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상공인 외상보증기금 지원해야

사회생활이나 경제활동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이라고들 한다. 이는 모든 금융활동이 경제생활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니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신용사회로 가고 있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고, 기업 간 상품대금 결제에는 B2B결제가 많이 정착이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서민경제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슈퍼마켓에 상품을 공급하는 도매시장에는 아직도 외상거래가 많이 있다. 공산품과 양곡 등 구매대금은 짧게는 1주일, 길게는 30일 이상 외상을 하기도 한
다. 우리나라 속담에 “외상이라면 양잿물도 마신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말들이 있지만 도매시장에 외상거래가 많다는 것은 속담처럼 어물어물 넘어갈 일이 아니다. 도매 시장의 외상거래는 유통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슈퍼와 도매상간 외상거래 실태
동네슈퍼마켓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상품구매를 외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2009년 슈퍼마켓 매출액이 22조원에 달한다. 슈퍼마켓에 상품을 공급하는 금액의 50%정도 외상거래를 하고 있으므로 대략 월 1조원 가까이 도매업자들은 금융비용을 부담하면서 슈퍼마켓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당연히 상품공급가는 높아지고 추가적으로 외상거래대금 부도위험 때문에 도매업자들의 상품공급가는 더 상승하게 된다.

외상 거래로 인한 도매시장 유통구조의 악순환이 심각하다. 보통 슈퍼마켓은 상품구매의 50% 이상을 무담보로 최장 30일이상 외상거래를 하고 있으며 이는 오랜 기간 동안 관습화되어 있다. 이럴 경우 슈퍼마켓에 상품을 납품하는 도매업자는 슈퍼마켓의 상품조달자금을 외상거래로 지원하고 있어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부도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
도매업자가 외상거래를 무한정 늘려주지 않아 슈퍼마켓점주는 외상으로 상품을 더 공급받기 위해 상품 공급 도매업체 수를 늘리게 된다. 이로 인해 10개~20개 내외의 공급선을 갖추는 것이 정상인데 외상거래를 위해 보통 30개~60개 도매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상품구매력이 분산되어 상품구매원가는 상승하게 되고, 이는 슈퍼마켓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원인이 된다.

외상거래 유통혁신 가로막아
슈퍼마켓에 상품을 공급하는 도매시장의 외상거래가 관습화되어 있어 신규도매업자는 경쟁시장체계에서 외상거래를 하지 않으면 시장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외상거래가 일반화되어 있어 도매업자는 현금거래를 하는 것이 힘들게 되어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소매업자 부도가 나게 되면 도매업자 부도로 직결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 수록 유통시장 경쟁력은 열악해지고 있다.
현재 슈퍼마켓에 상품을 공급하는 대리점이 소규모이고 경영상황이 열악한 큰 이유중에 하나가 상품공급대금 수금업무에 대한 비용과다와 금융비용 그리고 부도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외상거래로
인한 비용이 줄어든다면 상품원가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현재 중소기업청에서 야심차게 나들가게 사업을 2년 째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정부의 대표적인 서민경제정책이 “나들가게”사업이며 이는 어느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나들가게”사업을 추진하면서
간과되는 것이 있다. “ 나들가게” 사업을 통하여 동네슈퍼 지원체계가 구축되더라도 지금 만연되고 있는 외상거래를 끝낼 수 있는 제도가 보완되지 않는다면 현재 동네슈퍼에 납품하고 있는 외상 거래처를 변경하기 어려워 사실상 “나들가게” 공동 구매사업의 실효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아무리 상품가격이 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현재 외상으로 공급하는 도매업체와의 거래를 단절할 수 있는 자금력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상품구매 거래처를 “나들가게” 공동구매상품으로 바꾸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 할 수 있다.
유통구조를 혁신하고자 한다면 외상거래 를 당연시하는 상거래 관행 개선이 최우선적인 과제이며 현실적인 상품구매자금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

외상거래 보증제 효과 없다.
현재 은행이나 보증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는 외상거래 보증제도는 위와 같이 여러 종류가 있다. 이런 여러 외상거래보증제도는 상품공급 업자에게 매출채권 부도리스크를 줄이고 자금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상품들 중에 매출채권보험이나 이행보증보험은 매출채권 부도리스크를 줄여주는 기능에 한정되어 있는 반면에 구매론/구매카드는 매출채권부도리스크를 줄여주고 상품공급대금을 바로 받을 수
있어 운영자금조달비용도 줄일 수 있다.

구매론/구매카드의 효과
● 구매기업 ( 슈퍼마켓 )에 주는 효과
- 구매대금으로 30일 여신을 이용할 수 있음
- 어음발행을 줄여서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
- 수표 이용에 따른 부도 위험이 없음
- 전자상거래를 통한 구매금액의 0.5%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음 (조세특례법 7조의 2 )
● 판매기업 (체인본부, 대리점 등)에 주는 효과
- 매출채권의 안정적 회수가 가능하고, 외상매출채권 감소
- 채권관리비용(외상매출대금 회수 비용 등) 절감
- 상품을 공급하는 즉시 매출채권을 현금화할 수 있음
- 우량거래처 선점 및 부도리스크 감소로 매출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신용보증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 사항
신용보증제도 정착을 위하여 무엇보다 절 실한 것이 정부의 주도적인 지원과 제도정비이다.
먼저 정부는 구매자금전자결제(B2B)제도 이용에 대한 세제지원 방안을 정비해야 한 다. 현재 조 세특례조한법 제 7조 2 에 따라 구매론(구매카드) 등 전자결제 매출액의 0.5%를 소득세의 10%한도 내에서 공제하고 있으나 이는 현실적인 혜택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공제한도 확대를 시행해야 한다.
둘째, 소상공인 외상거래보증제도 지원 기금 조성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신용보증재단에 정부가 출연을 하여 소상공인이 구매론/구매카드를 통하여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
원하여야 한다.
셋째, 구매론/구매카드 활성화를 위하여 정부가 주도적으로 외상매출채권 신용보증제도 도입을 추진하여야 한다. 수 십년동안의 외상거래 관행과 우월적 관계를 이용하여 외상거래를 강요하는 구매자들이 의식전환을 해 소매업자와 도매업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과거 주류거래에 있어서 주류카드를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국세청의 지침과 같은 선례와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을 하지 않을 경우 할증수수료를 부과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인 관습을 바꾸기 위한 정부의 규제와 지원이 절실하다. 또 한 “ 나들가게” 사업에 참여한 슈퍼마켓의 운영 자금은 구매론을 통한 지원으로 제한하면 “나들가게”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인 동네 슈퍼들의 경쟁력 확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소상공인신문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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