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광고인이다
광주 무등세이프티엠디 나전주 대표

광주광역시 무등세이프티엠디 나전주 대표는 인쇄 쪽 일을 하다가 아이엠에프(IMF) 때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옥외광고업을 시작했다. 10년 이상 일하면서 미수금이 1억 원 이상 쌓였는데 아이엠에프가 터지면서 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다른 길을 모색한 것이다. 그때 눈에 확 들어온 것이 광고였다.

“책에서 답을 찾다”

그렇게 광고업에 뛰어든 나전주 대표는 관공서 관련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인연을 맺은 담당 공무원들이 계속 신뢰해주고 소개해주어서 지금은 관공서 일과 공단 일만 하고 있다. 수금 걱정 안 해도 되고 저가도 아니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십 몇 년 동안에 책을 몇 백 권 읽었어요.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사회적 위치가 있는 분들이잖아요. 그분들을 상대하려면 은연중에 뭐든지 배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인문학, 고전, 자기개발서, 세계 명작 등을 한꺼번에 10권씩 사서 읽었는데 어떤 책은 7번도 읽었어요. 저는 책에서 답을 찾은 거 같아요.” 그뿐만 아니라 산업디자인 공부를 하고 싶어서 7년 전에 광주대학에 입학했다. 3년 휴학해하고 올해 4학년이 되었는데 다른 학생들이 그 비결을 물어볼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유지해오고 있다. 

모든 것을 열심히 하는 나전주 대표는 이해력과 응용력도 뛰어나서 광주옥외광고협회의 이상전 사무처장한테 하루 배우고 다음 날 옥외광고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다. “저는 도면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그린 것을 그냥 외워버렸어요. 원래 한 과목만 공부하고 시험 보러 갔어요. 근데 제가 머리로 이해하는 건 빠른 편이에요. 나머지 과목은 다 연관된 거라 유추하면 답이 나오더라구요.”

“노력하고 또 노력해”

나전주 대표가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일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면 어떤 때는 현장을 30번도 넘게 갔다 와서 어떻게 만들지 어떻게 작업할지 구상해요. 현장에 가서 물어보고 또 가고 또 가고 해서 일을 배웠어요. 그렇게 일을 했어요. 한 10년이 되고 보니까 사람들이 제가 어떻게 일하는지 잘 알잖아요. 그래서 저를 믿고 일을 줘요.” 

나전주 대표는 일이든 생활이든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있으면 스스로 채워넣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한다.  

10년 전에 사회를 볼 일이 있었다. 그런데 공개적인 자리에서 무슨 말을 시키면 잘 하지를 못했다. 그러니 사회를 보면서 사람 소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바로 스피치 학원에 갔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했다. 못해도 계속 했다. 이렇게 노력한 덕분에 처음에는 부담스럽게 받아들였던 사회를 매끄럽게 볼 수 있었다.     

나전주 대표는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 돈을 벌 수 있는 기틀도 마련된다고 보고 있다.  

“저는 단시간에 돈을 벌려고 하지 않아요. 꾸준히 하다 보면, 내가 준비를 하고 있으면 뜻하지 않게 돈을 버는 경우들이 많아요.”

“일이 즐겁고 재미있어”

일을 잘하기 위해서 줄기차게 궁리하고 힘을 쏟는 데다가 그에 걸맞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에 나전주 대표는 즐겁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다. 

“제가 하는 일들이 그래요. 일이 재미있잖아요. 그러니까 일을 즐기면서 하죠. 제가 잘하는 일들을 해서 상대방이 만족할 때도 있지만 새로운 분야가 저한테 떨어질 때가 있어요. 내가 모르니까 그 일을 못하겠다고 말할 수 없는데 그걸 옆에 있는 사람들 도움으로 더 잘해보잖아요. 그럴 때 즐겁고 뿌듯하죠.”

그런 케이스 중의 하나가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이다. 3년 전부터 무등세이프티엠디에서 공단에 사인물을 넣었다. 그런데 다른 업체가 작업했던 곳에서 색이 바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다시 보수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등세이프티엠디에서 한 일은 제대로 단계를 밟고 공정을 거쳐서 철저하고 꼼꼼하게 작업했기 때문에 몇 년이 지났어도 새로 한 것처럼 깔끔했다. 그러니까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하자가 생긴 것들까지도 나전주 대표에게 일을 맡겼다.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

나전주 대표는 “세상은 내 힘만으로 변하지 않지만 내가 노력하고 내가 변하면 나도 모르게 그 속에 들어가서 같이 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보인 셈이다.

나전주 대표가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이전보다 더 큰 꿈을 꾸면서 즐겁게 일할 수 비결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자기 개발을 통해서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충전해온 것에 있다.   

“내 자신과 한 약속을 안 지켜본 적이 없어요. 스스로에게 약속한 대로 1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요. 그리고 저녁이나 새벽에 한 시간씩 명상을 해요.

저는 메모를 엄청 많이 해요. 고사성어나 시 같은 거 있으면 다 적어요. 시는 100개 정도 외우고 있어요. 제가 노래를 잘 못 불러요. 노래를 시키면 시를 대신 낭송해요. 수첩이 적어도 열 몇 개 있어요. 사람을 기다릴 때 시를 읽는다든지 글귀를 외운다든지 해요. 좋은 글귀 같은 거 외우는 게 취미예요.”

“보증 섰다가 10년 고생”

나전주 대표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30대 때는 보증을 서서 10년 동안 고생했다. 한때는 여성이라서 현장에 가서 시공해야 하는데 할 수가 없었고 대신 할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도 상시 직원을 채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 하나를 두고도 발을 동동 구를 때가 있었다. 그럴수록 더 치열하게 살았다. 그렇게 어려운 고비를 넘어섰다.

지금까지의 과정과 결과가 그러하듯이 노력이 시작이고 끝인 나전주 대표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1년 있다 보면 다르고 2년 있다 보면 다르고 5년 있다 보면 다를 거예요.” 주변 사람들이 괄목상대하는 광고인으로서 언제나 더욱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고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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