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정보검색의 혁신을 가져와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회사는 정보검색만으로 수십조원의 가치를 만들어 냈으며 국내에서도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검색 포털회사의 성장은 기염을 토해내며 주위의 부러움을 한 번에 가져갔다. 이런 정보검색시장이 확대됨으로 제일 먼저 주목을 받았던 시장은 바로 온라인 쇼핑몰이다.
TV프로그램에선 인간이 인터넷만으로 바깥세상과 단절되어도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하듯 앞 다퉈 새로운 인간형을 제시했으며, 그 때만 해도 신기하게 보았던 인터넷을 통한 생활필수품을 비롯한 제품구매는 이제 너무도 당연한 생활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이제 온라인 유통이 자리 잡은 지 10여년이 지났다. 우리가 과연 온라인을 잘 이용하고 있는지 가늠해 볼 시점인 것이다.
착한가격 vs 착한소비
기업의 목적은 흔히 이윤추구에 있다고 한다. 그것이 불법과 비윤리적이 아니라는 범위에서다. 그런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기업은 투자를 하고 기술개발을 하며 친절을 부르짖고 최고의 애프터서비스를 지향한다고 홍보한다. 그리고 발전한다. 그러나 인터넷 비즈니스는 다르다. 무기는 오직 ‘가격’, 가격뿐이다.
각종 검색사이트와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각 도소매 온라인 상점들의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을 비교하여 최저가를 찾아 주고 이를 포털사이트를 통해 구매자들은 손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최저가격구매’을 제품구매의 척도로 생각하게 하였고 이를 만족시키지 못한 판매자는 낙오되는 유통구조로 급속하게 변화시켰다.
착한가격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게 되었으며, 최저가격으로 구매하지 못하는 것은 사회악이요, 바보인 것이며 그런 착한가격(최저가)을 제시 못하는 기업이나 상인은 무능하거나 욕심 많은 악덕 기업으로 오인받기 일쑤다.
어느 대형마트에서 판촉을 위해 통큰치킨이란 것으로 세간에 화제를 모았을 때 치킨을 5000원에 못 파는 주변 소상공인들이 악덕 상인의 오해를 풀기 위해 원가를 공개해야 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지면서 최저가 구매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온라인 판매자들이 최저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불법과 편법으로..
착한가격을 만들기 위한 레시피
우리도 착한가격을 만들어 보자. 나만 잘 살기 위해...
1. 부가세 빼기
우선 할인 폭이 제일 큰 부가세를 제외하는 기술이다. 우리나라에선 부가세별도 표시를 허용하고 있어서 써먹기 아주 좋은 기술이다. 가격에서 부가세를 빼고 온라인에 올려놓으면 10%는 그냥 내려간다. 만약에 소비자가 세금계산서나 현금영수증을 요구하면, 부가세별도 가격이라고 우기고 부가세를 추가로 받아내면 된다. 그런게 어딨냐고 따지고 표시된 가격으로 달라고 하면 “원래 이렇게 하면 안되는데~” 하면서 대포통장번호를 알려주고 여기로 입금하면 판매를 하겠다고 하면서 부가세를 누락시키고 판매하면 착한가격을 만들 수 있다.
2. 배송비 부풀리기
제품가의 일부를 배송비로 전가시켜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이다. 보통 택배가 2~3000원 정도 하는데 8~9천원으로 배송비를 책정하여 최저가격만 보고 달려든 소비자에게 5~6천원은 속일 수 있다. 2000원짜리 저가불량제품을 경품에 당첨되었다고 유인해 배송비는 당첨자 부담이라며 배송비 8000원을 받고 상품을 공짜로 주는 척 하면 이익 4000원 생긴다.
3. 품절 기술
착한가격을 보고 오신 착한 손님은 품절로 다스려서 마진이 좋은 다른 물건으로 대체 판매하는 기술이다. 재고가 있지도 않은 물건을 최저가격으로 올려놓고 호객을 한 뒤, 주문이 들어오면 다른 물건으로 대체하여 판매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여 많은 상품을 올려놓으면 전화통에 불이 난다.
4. 철판 기술
제품은 있으되 일단 가격만 최저가격으로 올려놓고 호객한 뒤, 주문을 하면 가격이 올랐다고 하면서 인상시켜 판매하는 기술이다. 항의를 하거나 말거나 얼굴에 철판 깔고, 어차피 얼굴보고 장사하는 거 아니니까 맞을 일도 없다.
5. 오픈마켓 쿠폰이용하기
옥션이나 지마켓 같은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판매자에게 광고나 이벤트 참여를 강요하여 얻은 이익을 기반으로 자사 오픈마켓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해 할인 쿠폰을 남발하고 있다. 광고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최저가를 위해서 그 정도쯤이야!
앞서 제시한 방법들을 적절히 이용하면 ‘최저가격’을 만들 수 있고, 소비자들은 착한가격이라고 부르고 우리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한 가지 염려할 것은 그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정상적으로 판매하는 대리점으로 부터 엄청난 항의와 단가 인하요구를 받을 것이며, 이는 마진축소와 거래단절로 이어져 회사는 결국 부도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런 회사에 혹시 우리 아들, 딸 또는 아버지가 일하고 계신 건 아닐까.
외눈박이 공정위
지난 6월25일 공정위는 필립스의 가격통제에 대해 15억1천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실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온갖 최저가 기술을 구사하며 오픈마켓에 제품을 저가로 판매한 것이 문제의 시발이다. 백화점, 할인마트 등에 입점해서 판매하는 대리점들은 각종 수수료와 인건비를 감안해서 40%이상의 마진보장이 필요한데 어느 대리점이 오픈마켓에서 50%이상 할인해서 팔았다고 한다. 당연히 다른 판매점에서는 구매자의 항의와 반품사례가 줄을 잇고 이를 시정해달라는 요구가 대리점으로부터 빗발치게 되자 필립스는 해당 대리점에 출고를 정지했던 것이다.
공정위에 말하고 싶다. 기업이 가격을 담합하여 소비자들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을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생태계를 파멸로 이끄는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부당한 온라인 최저가격 또한 근절시켜야 한다는 것을.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2011년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규모는 39조 4천원으로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을 넘어섰다고 한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대형마트나 SSM등 유통대기업들과의 경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많은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온라인 가격의 왜곡으로 기업의 부실화와 소상공인의 빈곤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을 관계부처는 인식하고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결론적으로 말 하고 싶다.
공정위에 말하고 싶다.
기업이 가격을 담합하여 소비자들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을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생태계를 파멸로 이끄는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부당한 온라인 최저가격 또한 근절시켜야 한다는 것을.
정부에 건의하는 온라인 가격 현실화 방안
1. 온라인을 통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물품이나 용역의 소비자 가격의 표시는 부가세 포함을 원칙으로 한다. 단, 기업 간 거래는 허용 (소비자가 부가세별도표시 불법화)
2. 온라인을 통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물품이나 용역은 배송비, 설치인건비등 기본적인 비용을 합친 최종 인도가격으로 표시한다. (가변적인 재료비등은 제외)
3. 품절상품의 가격은 표시하지 않는다.
4. 허위가격 기재시 과태료 부과
5. 제조사 및 수입사의 원가 입증 시, 원가이하 판매의 판매금지 가처분제도 도입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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