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원대책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상가건물 임대료 상한선이 9%에서 5%로 인하된다.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은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및 경영상 비용부담 완화,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 경영여건 개선 및 경쟁력 강화 지원 등 76가지 세부대책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소상공인들은 이같은 정부의 지원대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76가지 지원대책 중에서 영세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체감효과가 큰 핵심 방안들의 진척 정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같은 정책 입안 과정을 총괄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김병근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인터뷰에서 76가지 지원대책 중 34가지의 대책 시행을 이미 완료했고, 나머지는 올해 안에 모두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확대

“비싸고 불합리한 카드수수료 바로잡을 것”

지난해 8월부터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이 늘어났다. 영세가맹점(수수료율 0.8%)의 선정 기준이 연 매출액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수수료율 1.3%)은 3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각각 확대되었다. 2∼3억원 구간에는 약 18만 8000개의 가맹점이, 3∼5억원 구간에는 약 26만 7000개의 가맹점이 분포해 있다.

금융당국은 영세·중소 가맹점 전체로 연간 3500억원 내외, 한 업체당 80만원 내외의 수수료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좀 더 상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카드수수료가 추가 인하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카드사들의 시중 자금조달 금리는 연 2% 이하인데 비해 카드수수료는 너무 비싸게 책정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근원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영세가맹점 우대 수수료율 0.8%를 연 단위로 계산하면 17.6%가 된다. 이처럼 비싼 카드수수료를 카드 소유자가 아닌 소상공인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도 불합리하다.

정부는 올해 12월까지 수수료 원가 재산정, 불합리한 제도에 대한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카드수수료 종합 개편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 임대료 상한선 9%에서 5%로 인하

상가임대차 환상보증금 상향…1월부터 시행

올해부터 상가건물 임대료 인상률 상한이 현행 9%에서 5%로 낮아져 임차인의 부담이 줄어든다. 또 인상 제한 조치를 적용받는 대상도 전체 임차인의 95% 수준으로 늘어난다.

법무부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에 안정적인 임차 환경을 조성하고 상가임대차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지난해 12월 21일 밝혔다. 법무부는 20일의 입법예고 기간을 거친 뒤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올해 1월 중에 개정령을 시행할 예정이다.

상가임대료 인상률 상한은 2002년 12%로 정해졌다가 2008년 9%로 낮아진 이래 변동이 없었다. 개정안은 상가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을 현행 9%에서 5%로 낮추었다. 법무부는 물가상승률과 임대차 시장동향, 전반적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변경된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은 새로 맺는 계약뿐만 아니라 존속 중인 임대차 계약에도 적용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범위를 정하는 환산보증금 액수도 인상했다. 환산보증금은 보증금에 월세 환산액(월세×100)을 더한 금액이다.

서울은 지금까지 환산보증금 4억원까지만 보호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기준액이 올라가면 6억 1000만원까지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 인천·의정부·성남 등 과밀억제권역은 기준액이 3억원→5억원, 광역시와 경기도 안산·용인·김포·광주는 2억 4000만원→3억 9000만원, 그 밖의 지역은 1억 8000만원에서 2억 7000만원으로 올라간다. 법무부는 상가임대차 계약의 94~95%가 법적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현행 5년인 상가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기간을 10년으로 늘리는 방안과 재건축 등으로 철거되는 상가에 퇴거보상제와 우선임차권을 도입하는 방안 등도 추진하고 있다.

■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 실효성 높여

독립된 자율심의기구가 이행강제금 부과 등 결정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을 위한 ‘생계형 적합업종제도’가 도입되고, 적합업종 지정․해제와 이행강제금 부과 등 주요 결정을 내리는 자율심의기구가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안’ 개정안을 마련해 2018년 첫 임시국회 통과를 목표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은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생계에 영향을 미치는 업종을 지정해 대기업의 진출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동반성장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달리 대기업이 위반할 경우에는 시정명령과 벌칙, 이행강제금 등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실효성을 높였다.

현재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동반성장위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보호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정부는 적합업종 심의기구는 현행 게임물관리위원회처럼 상급 정부기관을 법률에 명기하지 않은 채 독립자율규제기관으로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또 의결기관인 심의위원회는 관련 분야의 민간전문가들로만 구성하기로 했다. 동반성장위에는 심의위원회의 간사 선임권과 적합업종 추천권을 부여했다.

■ 대규모점포 입지 및 영업제한 규제

상업보호구역 신설…신규출점 금지

산업부는 대규모점포에 대한 입지 및 영업제한 규제를 강화하고, 상권영향평가 등 등록제도도 객관성과 투명성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현행 전통상업보존구역과 일반구역으로 구분되던 체제를, 상업보호구역, 상업진흥구역, 일반구역 등으로 세분화해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입지제한이 가능하도록 추진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상업보호구역에는 대규모점포의 신규출점이 금지되고, 복합쇼핑몰도 대규모점포에 준하는 규제를 받게 된다.

새롭게 도입되는 상업보호구역은 전통상업보존구역(전통시장 중심 1km 반경) 대상지역과 거리제한(3km)을 폐지하여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거리상권도 보호할 수 있다.

상업보호구역 등 새로운 규제체제는 지자체가 다양한 유통환경과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거쳐 조례를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 복합쇼핑몰 영업제한 등을 포함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되어 있다”며 “이 같은 내용들을 반영한 법안을 마련하여 소상공인 및 골목상권을 보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완화를 위해 조속히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어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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