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일치단결해 사업도 삶도 멋지게”
지난 3월 28일 출범한 전국소상공인포럼은 공동대표로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장과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장, 이숙영 컴트리 대표,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교수 겸 중소기업학회장 등 4명을 위촉하고 ‘리더와의 대화’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대화’의 골자를 지상중계한다.
사회(카톨릭대학교 김기찬 교수) : 소상공인은 서민경제의 뿌리입니다. 그러나 주요 유통 대기업이 소상공인 사업영역에 진출하면서 소상공인의 경영이 어렵다고 합니다. 먼저, 현재 소상공인이 처한 상황이나 당면하고 있는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견해를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장 : 크게 보아 세계경기 둔화와 국내 소비심리 위축으로 올해도 소상공인 업계는 매우 힘든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대기업들은 SSM이나 대형마트는 물론 거대 자본력을 동원해 비빔밥, 국수, 카레, 빵, 짜장면, 햄버거 등 서민업종에까지 문어발을 뻗치면서, 기존 골목상권의 소상공인들의 입지를 더욱 압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미FTA도 발효했는데, 이 또한 우리 소상공인들에게는 유리한 조건이 아닙니다. 재벌기업의 소상공인 업종 시장잠식을 막을 제도적 장치 마련, 영세 소상공인들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문제 종결, 한미 FTA 및 한유럽 FTA 비준으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대책 마련, 소상공인업계의 건설적 구조조정 등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러한 난제들을 해결하려면 우선 우리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자기권익 수호에 앞장서고, 내 삶은 내가 지킨다는 새로운 각오로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사회 :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 영업 일수 등 영업이 제한될 예정인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으로 보시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공생하는 방안은 없습니까?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장 : 유통산업발전법이 가지는 최소한의 규제로 상생을 모르는 대형유통점으로 인해 고사해 가는 영세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에 조그마한 활력을 주는 최소한의 보호조치라고 봅니다. 앞으로 영업시간의 제한 확대뿐만 아니라 품목 제한을 적용하고 철저히 실천토록 한다면 공생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전통시장은 1차상품 위주로, 대형마트는 공산품 위주로 판매를 하는 것도 한 방안일 것입니다.
사회 : 한미 FTA 발효 등 시장 개방은 글로벌 유통 대기업의 국내 사업 개시로 소상공인의 경영을 더욱 힘들게 하고 유통법과 상생법 상 대기업 규제도 무력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김경배 회장 : 대기업의 유통시장 잠식은 이미 여러 번 거론했습니다만, 최근 미국의 대형 글로벌 유통업체인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공격적 확장 전략을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는 한미 FTA 발효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판단입니다. 한미 FTA 발효에 따라 우선 관세의 철폐로 국내 코스트코 매장 상품의 30%를 점하는 미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또한, 한미 FTA의 ISD(투자자 국가 제소 조항) 제도로 인해 국내 영세상인들의 반발도 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중소유통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국내법이나 각종 제도가 결과적으로 국내에 진출한 외국업체에 손해를 끼친다면, 이 외국업체는 한미 FTA 상의 ISD 조항을 내세워 즉각적인 가처분 소송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돼 있습니다. 소상공인업계의 비상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사회 : 소상공인 경영안정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나 정부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숙영 컴트리 대표 : 정부에서 시행하는 지원정책자금을 3%대 금리로 내려갈 수 있도록 금리지원 폭을 넓혀 소상공인들의 경영안정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고, 지자체를 통한 홍보와 서비스를 통해 좀 더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유통·서비스업 적합업종 지정이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의 이해관계로 인해 선정되지 못하고 있는 품목에 대한 지정이 절실하고, 이에 대한 규정들을 대기업들이 꼭 실행하도록 하는 법적 규정 보완이 강력히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오늘 출범한 전국소상공인포럼의 의의와 역할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십시오
진병호 회장 : 300만 중소기업의 권익을 대변하는 이곳 중앙회에서 행정? 정책의 책임자들과 소상공인 대표자들이 모여『전국 소상공인 포럼출범식』을 갖게 됨은 다행이라고 보며, 앞으로 좋은 방안을 마련 실천할 것으로 보아 유통산업발전과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주는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김경배 회장 : 우선 전국소상공인포럼 출범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전국소상공인포럼 출범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정부 정책에서 소외돼 왔던 소상공인들의 권익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와 전국소상공인포럼이 함께 힘을 모아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실행 방안 등을 논의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소상공인들이 생존현장에서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 등을 발굴하고, 유통서비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및 소상공인 중심의 정책 마련을 위해 공동의 역할을 수행해 나간다면 우리 소상공인 업계의 앞날은 그만큼 희망적이리라 믿습니다.
사회 :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 방향과 소상공인에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해 주십시오.
송종호 중소기업청장 : 소상공인은 522만명의 생활터전이며 서민경제의 근간입니다. 소상공인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의 87.5%(269만개), 전체 종사자의 38.9%(522만명)를 점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소상공인에 대한 규제완화, 나들가게 육성 등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형 유통업의 사업확장, 신업태 등장 등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로 소상공인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형마트나 대기업 MRO의 매출은 크게 늘어난 반면, 소상공인의 체감경기는 갈소록 악화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올해에는 그간의 소상공인?전통시장 정책성과를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소상공인 생업(生業) 안전망을 확충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사회 : 서민경제의 활력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공급측면 지원책과 동시에 수요를 유인할 수 있는 시장개선정책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특히 소상공인 동반성장정책을 통해 유통생태계의 구조를 개선해가야 합니다. 또, 수요를 유인할 수 있는 시장개선정책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소상공인 점포들이 국민들이 가보고 싶은 기대(expectation)를 가질수 있게 해야 하고, 고객신뢰를 얻을수 있도록 하는 품질관리대책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한번 방문한 고객이 다시 오게 하기 위해서는 시장체험(experience)의 만족도를 높여갈수 있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소상공인들에게도 마케팅과 같은 경영이론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합니다.
이숙영 대표 :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이 승리한 것처럼 우리 소상공인들이 단결된 모습으로 함께 대응해 나간다면 대내외적으로 직면한 여러 가지 난제들을 능히 극복해 내리라 믿습니다.
진병호 회장 : 대기업이 진출하여 골목상권을 무참히 침탈하고 있으나 , 대외적으로는 단합으로, 대내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협력하여 자구책을 마련해 실천한다면 어려운 난관을 이겨 나가리라고 봅니다.
김경배 회장 : 우리 소상공인들이 결코 외롭지만은 않습니다. 이번 전국소상공인포럼 출범이 그 한 단초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더욱 뭉쳐 하나된 우리 목소리를 내고, 하나된 우리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주지하시다시피 지난 해 12월 29일 국회에서는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개정됐습니다. 개정법은 소상공인 단체를 법제화하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별도의 기금을 조성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모든 소상공인들이 일치단결해 활기찬 사업과 멋진 삶을 꾸려가길 기원합니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관리자 ihjung@sbnews.or.kr
<저작권자 © 소상공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