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과제 1 = 등록 대상 대형점포 기준 낮춰야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은 매장면적 3,000㎡ 이상의 점포(대형마트)를 개설하는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하도록 정하고 있고, 그 미만의 점포(SSM)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등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유로운 개설이 가능하다. 단, SSM이 전통시장의 경계로부터 1km 이내에 들어서는 경우에는 등록을 필요로 한다.

지난 5월 24일 열린 ‘중소상인살리기 전국 네트워크 워크숍’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양창영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유통법은 등록대상 점포를 매장면적 3,000㎡(약 910평)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외의 대규모 소매점포에 관한 제한입법과 비교하더라도 너무 넓게 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는 1,000㎡(약 303평) 초과 점포, 프랑스는 1,000㎡ 이상의 유통점, 독일의 경우는 1,200㎡ (약 364평)이상의 대규모 유통점의 경우 개설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양 변호사는 “현재 유통법은 대규모점포와 전통상업보존구역 내의 준대규모점포의 개설 등을 등록제로 규정하고 있으나, 대규모점포 등의 개설은 교통혼잡, 소음 등 주변 생활환경에 지장과 변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개설지역 중소상인의 생존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허가제로 전환하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허가요건과 관련해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제36조 제2항 및 시행령 제30조에서 정한 용도지역 중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에는 개설허가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위와 같은 지역과 근접한 곳에 개설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개설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위와 같은 허가요건 외에 개설을 하고자 하는 대규모점포 등은 주민설명회와 주민의 이의제기 과정을 사전에 거치도록 함으로써 이른바 ‘기습입점’으로 인한 분쟁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개정과제 2 = 일요일 및 공휴일, 원칙적으로 휴업토록

양 변호사는 “현행 유통법은 대규모점포 등의 영업시간 제한은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로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은 매월 2일간 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것마저 대규모점포 등은 반발하고 있으나 기왕 도입된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제가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점포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제의 당위성으로 “중소상인 보호의 필요성 뿐 아니라 ㉠ 대형마트 및 SSM의 업체종사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저해할 우려, ㉡ 근로자의 상당수가 비정규직 여성이기 때문에 이를 국가가 방치하는 경우 헌법 제36조 제2항이 정하는 모성보호를 위한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결과가 되며, ㉢ 야간 영업의 특성 상 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안전확보 ㉣ 주거지역에 근접한 점포는 심야영업에 따른 야간소음의 문제, ㉤ 에너지 과소비의 문제에서 기인한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규모점포등의 영업시간을 원칙적으로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로 제한하고, 의무휴업일 지정제와 관련해서는 월 2회가 아니라 일요일 및 공휴일에도 원칙적으로 휴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똑 같은 대기업 마트인데도 쇼핑센터에 입점한 매장과 농산물 판매 비율이 전체 매출의 51%를 넘는 매장에 대해 동규정 적용을 배제한 규정에 대해서도 개정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하게 주장했다.

개정과제 3 = 개인 운영 중형 점포도 규제해야

이번 워크숍에서 중소상인살리기 전국네트워크 신규철 집행위원장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준 대규모 점포 뿐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일반 준대규모점포’ 개념을 신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대기업 SSM이 사업조정으로 출점을 포기한 점포에 중소유통 중에서 중대형매장을 소유하고 있는 자영업자가 그 자리에 다시 출점함으로써 인근 소형슈퍼마켓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가 조례를 통해 중소자영업자가 운영하는 500평방미터 이상의 점포를 ‘일반 준대규모점포’를 규정하여 등록과 제한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기청의 중소소매 유통체계 개선계획 자료에 따르면, 현재 수퍼마켓을 면적분포로 보면 50평방미터 미만(55%), 50~100평방미터(28%), 100~300평방미터(13%), 300평방미터 이상(4%)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신 위원장은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300평방미터 이상의 중대형 수퍼마켓에 대해서는 중소유통 간 상생협력을 위해 등록제와 일정한 등록요건의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신 위원장은 “대규모 점포 등의 상생협력 사업계획서에 골목상권 피해와 관련한 계획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상업보존구역은 유통법으로 규제하고 그 밖의 지역은 상생법으로 규제한다는 법 취지이므로, 전통상업보존구역 안의 골목상권 권리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전통시장 피해만 대상으로 삼아 상생협력계획서를 작성하고 협의도 전통시장하고만 하도록 조례가 제정되어 골목상권 권리가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정과제 4 = 일몰 기간 폐지해야

신 위원장은 유통법 상 보호해야 할 전통상점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중기청장 고시로 보호해야 할 전통상가 대상은 총 39개이다. 그런데 중기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4,640개의 상점가 영역 중 유통산업발전법의 기준을 충족하는 상점가는 4,328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 위원장은 “따라서 지자체에 등록된 상점가 188개를 전통상점가로 확대 지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대규모 점포 등이 두 개 자치구에 인접한 경우의 처리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앞으로는 현재 시군구 행정구역 단위를 기준으로 전통상업보존구역이 설정돼 있는 것을 예외적인 경우 인접 시군의 전통상업보존구역과의 유격 거리도 반영해야 한다고 봤다. 또 그는 “일몰규정의 폐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일몰 기간을 법 시행 후 3년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유통법의 적용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대규모 점포와의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재래시장과 영세 점포들이 대규모 점포등과 대등한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것은 근원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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