들가게나 전통시장 협업체는 기존의 지원여부를 검토해 중복지원은 없도록 할 계획이다.
지원은 공동브랜드 개발, 공동구매, 공동마케팅, 공동작업장 임차, 공동장비구매, 공동기술개발 등에 필요한 비용으로, 협업체당 1억 원을 한도로 하나, 업종특성을 고려하여 초과지원도 조정 가능하다. 지원은 정부가 80%, 협업체 자부담 20%(현금납입 원칙)로 구성된다.
지원대상 협업체 선정은 사업계획서 평가, 현장평가를 토대로 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지원대상 협업체로 선정이 되면 20일 이내 사업설명회를 열고, 예산집행 투명성 등의 협약을 체결한 다음 자부담금을 입금해야 한다. 그러면 사업 단계별로 예산이 지원된다.
6. 성과단계
예산집행, 중간점검, 모니터링 및 성과점검을 하는 단계다. 성공사례도 함께 발굴한다. 성과를 측정해 시행 상의 문제점이나 제도적으로 정비할 부분을 찾아내는 마무리 과정이다. 예산 지원 이후에도 원활한 사업추진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 관리를 하겠다는 얘기다.
전인철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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