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구도 당분간 이어질 듯
공천 잡음으로 얼룩진 4·13총선이 더불어민주당 123석(비례 13석), 새누리당 122석(비례 17석), 국민의당 38석(비례 13석), 정의당 2석(비례 4석), 무소속 11석 등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로 막을 내렸다. 새누리 대표를 비롯한 중진 의원들은 총선 참패에 대해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고 잇따라 밝혔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선거참패를 두고서 친박과 비박의 ‘네탓’ 공방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새누리는 아직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4월 26일 당선자워크숍까지 개최하는 등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나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원내 1당에 오른 더불어민주는 “국민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의 경제실패 책임을 준엄하게 심판했다”라면서도, 호남권 참패에 대해선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와중에도, 더불어민주는 20대 국회에서 이미 통과됐거나 논의 중인 법안에 대해선 원점부터 재검토할 것이라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국민의당은 20대 국회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물론, 캐스팅보트까지 행사할 수 있는 막대한 권한까지 거머쥐게 됐다. 3당으로서 체면을 세운 셈이다. 한편 정의당은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국민이 투표로 정부와 새누리당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했다”라며 짧게 논평했다. 정의당은 20대 국회에서도 ‘정의로운 대한민국 살리기’ 기조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안타까운 ‘국회입성 실패’
특히 각 당은 이번 선거를 준비하면서 소상공인 관련 정책공약을 대거 쏟아냈지만, 20대 국회에서 당론으로 모아지거나 실제 정부의 정책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바로 19대 국회에서, 소상공인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온 여야 의원들 중 상당수가 국회 입성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정의당 김제남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전순옥 의원이 20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 것은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일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제남 의원은 서울 은평구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 강병원 후보와의 단일화에 합의하고 사퇴했다. 이 지역에선, 정치신인 강 후보가 5선의 무소속 이재오 후보를 이기는 기염을 토했지만, 김 의원과의 단일화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제남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 전부개정법률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발의했다. 김 의원 보좌관은 “20대 국회에서 소상공인 관련 정책을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했다. 그는 김 의원의 향후 행보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짧게 말했다. 

비례대표 1번으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전순옥 의원은 소공인들의 대모로 통할 정도로 의정활동 내내 전국 각지에 있는 소공인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이들로부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까지 경청다. 그 결과, 2014년 말 ‘도시형소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는 등, 전 의원은 국내 패션봉제 산업발전에 기여한 유일한 의원으로 남아있다.

이 밖에도, 전 의원은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발의했다. 안타깝게도, 비례대표 공천탈락으로 전 의원의 모습을 20대 국회에선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위원회 소속 초선들 ‘약진’
한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을들의 눈물을 닦아주었던 김기식·은수미·장하나·배재정 의원도 20대 국회 입성이 좌절됐다. 김기식 의원은 서울 강북갑 후보경선에서, 장하나 의원은 노원갑 후보경선에서 각각 탈락했으며, 은수미 의원은 경기 성남중원에서, 배재정 의원은 부산 사상구에서 각각 낙선했다. 이밖에도, 을지로위원회 소속의 상당수 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초대 위원장으로 3선에 성공한 우원식 의원을 비롯해 재선에 성공한 남인순·서영교·유은혜·이학영·진선미·홍익표 의원 등이 20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을지로위원회는 비록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지만,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의 역할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초정대상’ 중 9명이 금뱃지
소상공인 관련 정책과 제도 만들기에 앞장서온 여야 의원들이 4·13총선에서 대거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주관하는 ‘2016 초정대상 수상자’ 11명 의원 중 9명이 금뱃지를 달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된 김제남·전순옥 의원을 제외한, 새누리당 김성태·김학용·이현재·홍일표 의원, 더불어민주당 안규백·이언주·이원욱·이찬열·홍영표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초정대상은 조선 후기 실학자 중 상공업 장려를 가장 강조했던 초정 박제가의 호를 따서 만든 것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법과 제도 마련을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의원들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특히 올해 초정대상 수상자는 9명의 자문·고문단의 엄정한 평가와 함께, 소상공인 2만 20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선발됐다.
김영욱 기자

김영욱 기자  webmaster@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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