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조정제도 실효성 제고
“가맹점 법망 강화 … 심의 기간 중 사업 중단해야”

현행법상 골목상권에 대형마트가 들어서려는 경우, 기존의 지역 슈퍼 연합회 등은 대형마트 입점에 대해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사업조정제도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특히 힘업는 영세상인들을 상대로, 제도적 맹점을 악용하는 사례들이 빈번하다.
2007년과 2008년에 각각 3건에 지나지 않던 사업조정 신청 건수가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144건과 147건으로 증가하였고, 2011년 들어서도 127건이나 신청됐다.
그 가운데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관련된 사업조정 375건으로 전체의 75.6%를 차지하고 있어, 유통대기업의 일방적 시장횡포를 짐작할 수 있다.
올 들어서도 신청된 사업조정 78건 중 SSM과 관련된 신청은 44건이었다. 하지만 입법 취지도 무색하게, 사업조정심의회의 권고가 행해진 건수는 9건에 불과하며, 2011년 이후에는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사업조정제도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법)’에 근거한다. 대기업과 대기업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중소기업이 사업을 인수?개시 또는 확장함으로써 해당 업종의 중소기업 상당수가 공급하는 물품 또는 영역에 대한 수요의 감소를 초래하여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에 현저하게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 중소기업자 단체는 중소기업중앙회를 거쳐 중소기업청장에게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18대 국회는 2009년 1월 7일 상생법을 개정하여 사업조정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도입했다. 또한, 2010년 1월에도, 대기업이 사업을 인수·개시 또는 확장한 후라도 90일 이내에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새로이 마련하는 등 법을 개정해 사업조정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했다. 2010년 12월 7일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가맹점포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또 한 차례 법 개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그 실효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우선, 대기업이 운영하는 가맹점포에 대해서 보다 세밀한 법망이 갖춰져야 한다. 현행 상생법은 점포 개업에 드는 총 비용의 51% 이상을 대기업이 부담하는 경우에만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들은 온갖 편법을 동원하여 이 51%라는 규정을 악용한다. 대기업이 총비용의 51% 미만을 부담하여 가맹점을 개설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이를 직영점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사업조정제도를 회피한다. 조삼모사다.
중소기업청은 2011년 3월 ‘SSM 사업조정제도 시행지침’을 마련하여 총비용의 범위를 정하고, 가맹점사업자가 제출한 증빙자료를 토대로 사업조정 대상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하지만 비용 산정의 객관성 확보의 어려움이 있고, 51%라는 기준이 현실적인가라는 의구심도 떨칠 수 없다. 가맹점포에 대한 총비용과 가맹사업자 부담 비용 산정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이를 원초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먼저 개정 법률이 시행된 2010년 12월 7일 이후 직영점포 및 가맹점포 개점 현황을 분석하여 가맹점포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시킨 조치의 실질적 성과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51% 규정의 타당성도 재검토해야 한다. 또 가맹점으로 개점한 이후 직영점으로 전환하는 경우, 이를 의무적으로 신고토록 하는 등 관련 지침도 마련되어야 한다.
사업조정 심의 기간 중에도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하기 일쑤다. 대기업이 사업을 강행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시정지 권고의 이행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 규정상 중소기업청장은 조정심의회의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업은 그 사업을 일시 정지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이 이를 따르지 않은 경우, 그 권고대상이나 내용 등을 공표하는 외에는 제제 수단이 없다. 공표만으로 대기업의 사업 강행의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사업조정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이행명령을 발령할 수 있도록 하고, 이 이행명령마저 거부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징금을 정액제보다는 공정거래법의 경우처럼 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부과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 행위에 대해서는 매출액의 3%,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10%,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2% 한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
전통시장 협동조합 설립 및 임대료 지원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협동조합 설립이 거론되고 있다. 상인들의 자발적 출자를 통해 결성되는 협동조합은 상대적으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수익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기존의 상인회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수행하는 지원 사업의 수혜자로서 수동적인 측면이 강했다면, 협동조합은 이에서 더 나아가, 특산품 판매, 배달 서비스, 자체 브랜드 개발, 냉동창고 건립, 인터넷 쇼핑몰 운영 등과 같은 수익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상인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시장살리기에 매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같은 전통시장 협동조합이 출자금을 모아 시장 건물이나 점포를 매입하는 경우, 이에 대해 정부가 필요한 자금의 일부를 저금리로 융자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영세 시장 상인들로서는 높은 임대료가 항상 부담이다. 협동조합이 상인들의 출자금을 모아 시장건물이나 점포를 매입하게 되면 임대료 부담이 크게 덜어진다.
한편 전통시장 화재보험 가입도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전통시장은 구조적으로 화재에 취약하고, 화재보험 가입율도 저조한 편이다.
사실 전통시장 화재보험은 화재취약성을 이유로 보험회사들이 청약을 거부하거나,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상인들도 적극성을 갖고 대비하기를 주저한다.
화재보함 지원사업은 따로 법적 근거를 만들지 않더라도, 현재 ‘전통시장육성법’에 따라 시행하고 있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 사업’의 하나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뜰주유소 정책 논란
“대책없이 시행 … 기존 주유소 폐업 속출”

알뜰주유소가 700곳을 넘어섰다. 정부는 연내 1,000곳까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의 10%인 1300곳을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기존 영세주유소들은 경영난에 폐업이 속출하는가 하면, 알뜰주유소 정책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알뜰주유소 전환과정에서도 문제점이 곳곳에서 노정되고 있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유가 안정 등을 내세우며 기존 주유소들을 합리적으로 전환하고자 기획한 것이다.
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로부터 공동구매한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하고, 주유소 부대 서비스 등을 없애 주유비용을 크게 낮춘다는 전략이다. 2011년 12월 29일 경기도 용인 마평주유소가 알뜰주유소 1호점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기존 주유소의 반발이 심한데다 자영주유소가 얼마나 알뜰주유소로 전환할지 알 수 없어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알뜰주유소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 정책이 고유가문제와 정유 유통구조를 개선할 근본처방이며, 따라서 소비자 뿐만 아니라 주유소 사업주에게도 궁극적으로는 도움이 될 정책이라며, 알뜰주유소를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존 주유소 사업자들의 대부분은 이같은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정유 유통구조의 구조적 한계 탓에 알뜰주유소 정책만으로는 유가를 낮출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주유소 시장에 정부가 앞뒤 없이 개입해, 영세주유소 사업자만 퇴출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으로 정책 자체를 재검토 하든지, 기존 사업자들의 퇴출과정과 관련해 연착륙할 대안을 내놓든지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알뜰주유소 등장 등으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주유소가 크게 늘고 있다. 올들어 7월까지 폐업한 주유소 수는 174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124곳)보다 40% 증가했다. 폐업 주유소 수는 2008년 101곳, 2009년 109곳, 2010년 127곳 등으로 점차 늘다가, 지난해에는 205곳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매달 10곳에서 많게는 30여 곳의 주유소가 폐업 신청을 하고 있어 연말에는 30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주유소 폐업에는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 1월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간 알뜰주유소의 영향으로 가격 인하 경쟁이 더욱 격해지면서 폐업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는 말이다.
물론 여기에는 지방의 농협주유소도 가세했다. 지난 2010년부터 주유소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농협은 현재 자사브랜드로 400여 곳의 주유소가 영업 중이다. 농협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지방의 경우 자영주유소가 발붙이기 쉽지 않다.
농협주유소가 지역적 문제라면, 시장 과포화는 구조적 문제다. 급증하는 주유소 폐업은 시 장이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7월 기준으로 국내 주유소 수는 총 1만2852개로, 인구와 국토면적이 각각 1.5배인 영국보다도 4000여개가 많다. 업계에서는 인구와 국토면적을 고려한 적정 주유소 수를 7000~8000여개로 잡고 있다.

기름값 오히려 비싼 경우도
하지만 주유소 폐업 속출의 한가운데 알뜰주유소 정책이 더욱 깊게 자리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은 알뜰주유소의 유가가 반드시 싼 것만은 아니라고들 말한다.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 공급분을 의무적으로 50%이상 구입해야 하는데, 석유공사 공급가는 중부권과 남부권 등 권역별로 일괄적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원래 기름값이 싼 지역에서 영업하던 주유소의 경우, 오히려 알뜰주유소 전환 이전의 가격보다 비싸기도 하다.
석유공사의 공급가격이 이처럼 고착화돼 있는 것은, 석유공사 공급분이 대부분 정유사로부터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가격 결정권이 정유사에 있다 보니, 정유사가 고의적으로 석유공사보다 개별주유소에 더 낮은 가격에 기름을 공급해 알뜰주유소를 압박해도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는 말이다.
또 현재 정부는 알뜰주유소 숫자 늘리기에 급급하고, 전환 이후 사후 관리도 부실한 실정이다. 정기적인 품질간리나 시설물 점검 등은 외면한 채, 주유소 측에서 민원을 신청할 경우 겨우 해결에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구매 석유 물량의 50% 이상을 석유공사에서 구매하고 있는지, 인근 일반주유소에 비해 가격은 싸게 팔고 있는지 등, 규제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준비물없는 학교’ 정책 개선
문구업계 “공개입찰이나 상품권제 시행을”

“‘준비물없는 학교’ 정책 자체는 애들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칩시다. 그러나 학교의 준비물 구매를 특정 업체를 통해 일괄구매토록 하는 것은 형평성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규정만 내세워 한 업체에 다 몰아준다면 우리같은 영세 문구업자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입니까. 정부에서 이렇게 서민들의 생존 수단을 마구잡이로 짤라서야 되겠습니까.”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은 현재 전국 각 교육청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준비물 없는 학교’ 정책으로 영세 문구업체들의 폐업 등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조합이 발표한 ‘준비물 없는 학교정책으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서울시 교육청을 비롯한 전국 각 지방 교육청은 관내 초등학교 및 중학교를 대상으로 학습준비물을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무상지급액은 각 교육청별로 한 학생당 연 최저 2만원에서 최고 5만원에 이르러, 올해 전국 무상지원 예산규모는 총 836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문제는 일선 초등학교들이 이 무상지원금으로 학습준비물을 일괄구매하면서 발생했다. 일선학교들은 거의 전 품목을 교원단체인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자회사인 ‘교원나라’가 운영하는 ‘교육기관 전자조달 시스템(S2B, School to Business)’, 일명 ‘학교장터’를 통해 전자계약방식으로 일괄구매 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 역풍 문구업계 강타
사실상 학습준비물 구매 단일 창구가 된 교원나라의 ‘학교장터’는, 국내 21,000여 개 교육기관이 2,000만원 이하의 소액 예산이 소요되는 각종 공사와 용역 및 물품의 제조 및 구매를 입찰할 경우 이용하도록 한 교육기관 지정 정보처리 창구로, 지난해 6월 15일 지정된 행정안전부 고시에 의거해 시행되고 있다.
현재 S2B 사이트에 공급업체로 등록 가능한 분야는 문구를 비롯해 생활, 전기, 전자, IT기자재, 건축, 인테리어, 설계, 차량, 관리용역대행 등이 있다. 그런데 학습준비물이 S2B를 통해 일괄구매되는 바람에 그 역풍이 고스란히 문구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또 준비물 일괄구매 시, 문구 제조 유통업체들이 S2B 시스템을 통해 납품할 경우 업체 선정은 최저가 입찰로 결정되기 때문에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납품하거나 저가의 중국산 제품을 납품할 우려도 다분하다.
조합은 업계의 어려움과 정책의 맹점을 동시에 보완하고자 ‘문구상품권’제 시행을 제안한다. 학습준비물 지원금을 학용품 구매카드 형태로 학생 개개인에게 지급하여 문구점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준비물 없는 학교’ 정책 취지나 영세 문구업체 보호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더욱 합리적이고 적절한 방법이라는 게 조합의 생각이다.
현재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기존의 ‘문화상품권’을 나눠주고 있는데, 학생들은 이를 갖고 문구 대신 게임이나 영화를 구매하고 있다. 조합이 발행하고 학교에서 구매하는 문구상품권으로 문화상품권을 대체해 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해 해를 거듭할수록 학생 수가 감소하여 문구점도 덩달아 운영이 어렵거나 대거 문을 닫았다. 초등학생 수는 1991년 475만 9,000여 명에서 2011년 313만 2,000여 명으로 20년 새 43.2%나 줄었다.
또 전국 문구점도 1999년 2만 6,986곳에서 2009년 1만 7,893곳으로 10년새 33%가 감소했다. 문구도소매업계의 전체 매출액과 종사자수가 이에 비례해 줄어든 것은 불문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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