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업계 힘 모아, 업계 살리겠다

소상공인신문 창간 4돌 - 특별 인터뷰 ❺

(사)한국계란유통협회 강종성 회장

한국계란유통협회 강종성 회장이 지난 5월 28일 제4대 회장에 취임했다. 2대, 3대에 이어 3선 협회장이 된 것이다. 원래 강 회장은 3대 회장 임기 종료와 함께 회장직을 물러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데 그가 평소의 입장을 뒤집고 지난 4월 18일 예정된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다른 경쟁자들을 비롯해 일부 회원들 사이에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평소 물러나겠다라는 약속을 지켜라”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강 회장은 “물러나고 싶어도 물러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고 맞서면서, 선거출마를 강행했다. 그 후 총 4명이 출마해 치러진 선거에서 그는 308명 중 123표를 얻어 매우 어렵게 연임에 성공했다. 왜 그가 평소의 입장을 뒤집고 선거에 출마하게 됐으며, 앞으로의 각오가 무엇인지를 물어봤다.

어떻게 해서 물러나겠다는 말을 뒤집었는가

2대, 3대 임기 동안 대기업과 싸우느라고, 협회 내부를 거의 들여다 보지를 못했다. 풀무원, 오뚜기, CJ와 같은 거대 식품 대기업들이 임기 내내 우리 업계를 짓눌러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서 임기 말이 되어 물러나려고 할 때, 협회 내부 상황을 보니 참으로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저에 대해 갖은 마타도어(흑색선전)가 횡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장 참기 힘들었던 것은 ‘제가 대기업들로부터 뒷돈을 받아 혼자서 사업을 불려왔다’거나, ‘계란 가격 고시 과정에 개입하여 자기 유리한대로 계란 가격을 좌지우지해 왔다’라거나 하는 소문들이었다.

회원들이 거짓 소문에 현혹됐다는 것인가

사실 대기업들과 좌충우돌하며 싸우다 보니, 내부 조직을 잘 단도리하지 못했고, 차분하게 내부 소통에 힘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서 일부 간부들 사이에 반 강종성 기류가 강하게 일었고, 이들에 의해 ‘현 회장의 독단적 협회 운영’이라는 주장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게 된 것이다.

한데 이 상황이 선거가 가까워올수록 이상한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이제는 저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성 소문들로 변질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물러나면 그러한 근거없는 주장들이 모두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퇴임 후 어디를 가도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느껴졌다.

워낙 반대측의 기류가 세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사실 처음에는 당선까지는 생각도 못할 상황이었다. 임기 동안 거의 조직관리를 못했고, 그로 인해 그 동안의 노력의 과정을 일반 회원들은 전혀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 틈을 비집고 반대측은 광범위하게 세력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장렬히 싸우다 떨어지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최소한 임기 동안 헌신하고자 했던 나의 진정성에 대해서만은 꼭 제대로 설명하고, 떨어질 땐 확실히 떨어지자’라고 비장한 마음으로 임했다.

어쨌던 예상을 뒤집고 당선은 됐는데, 4분5열된 협회를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이미 지난 선거기간 약속했던 것을 확실히 이행하고 있다. 협회 내부 운영은 거의 관여를 하지 않도록 체제를 바꾸었고, 실제로 위원회 중심으로 협회가 운영되고 있다. 나는 대외적인 사업에만 주력하고 있다. 계란 유통업의 소상공인 적합업종 지정, 하림과의 사업조정, 정부의 지원 확보, 일반 수퍼들의 횡포 차단 등의 사업 목표에 매진하고 있다.

그 결과 조직의 화합과 응집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느껴진다. 선거 중 상대측에 있었던 분들도 간부들 편제에 다수 들어와 역할을 하고 있고, 이분들을 포함해서 다수의 회원들이 기금을 모아 회장 취임식도 성대하게 치렀다. 이분들의 성원을 저버리지 않고, 저의 최대의 책무인 대외적인 사업부분에서 성과를 내도록 더욱 매진할 것이다.

대외적인 사업 중 적합업종 지정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주무기관인 동반성장위원회를 사이에 두고, 풀무원, 오뚜기, CJ와 3년째 기나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들은 어떻게든 자기들 시장과 이익을 양보하려 하지 않고 있고, 우리 또한 최대한 우리의 시장과 이익을 지키고자 노력해 왔다.

기나긴 공방을 펼치면서 경험한 확실한 무기는 우리가 단결하여 한 목소리로 외칠 때에만이 여론이 움직이고, 그 여론의 압박에 의해서만 대기업들은 찔끔찔끔 자기들의 시장과 이익을 양보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필요하다면 우리 협회의 단결된 모습과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불가피하면 저는 회원 여러분들의 단결과 행동을 호소할 수도 있다. 일단 협상을 6월 말까지 진행해보고 결단을 내릴 것이다.

아울러 풀무원 등과의 적합업종 지정을 우선 이끌어낸 다음, 하림 등과의 사업조정도 이뤄낼 예정이다. 그리고 적합업종 지정안에 대상이나 파리바게뜨와 같은 여타 대기업의 신규진입을 불허한다는 내용도 꼭 첨가할 것이다.

수퍼마켓의 횡포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에 대한 방안은

우리 업계의 주요한 거래업종인 수퍼업계가 다른 한편으로 우리 업계를 크게 힘들게 하고 있다. 수퍼들은 수시로 고객 사은행사를 벌인다. 그런데 그 때마다 우리들은 출혈 납품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평소 30구들이 계란을 4천원씩 납품하던 것을 행사기간에는 2000원에 납품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농장에서 사오는 가격보다도 턱없이 못미치는 가격에 납품하라고 한다. 그러한 요구를 못받아들이면 거래가 끊긴다. 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대부분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출혈 납품을 하고 있다. 이러한 관행을 끊기 위해 나는 옴부즈만 제도를 마련하는 등 최소한의 제어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계란 유통업은 참으로 고달픈 직업이다. 동네북처럼 어디에 가든 차이기만 하는 신세다. 단적으로 우리는 산란계 농장에서 계란을 사오면서도 농장의 눈치를 봐야 한다. 밉보이면 계란 공급을 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농장주에 대해 고개를 숙여야 한다. 그리고 거래처에 치이고, 대기업에 치이고 맨날 동네북 신세다.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 회원여러분의 동참과 지지에 의해서만이 이러한 운명을 바꿀 수 있다. 회원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린다.

정이훈 기자

<새로운 임원 명단>

▷수석위원장 이상호 공주유통

▷감사장 이한욱 햇빛촌수진농장

▷부감사 정재승 동남농장

▷운영위원장 신동환 평산축산

▷총무위원장 최대호 한성에그촌유통

▷자조금위원장 김학종 현대축산

▷친목위원장 손병섭 당진농장

▷홍보위원장 정하진 HJ하나로에그

▷권익위원장 김영진 유나유통

▷권익위원장 한남희 신흥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