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신문 창간 4돌 - 특별 인터뷰 ❹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 이봉승 이사장
 |
종로 지역 주얼리 제조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한 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6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이 사업을 주관할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이사장 이봉승)에 3억5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 사업은 앞으로 계속 연례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이어 종로구는 이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주얼리 업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를 제공한다. 이 사업 또한 예산편성 및 입지선정을 마치고, 금명간 공식적인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와 서울시 및 종로구는 이 지역 주얼리 산업인 들의 안정적 보육을 위해 총 36억 원을 들여 국공립형 직장어린이집을 개설할 예정이다. 연이어 가시화되고 있는 이 같은 주얼리 산업 지원책에 대해 지역의 주얼리인들은 크게 고무돼 있다.
하지만 최근 타결된 한중 FTA가 이 곳 업계의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대부분의 주얼리 생산품에 대해 한국은 곧바로 관세를 철폐하도록 돼 있는데 반해, 중국은 한국 상품에 대해 계속 관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놨기 때문이다. 이같이 주얼리 업계에 명암이 존재하는 가운데 각종 사업들 및 현안을 챙기기 위해 분주하게 뛰고 있는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이하, 주얼리 조합) 이봉승 이사장을 만났다.
현재 업계에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그 동안의 노력의 과정을 설명하면
2012년 2월에 취임했다. 취임 후 지역에 산재해 있는 주얼리 제조업체들을 한 곳에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 건립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약 95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다. 그런데 종로구청으로부터 예산 지원계획이 확정돼 이제 막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 해 5월 소공인지원특별법이 발효됐다. 이에 따라 한 개 동에 50개 이상의 소공인이 밀집돼 있는 곳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지원책이 세워지게 됐다. 따라서 우리들도 주얼리 업체 밀집지역인 종로 지역도 당연히 최우선 지원 대상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주얼리 업종은 정부의 지원 대상 업종에서 빠져 있었다.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 주얼리 업종은 사치업종이라는 시각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안을 논하는 협의회에 적극 참여하여 문제를 제기한 끝에 정부 관계자들의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이 지역에 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들어서게 된 것이다.
지식산업센터와 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종로에 들어서게 됐다는 것은 이후에 종로 지역이 한국 주얼리 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 주얼리 산업의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가
우리나라는 5천년 동안 쌓아온 뛰어난 손재주를 갖고 있는 나라다. 이것은 주얼리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 동안 국제 기능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주얼리 분야 기술자가 15번이나 내리 금메달을 획득해 온 전통이 있다.
실제 샤넬과 같은 국제적인 명품 브랜드 회사에 우리나라 출신 주얼리 세공 기술자가 다수 진출해 있다. 아울러 일본에만 약 5천명의 기술자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주얼리인들의 손재주가 뛰어나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주얼리 분야에서 충분히 명품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다.
한껏 고무적이던 주얼리 업계에 한중 FTA 소식이 찬물을 끼얹어버렸는데...
심각하다. 아무리 주얼리 업계에 지원을 해 봐야 뭐하나. 한중 FTA로 인해 우리나라 주얼리 제조업계가 다 죽게 생겼다.
이번에 체결된 한중 FTA 결과 우리 쪽은 우리 업계의 주력 제품이랄 수 있는 금제주얼리 분야를 비롯하여 금은세공품, 보석제품 분야에서 즉시 관세를 철폐하게 돼 있다. 반면 중국 측은 금제 주얼리는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관세를 균등 철폐하게 된다. 그리고 백금제 주얼리, 금은 세공품, 보석제품 분야는 아예 양허 대상에서 제외해 계속 우리 쪽 제품들에 대해 관세를 물게끔 돼 있다.
우리나라 측 협상 책임자들은 적어도 주얼리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국내 산업을 아예 포기하려고 작심을 하고 나서지 않았나 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얼마나 피해가 예상되나
관세 철폐로 중국 제품들이 밀려들어오면 우리나라 생산품들은 가격경쟁력에서 버틸 재간이 없다. 국내 주얼리 제조업체들은 약 8천여 개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이 모두 중국 제조사들의 사냥감이 될 것이다. 여기에서 종사하는 수만 명에 이르는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게 분명하다.
아울러 2003년 기준 3억 불에 이르렀던 주얼리 수출액이 점차 하향곡선을 그어왔는데, 더 이상 주얼리 분야 수출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되려 수입액은 천문학적으로 치솟을 것이다.
이것은 곧 5천년 동안 이어져온 우리나라의 우수한 금세공 기술이 더 이상 이어져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그 동안 정부의 제대로 된 지원책만 있으면, 우리도 샤넬과 같은 국제적인 명품 브랜드를 배출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왔는데 이제는 도저히 그러한 희망을 가질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가 축적해 온 매우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을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 것이다.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
정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얼리 업계에 대한 지원을 더 늘리겠다는 대응책을 전달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아직도 정부가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반증이다. 정부는 현재의 한중 FTA 규정하에서는 백약이 무효라는 사실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이후 이어지게 될 추가협상 과정에서 주얼리 분야 양허안을 수정하는 것을 제1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윤상직 장관도 그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으며, 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이종혁 부원장도 관련 내용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동철 위원장과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했다.
 |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
이봉승 이사장은
20대 후반부터 귀금속 업계에 발을 디딘 후 20년 넘게 귀금속 사업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귀금속 도매업 사업을 펼치다가, 총판 사업으로 규모를 키웠고, 현재는 제조업도 같이 병행하고 있다. 석사과정 때 ‘보석 마케팅 및 디자인 경영’이라는 논문을 제출한 바 있고, 현재는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인 E-비지니스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 최종 논문 제출 기간을 남겨 두고 있다.
보기 드물게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귀금속 전문가로 기획력과 전략적 안목이 탁월해 벌써부터 귀금속 업계의 리더로 손꼽혀 왔다. 현재는 소상공인연합회 감사 및 서울시소상공인연합회 회장도 겸임하고 있다.
주얼리 분야 소공인특화지원센터란
종로지역 귀금속 제조업체의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종 지원을 펼치는 센터로 서울주얼리산업협동조합이 그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센터는 우선 각종 교육을 통해 주얼리 업체들의 경영 마인드를 개선하고, 인력 양성을 통한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게 된다.
현재 센터가 계획하고 있는 교육은 모두 6가지이다.
소공인특확교육으로 경영교육, 3D캐드원본디자인 및 제작 교육(초급 2회, 중급 2회) 등이 있으며, 한중FTA 체결에 따른 자구노력 교육,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귀금속 보석 가치평가 교육, 기술컨설팅 교육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어 귀금속 마케팅 지원 사업도 벌인다. 귀금속 마케팅 지원 사업은 온라인 홍보, 공동카탈로그 제작 배포, 국내 전시회 참가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온라인 홍보 지원 사업은 원하는 귀금속 제조업체들 중 20개 업체를 선착순으로 모집하여 지원한다. 또 공동 카탈로그 제작 배포사업은 30여개 업체를 선착순으로 모집하여 공동카탈로그를 만들어 배포하는 사업이다.
그리고 귀금속 제조업체 중 10개 업체를 선정하여 7월에 열리는 주얼리 페어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기도 한다. 이 사업은 센터에서 공동부스를 운영하여 전시회 참가 희망업체 제품을 위탁 판매하는 방식이다.
귀금속 디자인 공모전도 벌인다. 우수한 주얼리 디자이너의 발굴 및 육성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귀금속 제조업체 대표자 및 종사자 약 1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10월초부터 공모전 작품을 접수하기 시작해, 11월 18일경 심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있다.
아울러 귀금속 기술 경기 대회도 실시한다. 귀금속기능인들의 기술수준 정도를 파악하고, 제시되어진 과제에 따라 디자인 제품을 세공기술로 만들어 내는 능력을 평가하여 시상하는 대회이다. 대회는 7월 11일-12일 양일간 개최될 예정이다.
이외에 센터 내에 고가 장비인 주얼리 RP장비 및 레이저각인기를 설치하여 지역내 주얼리 업체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벌인다. 이를 통해 주얼리 제작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취지다.
관리자 @
<저작권자 © 소상공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