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경제 버팀목 되도록 최선
 |
중소기업계에서 정총장은 소상공인 정책에 남다른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소기업청 시절 창업벤처국장으로 일할 때 산하 업무였던 소상공인관련 업무를 대폭 강화해 결국 소상공인정책국으로 분화해가도록 한 장본인이다.
현재의 소상공인진흥원과 전국 소상공인지원센터 사업이 그의 손을 거쳐 시작됐고, 슈퍼 현대화 사업인 나들가게 사업도 그가 중기청 차장으로 있을 때 시작된 일이다. 이에 소상공인 업계에 초미의 관심사가 된 유통서비스업 적합업종 지정과 관련해 이 후 실무를 총괄해 나갈 정 총장을 만나 보았다.
-정작 서비스 분야 적합업종 신청을 받기 시작하니 신청률이 저조한데...
22일 현재 총 6개 단체의 신청서가 접수됐다. 각기 신청서가 요구하는 다양한 피해 사례 및 업계 현황을 조사하고 데이터화하느라고 늦어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신청서 준비를 너무 세세히 하려 하지 말고, 일단 신청서 접수부터 하고 미진한 부분을 계속 보완해 나가길 당부드린다.
-신청서 접수가 이뤄지면 어떤 절차를 밟게 되나
동반위의 적합업종 선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대기업의 시장잠식 정도와 골목상권의 피해 상황이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동반위 입장에서 면밀히 해당 업종의 실제 상황을 조사를 하게 된다. 1-2 개월 사이에 조사가 이뤄지고 나면 대기업측과 중소서비스업측 그리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익위원 3자가 조정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거치게 된다.
이 단계에서 적합업종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적합업종 실무위원회의 조정을 거치게 되고, 또 여기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5명으로 구성된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한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조정협의체의 공익위원 선정은 어떻게 되나
전문가로 구성된 인력풀이 돼 있고, 각 업종 신청이 들어오면 해당 분야에 대한 식견이 뛰어난 분이 해당업종 조정협의체의 공익위원이 돼 협의에 참여하게 된다.
-만일 소상공인 측에서 적절한 인력을 추천한다면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문제는 정실과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에 입각해 판단을 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더불어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높은 분이라면 내부 논의를 거쳐 선정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준비가 부족해 신청이 저조하지만, 어느 순간 신청이 몰려와도 주체할 수 있겠는가
마치 계주 달리기에서 바통을 이어받을 준비를 마치고 있는 선수들처럼 위원회는 만반의 준비를 다 해 왔다. 이미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조사작업을 펼쳐오기도 했다. 연초부터 전 직원들이 달려들어 대비해온 것이다. 특히 제조업 분야 선정작업을 할 때도 230여 품목이 한꺼번에 몰려왔을 때에도 연내에 결정을 마무리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까지 있기 때문에 올해도 대부분의 결정을 연내에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서비스업 중 도매업은 접수를 보류하고 있는데, 일단 접수를 받아 놓고 순차적으로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해갈 수도 있지 않나
책임성의 문제다. 받아놓고 계속 시간을 끌면, 해당 업종에서 난리가 나지 않겠나. 생계형 업종과 도매업종을 가리지 않고 접수를 받다 보면 되레 생계형 업종의 선정 작업이 뒤로 밀릴 수 있다. 불가피하게 순차적으로 급한 쪽부터 신청을 받게 된 점을 양해해 달라.
-적합업종 지정을 받아야 하긴 하는데, 단체가 성립돼 있지 않은 경우 신청할 방도는
꼭 서비스분야의 단체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해당 품목의 제조업 단체가 결성돼 있고, 그 단체에 다수의 서비스 분야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면, 해당 제조업 단체가 대신 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 분야와 관련해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서비스 분야 업체들이 최대한 참여해 대표성을 갖는데 결격 사유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이후 적합업종 선정 과정에서 대기업과의 갈등이 증폭될 수 있을텐데...
그런 때일수록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골목상권도 살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최소한의 요구를 대기업들이 받아들여야 한다. 아울러 골목상권도 스스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언제까지나 정부의 보호와 대기업들의 양보에 기대서는 안된다.
-일각에서는 합의에 기초한 적합업종 지정의 한계성 때문에 기존의 고유업종 지정과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단칼로 베기에는 그런 방법이 좋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최선이라고 보지 않는다. 법에 의존하는 것은 최후의 방법이다. 대화가 가능하다면 상호 합의에 의해 공존을 모색하는 게 더 수준이 높은 방법이다. 지난 해에 진통 끝에 제조업 분야 적합업종이 선정됐고, 현재까지 그 결정은 상호 존중되고 있다. 서비스 분야도 결정이 되면 서로 잘 지켜지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소모성 자재 납품업체를 중심으로 지난 해 결정된 대기업 MRO와 관련한 가이드 라인을 재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얼마든지 재론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작년에 합의된 내용에 대해 대기업 MRO 업체들이 나름 잘 준수하고 있어서 더 얼마만큼 바꿔야 할지는 의문이다.
-끝으로 소상공인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작년 적합업종 선정을 추진하려 할 때 사람들은 매우 회의적이었다. 과연 되겠나, 합의체 방식인데 누가 따르겠나, 시끄럽게만 되지 않겠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예상은 빗나갔다. 여러 품목별로 적합업종이 선정됐고, 현재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
자영업자 여러분들은 대외적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내수 침체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지만 힘내시고 부디 파이팅하시길 빈다. 동반위가 나서서 여러분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관리자 @
<저작권자 © 소상공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