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발효에서 제외한 뒤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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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회는 한EU-FTA에 대해 스스로 검증을 거의 하지 않은 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팀의 협상결
과를 그대로 받아들여 졸속 처리했다. 김종훈 팀을 그냥 믿고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종훈 팀은 협정문의 번역조차 엉터리로 했다. 번역도 제대로 못한 사람들이 협상을 잘했으리라고 신뢰할 수 없
다. 그런데도 국회는 외통위에서 수박겉핥기 심의를 하는 것만으로 검증을 마쳤다. 속기록을 확인해보니 외통위 회의가 7번 있었다. 4번은 전체회의, 3번은 법안심사소위였다. 전부 합쳐보니 18시간 정도였다. 그 중 첫 회의 시간은 모조리 번역오류를 따지는데 썼다. 그저 외통위가 하루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검증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EU-FTA는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문들이 방대하게 있다. 예컨대, 저는 국회 문방위 위원이다. 문화·방송·통신에 영향을 미치는 조항도 수없이 있다. 그러나 그 조항들에 대해서 어떤 검증도 국회차원에서 없었다. 외통위 회의를 열었다고 해도 시간도 짧지만, 외통위원들이 문화문제에 대해서 전문성을 가지고 검증할 도리가 없다. 협정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의원도 없다시피하다. 저도 솔직히 한EU-FTA에 대해서 잘 알지 못 한다. 국회는 국민에게 심각한 직무유기를 했다. 600만 중소상인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EU-FTA 조항 중에서 유통법·상생법과 충돌하는 조항은 재협상해야한다. 재협상을 통해 협정문을 바꾸지 않는 한, 아무리 유통법·상생법을 강화해도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한EU-FTA 협정에는 잠정발효 조항이 있다. 이번 7월 1일로 예정된 발효도 잠정발효다. 협정문 15.10조 제5항나목에는 잠정발효를 제외시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우리 정부가 임의로 정하여 EU측에 통보만 하면 되도록 되어 있다. 이미 EU측은 이 조항을 활용하여 문화협력 관련 조항 등 17개 조항을 잠정발효에서 제외했다. 우리 정부도 이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유통법·상생법과 충돌하는 조항은 잠정발효 제외를 통보하고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600만 중소상인의 생존권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지금 시기가 중요하다. 지금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다.
소상공인신문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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