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예산 요구, 아직도 답이 없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각종 업종마다 다른 경향들을 가지고 있다. 세탁업의 경우 기존의 골목가게들을 위협하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규모상으로는 대기업이 아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업체로 인해 굉장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세탁업중앙회의 박무근 회장은 “과당경쟁은 차치하더라도 최소한의 상도의도 사라진지 오래입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존 가게가 1층에 있는데 프랜차이즈 가게가 2층에 들어온다. 무차별적으로 들어와서 가격을 내리고 시장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동반성장위원회는 세탁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질서 무너져
물론 규모는 대기업이 아니다. 그러나 기존의 세탁업 경영주에 주는 압박과 영향은 말로 할 수 없다. 기존 세탁업소는 와이셔츠 하나에 2500원을 받고 있는데 프랜차이즈에서는 ‘990원의 자유’라는 말로 가격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가맹점이 아무런 기준이 없이 가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맹점의 경우에는 수익구조도 좋은 편이 아니라는 것이 또 문제다. 본사와 지사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가지고 가는 수익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탁업의 공중위생관리법에 의하면 가맹점은 세탁업소가 아니다. 오히려 ‘세탁물위탁대행업’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이전에는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상도의라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가맹점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수익이 좋지 않으니 가격만 흐려놓고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창업비용이 들기 때문에 아무런 자격기준도 없고, 세탁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일을 하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세탁업중앙회에서는 일본의 경우처럼 세탁업의 분류를 법률로 제정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세탁공장과 린넨(물세탁), 일반세탁소, 중개점, 그리고 건조만 할 수 있는 건조빨래방의 법률로 구분되어 있다.
또, 공중위생관리법에 위생이나 설비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다. 규제 완화 차원에서 풀어놓은 이후 세탁소만 늘어나 과당경쟁이 일어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1년에 1,000여개 업소가 문닫아
무분별한 창업으로 인한 피해는 기존의 세탁업소만 받는 것이 아니다. 경영부진으로 인해 실업자로 전락하는 가맹점주도 많고, 그로 인해 요금구조가 공정한 가격경쟁을 통한 시장경제원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일개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로 인해 가맹점주의 실업자 전락은 물론 기존의 세탁업소가 1년에 700여개 이상 줄어드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폐업 신고를 하지 않는 곳까지 합치면 1,000여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절한 매출이 있다면 문을 닫을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박회장은 반문한다.
2년에 한번씩 기자재 전시회를 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협회에서 견학을 가는데 일본은 체인점에서도 적정 요금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도 지금 그렇게 가야만 한다.
또 세탁업소는 1년에 3시간씩 위생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의 경우 지사는 교육을 받고 있지만 가맹점은 받고 있지 않다.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는 회원들 불만의 목소리 커져
세탁품질에 대해서는 소비자도 알고 있다. 그래서 저렴한 옷은 대행업체에 맡기고 고가의 옷이거나 잘 손질되어야 하는 옷의 경우 세탁소를 찾고 있다.
또, 세탁물 사고로 인한 피해접수의 경우도 대행업소의 경우가 현저하게 높다. 그러나 세탁물 대행업소의 경우 지사와 가맹점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분쟁이 일어나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나 세탁업소의 경우 책임소재가 분명하다.
제과의 경우 거리제한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것이냐는 회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다. 재래시장이나 슈퍼등에 지원하는 것을 보면 보여주기 위한 행정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런 식의 보여주기 위한 행정으로는 소상공인을 위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자영업자의 미래는 없다고 박회장은 말한다.
소상공인을 위한 진정한 대책 절실
물론 대기업에서 24시간 세탁물 접수를 받는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상대가 대기업이라 똑 떨어진다. 시작단계에 불과한데다가 제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세탁업소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그것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현재 세탁업소들이 대기업의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줘서 오히려 프랜차이즈만 이익을 올려주는 형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섞인 말도 나온다.
동반성장위원회에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이 아무것도 없다. 앞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진정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일들을 하려면 철저한 실태조사와 그에 걸맞는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윤은자 기자
박무근 회장 인터뷰
“세탁업 법적 분류 명확히”
한국세탁업중앙회 박무근 회장은 “회원들의 요구를 받아 안을 수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회원들의 절박한 상황을 알면서도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업체에서 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우선은 법률적으로 세탁업의 분류를 명확히 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에게 세탁소와 세탁업대행업의 차이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생각이다.
또 세탁기능사 자격증을 법제화하려고 한다. 세탁업은 섬유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고, 기술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기술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동반성장위원회에 지속적인 건의와 입법추진을 병행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유통 지원의 일부라도 지원해달라는 요구를 2008년부터 해오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결론이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더 이상 정부 행사의 들러리 역할을 하는 것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회의만 수십 번을 하고 자료도 엄청난 양을 제출했다. 그러나 결국 보여주기 위한 행정으로만 끝나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또, 세탁업소 스스로도 노력해서 살 길을 찾아나가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컴컴하고 옷으로 꽉 차 있는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손님을 맞아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시장이 20년 전과는 많이 다르다.
박회장은 “깨끗한 와이셔츠를 입고, 명찰을 차는 등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존 업소는 다 그렇고 그렇다는 인식을 개선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을 잘 활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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