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합정점은 교통중심지에 입지했고, 또 초대형점이기에 만일 영업이 개시되면 망원시장을 비롯한 인근 5개 전통시장 198개 점포는 공히 30% 내외의 매출하락이 예상됩니다. 또 입점 예정지 반경 1km 이내의 슈퍼 등 소매업 545개 점포 역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누리창업연구소 박경환 소장은 최근 서울시 의뢰를 받아 조사한 ‘대형마트 홈플러스 테스코(주) 합정점 입점예정지역 현장 실태조사 및 상권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합정점 입점에 따른 인근 상권 피해를 이같이 예상했다.

교통중심지 초대형점포

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 합정점은 합정역 사거리 2호선, 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과 접해 있고(지하1층으로 통로 예정) 양화로, 월드컵로와도 접해있어 차량 진출입이 쉬운 지역이다. 합정역이 환승역이고 현장의 건물에 식당가, 멀티플렉스 등 복합몰이 들어올 예정이어서 향후 유동 인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또 합정점은 이같은 교통중심지 입지와 더불어 초대형점인 탓에, 반경 1km 이내 뿐만 아니라 한강 건너 양평동, 당산동 주민까지도 흡인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갖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더욱이 망원시장 등 전통시장을 포함한 인근 상인들은 이미, 2003년 5월 이마트 상암월드컵점(현재는 홈플러스 테스코가 인수)이 개점할 당시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다. 상암월드컵점은 반경 700m 정도 떨어지고 교통도 좋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개점과 동시에 상인들은 20%~30% 내외의 매출 하락을 겪은 바 있다.

또한 2007년 3월 망원역 앞 도로변에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입점했을 때도 10% 이상의 매출하락을 경험했다. 그 여파로 인근 현대슈퍼 등 슈퍼 3군데는 이미 폐업했다.

이같은 과거 경험으로 미뤄봐도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이 가져올 피해는 뻔하다. 때문에 망원시장을 비롯한 5개 전통시장 상인들은 물론, 배후지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동네슈퍼와 정육점 등 생필품 판매 점포들은 폐업의 공포를 쉽사리 떨칠 수가 없는 것이다.

소매업 545개 점포도

보고서는 홈플러스 합정점이 입점하면 전통시장 5군데 198개 점포의 매출이 당장 30% 내외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망원시장 상가현황을 보면, 점포들 모두 대형마트와 취급 품목이 동일하다. 망원월드컵시장, 서교시장, 합정시장, 영진시장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또 전통시장 뿐만 아니라 반경 1km 이내 소매업 545개 점포도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 배후지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슈퍼나 문구, 잡화점과 유동인구를 주 대상으로 하는 편의점등 140개 점포 이외에도 모든 소매 업종(의복 의류, 화장품, 가전제품 등) 545개 점포가 영향권에 들어간다. 특히 반경 500m 이내 142개 소매업 중 슈퍼나 편의점 등 가공식품과 농수축산 식품을 판매하는 69개 점포는 30% 이상의 매출하락이 예상된다.

이들 소매업종 점포들의 평균 매출액 감소율은 24.5%, 평균 영업이익감소율 66.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예상치는 이번 상권분석 결과와, 유사지역인 인근 응암동 이마트 입점 당시 주변 점포 매출 감소율 30%를 사정 보정한 수치다. 매출액 감소율(24.5%)에 비해 영업이익감소율(66.8%)이 상당히 높은 것은 그만큼 열악한 상황 즉, 한계상황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반경 500m 이내 142개 소매업 중 슈퍼나 편의점 등 가공식품과 농수축산 식품을 판매하는 69개 점포는 30% 내외 매출하락 예상된다. 이같은 수치는 실지 설문조사 결과 도출된 수치다.

모든 품목에 영향 불보듯

피해 업종은 슈퍼마켓 23곳, 편의점 35곳, 정육점 2곳, 야채과일 1곳, 문구점 6곳, 양곡 2곳 등이었다. 편의점은 주 영업시간대와 주 고객층이 슈퍼 및 대형마트와 달라서 슈퍼에 비해 대형마트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실제 2007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망원점 입점 이후, 이미 슈퍼 3곳이 폐업하는 등 인근의 중소형 점포들은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영업중인 점포들(우리할인마트 등 6개 점포)의 매출 하락율이 20~30% 내외인 점을 미뤄 볼 때,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합정점이 영업을 시작하면 불똥이 크게 튈 것이 뻔하다. 설문 조사 당시, 대형마트가 입점하면 폐업을 고려해 보겠다고 응답한 점포가 11개 점포에 이르렀다. (현대 할인마트, 안성슈퍼, 서현코사마트, 하나로마트, 뉴월드마트, 훼미리마트 마포서교점, 오피스타운 문구, 모닝아트문구, 알파문구, 서민 정육점, 대도 한우점 등)

심지어는 매출 감소율이 30~50%로 예상되는 점포도 10개에 이르렀다. 특히 반경 100m 이내 9개 점포 중 5개 점포는 업종과 점포규모를 불문하고 매출 및 영업이익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알파문구, 하나로마트, 그린마트, 세븐일레븐(서교8호점), 세븐일레븐(서교자이B) 등) 그린마트의 경우 이번에 새로 나들가게로 바꿨으나 워낙 거리가 가까워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외 점포 59개(편의점 32개 포함) 매출 감소율도 10~30%에 이르 것으로 내다봤다.

주된 피해 품목은 점포별 판매품목 리스트에서 보듯이 점포규모, 업종과 관계없이 식품, 생필품, 음료과자, 주류 등 모든 품목이 해당된다. 특히 이 지역은 편의점이 많은 곳으로 대형마트측이 일부 품목 할인율을 조정하고, 영업시간 단축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슈퍼 등 중소형 이상 점포 또한 대형마트와 판매품목이 유사하여, 일부 품목 할인율이나 영업시간 단축 이외에도 전단지 등 홍보 자제와 판매품목 일부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전통시장은 이같은 종합소매업과 식음료판매업, 제과 제빵류업(브랜드력 없는 잡곡을 겸한 떡집과 제과점 등) 등 직접 영향을 받는 업종 이외에도 의복의류, 화장품, 가전제품, 그리고 건강/미용식품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데, 이 또한 대형마트 판매품목과 겹쳐 극심한 타격이 예상된다.

20~30대 인구 가장 많아

참고로 합정점 입점 예정지 주변 상권을 한 번 보면, 상권 내 거주인구 및 유동인구는 반경 500m 이내에는 약 7,544세대(15,370명)가 거주하고, 반경 1km 이내에는 약 31,414세대(66,497명)가 산다.

반경 500m 이내 슈퍼마켓, 편의점은 모두 58개소로, 서울시나 전국 평균보다 많다. 이는 상주가 아닌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편의점 숫자(35 개)가 많은 것이 원인이기는 하나 장사는 힘든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매점당 인구수 265명(서울시 558명/ 전국평균 455명)이다.

또 반경 1km 이내 소매점 수는 슈퍼마켓 38개, 편의점 67개 등 모두 105개로, 서울시나 전국 평균보다 적다. 소매점당 인구수 633명(서울시 558명/ 전국평균 455명)이다.

주거형태는 아파트 세대가 (1차 상권 2,308세대, 2차 상권 10,112 세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으며, 66㎡ 미만 아파트가 가장 많고 165㎡ 이상 세대가 가장 적다. 상권 거주인구 중 30대 인구가 가장 많고, 유동인구는 대다수가 2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20~30대는 슈퍼마켓이나 동네 구멍가게는 주로 대형마트나 SSM, 편의점에서 이용하는 비중이 더 높다. 이들은 쇼핑 장소를 결정할 때 편의성과 저렴한 가격, 제품구색 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따라서 대형마트 반경 1km 이내 소매업(545개 점포)은 즉각적인 영향을 받는다. 특히 반경 500m 이내 142개 소매업 중 슈퍼나 편의점 등 가공식품과 농수축산 식품을 판매하는 69개 점포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당연히 소매업 중심인 전통시장 역시 매출 하락을 겪을 것이 자명하다.

“규제와 지원 병행돼야”

이에 대해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누리창업연구소 박경환 소장은 “대형마트와 지역 기존 상권이 상생을 하기 위해서는 영업개설 등록 엄격 규제, 전통상업 보존구역 지정, 피해품목 제한 및 영업시간 단축, 배달 및 홍보 제한 등 대형마트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이와 더불어 교육과 시설지원 등 전통시장 및 중소형점포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에 의해 피해가 예상되는 전통시장 및 반경 1km 상권 내 업종을 조사, 분석하여 대형마트 영업 개시 전‧후의 주변 상권 변화를 예측하고 중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서울시 유통업상생협력계획’을 수립‧시행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됐다.

상권조사의 범위는 반경 500m, 1km 이내로 한정했다. 대형마트는 차량으로도 이용이 가능하여 상권의 범위를 1km 이상 까지도 보지만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1km 내 지역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또 대형마트는 거의 모든 품목을 취급하므로 모든 소매업종이 피해를 입지만 특히 중소상인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업종, 즉 소매업 중 종합소매업, 음식료품 소매업 등을 운영 중인 중소상인들과 전통시장, 즉 슈퍼마켓, 편의점. 정육점, 생선가게, 청과, 야채 및 양곡상회 등을 중심으로 실지 피해예상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방법은 상권 내 연령별 인구, 성별 인구수와 특성, 인구유발 시설 및 주요 사업체

분포현황 등은 기본 통계자료를 활용하여 기초조사를 하고, 종합소매업, 음식료품소매업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업종을 중심으로 실제 조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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