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자 구분이 “불명확” 모호한 회원기준이 야기한 MWC로의 고객이탈

지난해 3월 창원에 문을 연 LG서브원 MWC (Membership Warehouse club). 회원제 창고형 매장

개점에 반발하는 산업용재협회와 베어링협회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규모 집단시위를 벌이면서 일반인들에게 MRO(자재구매대행)가 무엇이며, 소상공인들에게어떤 피해를 끼치는지를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던 곳이다.

창원터미널 맞은편 기계공구상가에서 약300여미터 떨어져 있는 1만575㎡(약3200평)에 4만여 종류의 산업용재를 취급하겠다는 이곳을 개점 후 1년이 지난 최근 찾아보았다.

당시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안은, 유통업체에 회원제 도매업으로만 판매하고 소매업과 기업체 납품은 하지 않으며, 신규 구매대행고객사가 요구하는 공구물품 중에서 기존의 창원 마산지역의 공구상과 거래하던 품목은 3년간 기존 공구상에게서 납품받을 것을 명시했었다.

유통업자 구분이 불명확하다
LG서브원 MWC 유기중부장은 “사업조정 권고안을 잘 따르고 있다. 사업자등록증에 도소매가 명시된 유통업종에 있는 사업자들만 실사를 통해 회원가입을 할 수 있으며, 기업체를 상대로 직접 영업하고 있지 않다. 회원사는 현재 5~600여개 정도”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MWC가 회원조건으로 명시한 도소매유통업은 여타의 설비, 시공을 하는 사업체들이 업태에 기본적으로 명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인근 상인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MWC에서 소매업을 하면 우린 다 죽는다.’ 는 상인들의 우려 속에서도, 고객들이 저렴한 MWC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를 인근 공구상인들은 가끔 목격하고 있었다.

“상점에 용접기를 구매하러온 고객에게 가격을 말했더니 서브원과 가격비교해서 구매하라는사장의 지시를 받고 발길을 돌렸다”, “전기공사업을 하는 업체가 서브원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공구를 구매하더라”,
“조그만 시공업체가 공사현장에서 트럭을 가지고 와서는 공구를 구매해 가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는 등, 모호한 회원기준이 야기한 MWC로의 고객이탈을 상인들 은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당시 사업조정에 대해 지금과 같이 MRO문제가 불거지기 전이라 세부적으로 권고하지는 못했지만 유통업을 하면서 설비나 시공 등을 하는 업체가 있다는 것은 가능하다. 그 를 통해 기존 소매상의 거래처가 MWC로 가는 경우까지는 권고안에 담겨있지 않다” 고 한다.

한국산업용재협회 창원지구 김재규회장 ((주)맹호상사)은 “창원 내 관련업체는 5백명 규모로, 80명인 우리회원들의 경우 70%정도는 MWC에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제조업체나 대리점에서 물품을 공급받는 상황에서, 일부품목은 MWC가 저렴하다보니, 이를 활용하여 소매판매를 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한다.

MWC는 현재 도매가격으로 지역 소매상인들에게 공급하는 것과 함께 사업자등록증에 도소매서비스업으로 명시되어 있으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기준으로 인해서 실제 도매판매 뿐만이 아닌 소매판매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학습이 끝나면 더 이상 상생은 있을 수 없어
지역공구상인들은 MWC가 소매 노하우를 배우게 될 4~5년 후는 정말로 발붙일 곳이 없다고 우려한다. 협회 창원지구 박치흠 부회장은 “현재까지 큰 마찰이 없는 것은 그들이 우리가 취급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노하우가 없기 때문이다. 품목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공구들도 오랜 경험으로 쌓여진 노하우가 필요하다 보니, MWC가 아직 구색을 다갖추지 못하고 있어서 그나마 우리가 버틸 수 있다.

앞으로 인근의 LG 2,3차 밴더들 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품목들을 갖추게 되면 SSM의 경우와 같이 대형마트에 밀려 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계공구상가에서 잡자재를 취급하는 O 상사의 이대표는 “재고로 가지고 있던 안 전화를 그들이 ‘땡처리’ 해주었다. 그러면 서 인턴 2명을 보내줄 테니 알아서 부리라고 하더라.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것이다.” 며 MWC가 취급품목에 대한 노하우를 쌓기 위해 적극적임을 말하였다.

MWC관계자는 “현재 60% 정도의 시장요구만 수용하는 수준으로 전문적인 노하우를 쌓는 것이 필요하”고 한다. ‘산업용재협회와 LG가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 가운데,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상인들의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속내가 담겨있었다.

더 이상의 진출을 막아야
기자와 대화하는 중에, 김회장은 20년 넘게 거래해온 효성에서 ‘5월부터 MRO를 통해 납품받기로 했으니 견적서를 보내라’는 전화를 받았다. “MRO나 MWC같이 대기업이 진출하는한 소매상인은 설자리가 없다.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들은 얼마든지 약속을 파기하고 변할 수 있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막아주어야 한 다.”는 그의 주장과 같이 이들의 불안한 동 거가 3년 후에 어떤 모습일지는 불을 보듯
뻔해 보였다.

산업용재협회 안수헌 사무국장은 “MRO 와 같은 전자상거래 뿐만 아니라 지역의 소상공인들을 결국 현업에서 내쫓게 될 MWC도 적극적으로 막아야한다. LG는 지난해 5호점까지 열겠다고 발표했었는데, 창원1호점을 시작으로 구미와 광주에서 도 조만간 오픈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 다.”고 한다.

MRO를 둘러싼 중기청 차원의 사업조정안이 미흡하지만 지난 3일 일단락되었다. 그렇지만 MRO사들이 운영하는 창고형 MRO인 MWC는 사업조정안에 언급이 되어 있지 않다. 게다가 지역의 자치단체장 이 설립허가권을 가지고 있어서 소상공인들은 지자체와 대기업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게 된다.

MRO가 기존의 물류센터를 변형하여 직접 도소매에 참여한다면 전국적으로 10만개로 추산되는 산업용재 관련업체들, 심지어 는 골목어귀에 있는 철물점을 우리는 더 이상 보기 힘들어질 것이다.

소상공인신문  ihjung8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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