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투자금 따라 이익분배 … 불공정한데 2만개 넘겠나”
편의점업계가 때아닌 가맹수수료 폭리 논란에 휘말렸다.민주당 경제민주화추진의원모임이 ‘높은 수수료율과 불공정 계약’으로 대형 편의점들이 가맹점주를 상대로 사실상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편의점들은 업계 현실을 제대로 모르는데서 비롯된 오해라면서도 논란이 확산되지 않을까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경제민주화추진의원들은 편의점업계의 불공정실태파악과 피해사례를 모은 뒤 가맹점주 보호를 위한 입법조치까지 강구하겠고 벼르고 있다.
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추진의원모임’은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1년 현재 점포 수만 2만여 개에 이르는 편의점업계는 국내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해마다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편의점 가맹점주들에 대한 경제적 보호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져가는 수수료 현황을 조사한 결과 CU(옛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미니스톱 등 국내 4대 편의점 프랜차이즈는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의 35~70%에 달하는 금액을 가맹 수수료로 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맹점주들은 편의점 본사가 가맹수수료와 각종 명목을 붙인 비용을 공제하고 남은 돈으로 임대료와 관리비, 아르바이트생 인건비, 재고부족이 발생할 때 부담해야 하는 원가차감비용 등을 고스란히 책임져야 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상권이 좋은 극소수 매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추진의원모임은 특히 상당수 편의점 본사가 사전에 가맹점주들에게 약속한 각종 장려금을 일부만 지원하거나 프로그램 사용료, 간판유지보수비, 입금지연에 따른 패널티 비용 등 여러가지 사유를 붙여 편의점 가맹점주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맹점주들은 그러나 이같은 불공정 계약에도 불구 수천만원에 달하는 위약금 탓에 계약해지는 엄두도 못내고 있으며 적자경영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임금까지 최저임금에 도 못맞춰 주는 범법자 신세로 내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편의점 사업을 하는 대기업 매출은 늘고 있는데 개별 가맹점주 수익은 줄고 덩달아 매장에서 일하는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까지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경제민주화추진의원모임의 결론이다. 이들은 “영세 가맹점주들이 높은 가맹 수수료율과 불공정한 계약조항에 의해 피해보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이후 보다 면밀한 실태파악과 함께 피해사례의 수집, 적절한 입법적 조치를 통한 중소영세상인의 보호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편의점업계는 이에 대해 가맹점주 편에만 선 일방적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은 가맹점주의 투자금액에 따라 이익분배도 차별화되는 구조”라며 “예컨대 가맹점주가 임차를 할 경우 수익률은 최대 84%(수수료 16%)까지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테리어비용을 본사가 부담하고 상품준비금 전대보증금 등은 나중에 환불받을 수 있어 본사가 임차할 경우 가맹점주 실제투자비용은 얼마되지 않고 그만큼 상대적으로 수익률을 낮게 책정(높은 수수료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점주들이 송금을 안할 경우 등에 대비해 보증금을 걸게 하지만 결국 다 되돌려 주고 있고 적자 가맹점주에겐 일정금액 지원으로 최저수익을 보장해주고 있다”면서 “본사의 폭리 등 불공정 계약이 있다면 편의점 수가 2만개가 넘어가겠냐”며 폭리설을 일축했다.
내일신문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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