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적합업종 지정돼야” - 안경판매업

타각굴절 검사, 안경사들에게 허용 필요

대한안경사협회(회장 이정배)가 적합업종 신청을 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가진 외국 대기업들이 시장조사를 마치고 국내 시장 진입 시기를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국 회사들은 벌써부터 선글라스 판매를 하면서 대형 매장에 비해 공급가격에 차별을 두는 등 중소 안경원 죽이기에 나섰다.

이들은 이미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도수 없는 선글라스 판매가 가능하다는 국내법의 맹점을 이용해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 직영매장을 운영하는 방법으로 안경시장에 진출했다. 또 동네 안경점에 선글라스를 도매로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동네 안경원에 대한 공급가가 도매인데도 턱없이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호시탐탐 진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수없는 선글라스의 위험성

현재 도수 없는 선글라스가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 받기 시작하면서 백화점이나 액세서리점 등에서 손쉽게 팔리고 있다. 하지만 도수가 없다고 하여 선글라스가 비전문가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것은 먼저 국민의 눈 건강을 위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안경 렌즈의 도수는 렌즈의 전면곡률과 후면곡률, 그리고 두께요소에 인해 정해진다. 이 세 요소 여하에 따라 렌즈의 도수가 결정된다. 도수 없는 렌즈의 경우는 전면곡률과 후면 곡률을 같게 만드는 경우와 전면에 대해 후면이 항상 같은 두께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법으로도 완전히 도수가 없는 소위 플라노(plano) 렌즈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도수가 없는 안경이라고 전문가의 도움 없이 착용하고 다닐 경우 시력저하, 두통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따라서 안경사협회에서는 국민들의 시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안경(테 및 렌즈, 선글라스 등)은 반드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국가면허를 소지한 전문가에 의한 조언과 조정, 착용 및 관리가 가능한 장소에서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최근 안경사가 아니면 안경원을 개설 할 수 없다는 현행법을 교묘히 피해서 대기업들이 안경원을 편법으로 은밀히 운영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들이 안경사만 안경원을 운영할 수 있는 규정을 피해 안경사를 바지사장으로 특정업소에 입점시키고, 입점한 안경사가 대리점주로 안경원을 운영하는 형태다.

이는 대기업 거대자본의 상업적 논리에 의해 안경사를 단순판매, 고용인의 역할로 전락하게 하는 상업법인화 과정이다. 이를 방치할 경우 대기업 거대자본이 막대한 자금력과 마케팅을 앞세워 중소상공인이 힘겹게 일궈온 안경 시장을 파탄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들의 눈 건강 위해

한편 협회는 정부와 안과의사측에 타각굴절 검사를 안경사도 할 수 있도록 계속 건의, 협의하고 있다. 안경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장을 지키고, 고객들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시각(시력)을 측정하기 위한 검사에는 두 종류가 있다. 자각적 굴절검사와 타각적 굴절검사가 그것인데 자각적 굴절 검사는 검사자가 눈의 시각 이상을 측정하면서 피검자(검사대상자)에게 잘 보이는지 또는 어떻게 보이는지 질문을 해가며 결과를 도출하는 검사이다.

타각적 굴절검사는 검사자가 피검자에게 질문을 하지 않고, 과학적 기계에 의존해 검사하는 것이다. 안경사의 주요 업무는 시각(시력)이상자에게 편안한 안경을 제공하는 일이 최종 목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시각(시력) 검사가 중요한데, 현재 실시하고 있는 자동굴절 검사는 한쪽 눈을 대상으로 물체가 망막의 어디쯤에 상이 맺히는지 조사하는 검사다.

근데 사람은 두 눈으로 생활하므로 자동굴절 검사만으로는 정확하고 편안한 안경 제공이 힘들다.

그래서 타각적 굴절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타각적 굴절검사를 마치 불법적인 의료행위를 하는 것처럼 매도하고, 금지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올바른 안건강을 위해서는 관련 근거 법조항의 신설 또는 수정을 통해 안경사들의 타각적 굴절검사 시행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덕성 기자 sbnews777@naver.com

대한안경사협회 이정배 회장 인터뷰

"대기업들, 외국 메이저 회사, 국내시장 노려"

하루빨리 적합업종으로 선정해야

-적합업종 신청에 대해.

적합업종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대기업과 외국계 메이저 회사들이 지금은 시장조사 단계지만, 곧 안경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업종들처럼 우리도 이에 대해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몰락할 수 있다. 지금 백화점 등에서 외국 메이저 안경 회사들이 고가 선글라스를 판매 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우리나라 안경 제조업 기술력은.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안경 제조업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외국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으로 홍보를 하고 우리 국민들 또한 외국 브랜드를 선호하다 보니 국내에서는 국산 안경이 밀리고 있다. 아울러 매년 대학에서 안경사들이 배출되고 있으나 장시간 근무시간과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이직율이 높다.

-대기업, 외국 유명 메이커로부터 안경업계를 지키기 위한 방법은.

패션아이템으로 중요한 것이 선글라스인데 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백화점 등에 직영점을 운영하며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도수 없는 선글라스라 해도 실제 전혀 도수가 없는 선글라스는 없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글라스를 액세서리가게, 백화점, 인터넷 등에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국민들의 눈 건강을 고려한다면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안경사들이 관리하는 곳에서 선글라스 등이 판매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야 한다. 안경업의 발전 뿐 아니라 국민들의 눈 건강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안경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좋은 안경을 만들기 위한 방안은.
렌즈는 현재 대부분 플리스틱 소재로 기능이 다양하다. 적절한 렌즈의 색깔 선택으로도 시력을 높일 수 있고, 난독증을 고칠 수 있는 렌즈도 있다. 눈에 제대로 맞는 안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광학적 기기로 할 수 있는 검사를 모두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눈만 갖다 대면 안압이 측정되는 기계가 있는데, 안경사들은 쓸 수 없게 해 놓고 있다. 혈압의 경우 요즘은 공공장소에 있는 혈압기로 혈압을 쉽게 잴 수 있도록 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규제들을 풀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광학적 측정을 규제하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안과의사 나 안경사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안경사들의 타각 굴적 검사가 즉각 허용되도록 해야 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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