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골프시즌을 맞아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이 크게 늘고 있다.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대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골퍼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골프는 직접 라운딩을 즐기는 체험형 스포츠지만 TV를 시청하거나 혹은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을 찾아 갤러리로 참석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골프와 관련해 유난히 맛을 강조하곤 한다. 승부나 스코어에 무관하게 짜릿하고 만족한 샷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골퍼의 손맛은 미식가들이 혀끝으로 느끼는 달콤함이나 강태공이 낚싯대로 느끼는 짜릿한 맛과 일맥상통한다.

얼마 전 알파고와 이세돌이 겨뤘던 바둑도 돌 하나를 반상위에 내려놓을 때 손가락 끝 맛을 느끼듯 골프를 하면서도 드라이버샷이 멋지게 날아가면 손에 전달되는 헤드의 맛을 온몸으로 느낄수 있다. 아이언샷이 홀컵 언저리에 붙거나 퍼팅한 볼이 홀컵에 빨려 들어가면 희열을 느끼면서 골프의 맛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그 맛으로 또 골프장을 찾곤 하는 운동인지 모르겠다.

살다보면 내 흥에 지쳐 본의 아니게 상대에게 결례를 할 때가 있듯 골프도 하다보면 맛과 멋에 빠져 동반자에게 즐거움을 주기는커녕 기쁜 마음을 싹 가시게 만들 수도 있다.

골프를 하면서 멋을 생각하면 의상을 계절에 맞게 예쁘게 입는 것도 멋이요 골프 스윙을 정석폼으로 간결하게 하는 것도 멋이다.

골프룰을 지켜가면서 좋은 얘기거리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름다운 멋이라 할 수 있다.

간혹 버디를 했거나 이글을 했거나 홀인원을 했을 때 또는 중요한 대회에서 우승을 했거나 그 뒤 모습이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조금 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계적 프로 선수 타이거우즈의 세레머니는 젊음이 넘친 사나이다운 사나이의 승자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래서 팬이 줄줄이 따라다닌 것이 아닌가 싶다.

또 얼마 전 싱가폴에서 열린 LPGA HSBC 위민스 챔피언스대회에서 장하나가 우승을 했을때 장하나의 멋진 세레머니도 골프 팬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듬뿍 안겨줬고 오래도록 회자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겨루기를 할 때는 항상 멋지고 위대한 승리 뒤엔 필연적으로 애석해하는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옛적에 공자의 제자가 친히 모셔야 할 분을 모시고 활을 쏘면서 어떻게 해야 예의를 갖출 수 있느냐고 여쭤보는 대목이 나온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의상도 격에 맞춰야 할 뿐 아니라 활 쏘러 올라갈 때 읍을 하고 쏘고 나서 내려와서도 공손히 읍 함으로써 예의를 갖출 수 있느니라” 하셨다.

즐기기 위해 가까운 친지들과 소중하고 귀한 시간을 내 필드에서 라운딩을 할 때 맛과 멋도 중요하지만 맛에 취해 멋 부리다 동반자에게 언짢은 마음을 주지는 안 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골프에서 동반자를 먼저 배려하고, 즐기면 보다 가치있는 라운딩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박옥식 만국체인 회장
(출처:샘물출판 / blog.daum.net/bogoka)

소상공인신문  webmaster@sbnews.or.kr

<저작권자 © 소상공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