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아쉬웠던 점은?
어쨌든 한중 FTA죠. 재협상을 요구하며 제가 일인시위를 계속 했었는데 재협상이 어렵다는 거는 알고는 있었습니다.
다만 추가협상을 요구했던 거죠. 추가협상은 꼭 우리 한국 측만 아니라 중국 측에서도 필요한 게 있을 수 있거든요. 추가협상을 할 때 주얼리를 1순위로 넣어 달라고 제가 요구하고 다녔던 거예요. 재협상이 어려우면 추가협상을 해달라. 그거는 윤장식 산업통상부 장관님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하고 계세요. 본인도 추가협상을 위해 노력을 하겠다고 끊임없이 말을 하고 계십니다. 재협상은 안 됐지만 추가협상은 꼭 되어야 할 거 같구요.
그래도 재협상을 못 받아내고 비준안이 처리된 것은 못내 서운하죠. 주얼리에 대해서 불합리하게 한중 FTA가 체결이 되었는데 정부에서 이 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10년 안에 한국도 수출 관세가 0%가 됩니다. 매년 차감이 되니까. 현재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은 즉시 0%가 되고,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은 연차적으로 10년간 차등을 주었는데 그 사이에 주얼리 산업이 다 고사될 수가 있어요. 기술자들이 양성이 안 되고, 대학교들도 학생을 뽑지 않고, 10년 내에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 기간에 정부가 이 산업이 망가지지 않도록, 없어지지 않도록 어떻게 지원을 할 건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느낀 감회는?
우리 주얼리 업계는 올해 소상공인특화지원센터가 생기고 정부도 지원을 하고 교육도 무료로 가르치는 일을 경험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이제 주얼리를 제조하는 사람들이 깨우친 겁니다. 아, 소외되지 않았구나. 이렇게 알아주고 있었구나. 그게 정부가 됐든 조직이 됐든. 그냥 방치한 게 아니라 이렇게 알아주고 있었구나. 이분들이 희망을 갖고 느끼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주얼리 업체의 70%가 서울에 있습니다. 또 서울의 80%가 종로에 있어요. 이 종로에 특화센터가 만들어진 거예요. 종로에 500여 개의 주얼리 제조업체가 있는데 업체 수가 훨씬 더 적은 부산이나 대구와 똑같은 예산으로 운영하다 보니까 역차별을 당하고 있어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요. 정부가 도와주는 김에 조금 더 면밀한 데이터를 가지고 지원해주면 좋겠어요. 지원해야 할 대상이 많은 지역은 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지원해야 할 대상이 적은 지역은 이 혜택 좀 받으라고 하소연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제조업체가 밀집된 서울 지역에 다른 지역과 같은 액수를 지원해서 혜택을 못 받는 분들이 있다는 걸 고려해주기를 바라죠.
데이터를 가지고 공장 수에 비례해서 지원을 해준다든가 해야죠. 그러면 다른 지역이 100이고 우리 지역이 500일 때 우리한테 다섯 배를 더 지원해줘야 하잖아요.
그리고 1년이 지나면 평가를 하게 되는데 설문조사 등을 하게 되면 다른 지역은 몇 사람 안 되니까 전부 좋다는 평가가 나온단 말이에요. 우리가 교육한 사람들이 100명이 더 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표본으로 조사하다 보니까 서운하다는 사람도 있고 불만족스럽다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설문조사가 나오면 평점이 떨어져서 지원금이 줄어요. 우리한테 교육받은 사람이 100명이 넘어요. 다른 곳은 20명밖에 안 돼요. 우리가 이번에 C를 맞았어요. A를 맞으면 100% 지원을 다 합니다. B를 맞으면 10%를 깎고 C를 맞으면 20%를 깎아요. 우리는 4천만 원이 깎였어요. 지원 대상과 인원이 훨씬 더 많이 늘어났는데 오히려 예산이 줄어들었어요.고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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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하 관세로 하얼빈시에 주얼리 수출
이봉승 이사장, 중국을 세 차례 오가며 협상

일본 삿포로의 눈축제, 캐나다 퀘벡의 윈터카니발과 더불어 세계 3대 겨울 축제로 손꼽히는 중국 하얼빈의 ‘빙등(氷燈) 축제’에 우리나라 주얼리 업체들이 초청을 받았다. 1개당 임대료가 2000달러인 부스 25개를 무료로 제공받아 ‘한국관’을 열고, 축제 기간에 현장에서 판매하는 한국산 제품은 20% 세율의 관세 중 14%를 하얼빈시가 대신 내주는 파격적 조건이 따라붙었다.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의 이봉승 이사장이 지난 반 년간 중국을 세 차례 오가며 하얼빈시와 협상한 결과다.
그뿐만 아니라 축제가 끝난 뒤에도 앞으로 5년 동안 6% 이하 관세로 한국산 주얼리 제품을 하얼빈시에 수출하기로 협상을 했다.
오는 12월 20일부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중국산 주얼리에 대한 국내 수입 관세(8%)는 즉시 철폐되지만,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주얼리 제품은 계속 20%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하얼빈시는 국가 간에 약속으로 정해놓은 관세율을 바꿀 수 없으니 지방정부 예산으로 14%를 대신 부담해주는 묘안을 짜냈다고 한다.
이봉승 이사장은 주얼리 산업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지난해에 중국으로 하얼빈 시장을 찾아갔고, 올해 킨텍스에서 흑룡강성 농산물박람회가 열릴 때 찾아가서 또 만났다. 그때 많이 친해졌고 그다음에 다시 이봉승 이사장이 중국에 가서 하얼빈 시장을 만났다. 그 이후에 하얼빈 시장이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을 방문했다.
그런 과정에서 점점 신뢰가 쌓여 하얼빈시에서 보세구역에 한국산 주얼리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차려주기로 결정했고, 그 제품이 중국에 들어갈 때 6% 이하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봉승 이사장은 이와 관련하여 정부에 요구할 것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내에서 청년이나 실업자를 채용하게 되면 정부에서 보조를 해줘요. 서울시 일자리 창출 같은 경우는 1인당 1년간 100만 원 지원을 해줍니다. 해외에 우리나라 사람들을 데리고 가게 되면 신규채용이 되는데 이 부분을 지원해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하얼빈시의 보세구역에 공장을 짓고 있는데, 사람을 많이 채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로 가게 되면 숙소가 필요합니다. 또 경비가 발생합니다. 이런 비용을 우리 소공인들한테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국내에 기숙사를 만들어주듯이 일정한 지역에 정부에서 임대를 해주면 많은 사람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실업자들이 감소될 수 있습니다. 또 한 번 하얼빈에 갔다 오면 왕복 35만 원 들어요. 1년에 서너 차례 이런 비용을 지원해준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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