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컴퓨터판매업협동조합(이사장 김대준, 이하 컴퓨터판매업조합)은 이미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이 기존 컴퓨터 판매 시장의 70%를 잠식해온 마당에 이를 더 방치할 경우, 업계는 완전히 사지에 몰리게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합의 김대준 이사장은 업계의 사활을 걸고 조직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제도적으로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의 불공정 행위를 막는 방법을 모색하는 한편, 전 업계가 공동구매에 나서서 제조업체들과의 교섭력 강화 및 매입 단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어떤 업체들이 모였는가
골목에서 컴퓨터 및 부품 판매, 그리고 수리를 하는 영세업체들이 모인 단체다. 수원에는 약 200여 개 업체가 있는 줄로 아는데, 현재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43 곳이다.
현재 업계는 어떤가
스마트폰과 타블릿PC로 대표되는 제 2의 모바일 혁명이 데스크탑PC 및 노트북 시장을 강타했다. 더불어 쪼그라든 시장에서 컴퓨터 및 부품 판매의 70%를 인터넷 쇼핑몰이 가져갔다. 나머지 30%의 시장을 지역 단위 영세 매장들이 나눠먹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참으로 황당한 일이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 소매점들이 컴퓨터 부품들을 제조사들에게서 사오는 단가가 있다. 그런데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그 단가 수준의 가격으로 할인쿠폰을 발행해 소비자들에게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소위 미끼 상품으로 이러한 물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들로 인해, 그 상품에 기대 먹고 사는 우리들은 고사 직전으로 몰리고 있다. 인터넷에서 가격 질서가 무너져버리기 때문에 우리들은 전혀 마진을 남길 수 없는 처지다.
대안은 무엇인가
제도적으로 인터넷 쇼핑몰의 잘못된 상행위를 바로잡아야 한다. 더불어 지금부터라도 우리 업계가 단결해야 한다. 우리는 단결해 전국적으로 공동 구매 물량을 확대해야 한다. 공동구매 물량을 확대하면 할수록 구매력을 무기로 제조사들로부터 좀더 유리한 가격에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지금은 흩어져 있기 때문에 매입 단가가 높을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더더군다나 인터넷 쇼핑몰로부터 시장을 뺏기고 있다.
조합원들의 반응은
위기 의식은 한결 같다. 오늘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하지는 못했다. 생업에 쫓기다 보면 참여가 마음같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전 준비 과정에서 많은 성원을 보여줬다. 어떤 식으로든 기꺼이 참여하겠노라는 조합원들이 많았다.
한결 같이 현재의 어려움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고, 각자 혼자서는 도저히 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마당에 조합이 이를 극복하는 하나의 돌파구를 마련해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많았다.
어떻게 조합을 이끌 예정인가
우리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특히 독립성이 강하다. 조직 활동에 취약하고,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 나를 중심으로 조직운영을 하는 게 아니라 철저히 조합원 위주로 조직을 운영할 것이다.
조합원들이 멀리까지 오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동단위로 회합을 개최할 수 있다.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는 활동과 공동의 목적과 이익을 놓고 참여를 유도해나갈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영업에 지장이 있지 않겠는가
처음에는 책임을 맡지 않으려 했다. 내가 그런 능력이 있겠는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업계에 쓰나미가 몰려오는 마당에 아무리 능력이 없어도 살기 위해 누군가 나서야 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컴퓨터 한 대 더 팔려다가 업계 자체가 무너져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너와 내가 없이 같이 나서야 할 때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우는 애 떡하나 더 준다” 우리 목소리 낼수록 정부 지원 이뤄져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김경배 회장, 수원지부 출범을 격려하며
지난 해에 유통법이 개정됨에 따라 현재 대형 마트들은 의무적으로 월 2회 휴무와 밤 12시에서 아침 8시까지 휴업을 하게끔 됐다. 그리고 2010년, 2011년 법이 잇따라 개정됨에 따라 대형마트와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SSM(Super Supermarket)은 재래시장으로부터 1km 이내에 입점을 못하게 됐다.
이는 수퍼마켓 업계를 비롯한 모든 업계가 총단결해 싸워온 결과다. 상생법과 유통법이 개정되기 6년여 간 별의별 일을 다 겪었다. 삭발 투쟁, 상여 투쟁, 국회 입법투쟁 등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유통개방 당시 16만여 개였던 수퍼가 현재는 9만여 개 남짓 남아 있을 정도로 업계의 타격은 엄청나다. 남아 있는 업체도 매출이 너무 줄어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
그나마 그 동안 우리가 총력으로 맞서왔기 때문에 이만큼이라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 우리가 싸워온 덕분에 제도적 개선과 함께 실질적인 지원도 이뤄져 왔다. 수퍼조합연합회 산하의 20개가 넘는 물류센터는 건립비 90%를 정부가 지원해 줬다.
전국 수퍼를 현대화하기 위한 공동브랜드 나들가게 1만여 곳에 대해서 정부는 개개 업소당 600-650만 원을 무상지원해 줬다. 포스를 무상으로 지원했고, 간판비용, 인테리어비용, 컨설팅 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해 줬다.
현재 골목의 전파사가 다 없어졌다. 전자업체들의 AS 센터 때문에 설 땅이 없어졌다. 컴퓨터 판매업도 위기에 몰려 있다. 전파사가 없어지더라도 정부는 눈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퍼업계처럼 단결하여 생존을 요구하면 정부는 외면할 수 없다. 우는 아이 떡하나 더 주는 격이다.
이제 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법적 지위를 부여받았고, 아울러 3,200여 억원에 이르는 소상공인 지원기금이 매년 편성되게 됐다. 컴퓨터 판매업도 더 응집력이 생긴다면, 그렇게 짜여진 예산 중 일부를 지원받아 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쓸 수 있다.
마침 김대준 이사장님이 조합 발전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믿을만한 구심점이 생긴 것이다. 여기에 약간의 힘만 모아준다면 조합은 금방 탄탄대로를 갈 수 있다. 수원지부의 탄생을 축하하며 무한한 발전을 빈다.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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