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의 안일과 무책임이 혼선 및 행정력 낭비 초래

지난 8월 8일 천안 지식경제공무원 교육원 1층 세미나실에서 지식경제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닷새 전날인 3일에 개최된 설명회에 이어 연거푸 비슷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각 자치구에서 올라온 공무원들은 지식경제부에 대해 “전국적으로 소송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 지경부는 엉뚱한 답변만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표준안을 내려보내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하지만 지식경제부는 “지자체마다 환경과 여건이 다르므로 표준안을 내려보낼 수 없다”며 반박했다. 이에 따라 여전히 각 자치구는 계속 혼선을 겪고 있다.

대기업들 “또 다시 제소할 것”

전국의 지자체들이 대기업 마트 의무휴업과 관련해 다시금 주민 의견수렴 설문조사, 유통업상생발전을 위한 토론회, 상생발전 계획 수립을 위한 조사 용역 발주 등 절차를 처음부터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이 지적한 의무휴업과 관련한 흠결사항을 반영하여 조례를 재개정한다 해도 여전히 소송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미 전주의 경우 조례를 재개정했으나, 이에 대해 또 다시 대기업들이 소송을 걸어놓은 상태다. 경기 지역 한 대기업 마트 관계자도 “일부 경기도 자치 단체들의 재개정안이 또 다시 문제를 노출하고 있어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공언했다.

정치권의 대기업에 대한 반발 기류

그렇다면 이 같은 혼선과 행정력 낭비가 애초 어디에서부터 비롯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선의 지자체 담당자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에서 처음부터 표준 조례안을 제공했다면 이런 혼선이 상당부분 해소됐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 관계자가 얘기하는 “각 지자체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표준안을 만들기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초점에서 벗어난 얘기”라고 단언하고 있다. 즉 이들은 유통산업발전법 12조의 2의 “각 자치단체장은 영업시간 제한을 명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여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엄밀히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규정은 각 자치단체장이 각 자치단체의 형편에 따라 의무휴업을 명하지 않을 수도 있고, 명할 경우 한 달에 하루나 이틀의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그에 준하는 조례안을 만들어 제공했다면 결코 그 표준조례안이 각 자치단체의 재량을 침해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경부는 처음부터 기본적인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아예 월 3~4일 의무휴업하도록 하자

한편 정치권에서는 근원적으로 이러한 혼선을 바로잡기 위한 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은 7월 3일 본 법에 아예 “대기업 마트들은 의무휴업일을 준수하여야 한다”라고 못을 박고, 단 각 자치단체의 여건에 따라 조례를 통해 예외적으로 이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아울러 김의원은 이 개정안에서 의무휴업일 수를 기존 월 1-2일 휴무에서 매주 휴무로 강화시키기도 했다. 한층 강화된 이 같은 개정안의 흐름은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을 비롯해 통합민주당 이용섭 의원, 이춘석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개정안 등 모두 10여 건의 개정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는 얄팍한 상혼을 굽히지 않고 있는 대기업 유통업체들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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