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목적은…“소상공인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

인터뷰

==재단이 걸어온 발자취를 소개해 주세요

신용상태가 양호하지만 담보력이 부족한 서울시 소재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채무보증을 통해 자금융통을 원활히 하여 서울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설립되었고, 올해로 창립 16주년이 되었습니다.

재단은 서울시 유일의 금융정책집행기관으로서 2003년부터 중소기업육성자금 융자추천업무를 수탁 받아 신용보증과 더불어 장기저리의 서울시 정책자금을 원스톱으로 동시에 지원함으로써 고객의 편의성을 크게 높였고,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운영을 맡아 창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과 소상공인 경영개선 컨설팅 업무도 담당하게 되면서 신용보증기관을 넘어 소기업․소상공인 종합지원기관으로 도약했습니다.

지난 16년 동안 45만 개 업체에 12조 3천억 원의 신용보증과 14조 2천억 원의 서울시 중소기업육성자금을 공급(2015년 8월 말 기준)한 재단은 서울지역 소기업․소상공인의 든든한 자금조달 파트너이자 성공창업 파트너입니다. 카드대란,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최근 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등 경제 위기의 매순간마다 발 빠르게 다양한 보증제도를 실시하고 서울시 중소기업육성자금의 원활한 공급, 성공창업 지원 등을 통해 서울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였다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11월에 취임 1주년을 맞이하시는데 그간의 소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30년 가까이 이윤 추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금융업계 일을 해왔습니다.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공공기관이지만 비효율을 없애는 것과 공익성의 조화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공공기관의 매너리즘을 과감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공공기관을 이끌어가는 사람의 책무라고 봅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가 아니라서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과 함께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과 그것을 겪어야 하는 사람하고는 조금 체감 온도가 다르다는 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셨나요?

환경이 변하면 처음에 시작했던 목적이 변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변화를 읽고 그 변화에 맞춰서 목적도 수정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강조해서 이야기했죠.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보증을 공급하는 기관, 부실채권보증을 회수하는 기관인데 15년 동안 이게 중요한 목적이었고 설립 근거이기도 했습니다.

근데 이제는 환경이 많이 변했기 때문에 목적도 변해야죠. 보증하고 회수하는 업무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의 요구를 담을 수 있는 기관이 되어야죠. 소상공인들은 단지 금융 공급뿐만 아니라 판로나 세무 등 다양한 것을 요구하는데 그것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없습니다.

저는 우리가 담아야 한다, 소상공인을 위해 존립하는 기관이니까 우리가 목적을 더 확대해서 그런 것을 담을 수 있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보증 이후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저희가 15년 동안 해온 룰을 가만히 보면 위기가 있을 때 유동성 공급하는 기능이 거의 99%였습니다. 그걸 계속 반복하고 있는 거예요.

저는 이렇게 단순한 기능으로는 안 된다고 말하죠. 지금 소상공인 문제가 핫이슈로 들어오고 있죠.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라 그동안 문제가 심각했는데 이제 정점에 달했고, 이 사람들을 케어 해야 하는 정치적 환경이 필요한 때가 온 거죠.

올해와 내년에 소상공인인 문제가 핫이슈가 될 텐데 대안이 없습니다. 왜 대안이 없냐 하면 지금까지 이 문제를 담당하는 어떤 기관도 정말 이 바닥을 제대로 안 보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취임을 하면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종합적인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이 시장에 정책적 함의를 담아낼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 내려면 근거가 되는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자료가 별로 없어요. 우리가 보증 공급을 15년 했는데 보증을 얼마나 했고 부실이 얼마 났다 정도의 거친 데이터만 가지고 있어요.

왜 이렇게 됐느냐 한번 보세요. 이 시장은 보증 받으러 오면 보증서 발급해 주고 끝나요. 보증금만 내면 그다음에는 뭘 하는지 몰라요. 망해서 부실이 생기면 돈 받으러 가요. 그 사이가 텅 비어 있어요.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는 정책적인 의미가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제안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근본적인 틀을 바꿔야겠다, 보는 눈을 바꿔야겠다고 얘기합니다. 현상의 앞면만 아니라 다른 면을 보아야 한다, 360도를 빙 돌면서 옆면도 보고 뒷면도 보는 안목으로 이 시장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거죠. 그게 제가 주장하는 변화의 핵심입니다.

==사후 프로그램을 강화하려면 인력이나 자금이 많이 필요할 텐데요?

저는 꼭 필요한 데다가 국가나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을 우리 재단이 하게 된다면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 같아요. 그래서 소상공인의 생태계가 굉장히 건강해지고 좋아진다면 쓸 수 있는 자원이 많이 있다고 봐요.

우리가 데이터를 모으면 소상공인들한테 제공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올 거 아니에요. 이 사람한테 어떤 걸 해줘야 하는지 나오면 서비스를 제공할 사람을 퇴직한 사람들 중에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죠. 소상공인들이 필요로 하는 판매, 독특한 노하우를 지도해 주려면 그쪽의 전문가들이 우리한테 많이 도움을 주어야 하죠. 그래서 제가 서울시나 대한민국에 소재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 풀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빵집이나 커피숍 등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 숨어 있는 고수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낸 다음에 우리가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해야 하는 업종에 있는 사람을 모셔서 창업을 지도하게 하는 거죠. 그 사람이 지도해서 그 사람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고 퇴직한 사람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면 서울시나 정부가 많이 지원해주겠죠.

서울신용보증재단은 1년 예산 1조 5천억 원 중에서 10%인 1천 5백억 원의 자금을 창업을 지원하는 데 쓰고 있습니다.

저희는 창업센터를 운영하면서 전문가 풀을 활용하여 컨설팅 과정, 교육 과정에서 창업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철저하게 준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시키려고 합니다. 그래서 창업성공률을 높이고,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창업센터를 거치면 창업이 성공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그러면 창업 생태계가 건강하게 정리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취약한 소상공인들을 위해서, 또 5060세대 퇴직자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합니다.

고광석 기자

강진섭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강진섭 서울신용보증재단 제7대 이사장은 국민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국민은행에 입사하여 주요보직을 거치면서 금융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특히 국민은행에 재직할 때 우리나라 은행 역사상 최초로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사업전략과 조직관리 부문의 핵심 업무를 총괄하면서 환경변화 예측 및 전략구상 능력을 갖추고, 경영자가 갖춰야할 조직혁신에 대한 의지와 책임감, 청렴한 성품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제7대 이사장 프로필

▷출 생 : 1957년 11월 3일

▷소 속 : 서울신용보증재단(이사장)

▷학 력 : ~ 1998 일리노이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 1996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1975~1986 국민대학교 무역학 석사

1972~1975 후포고등학교

▷경 력 : 2014. 11. ~ 제7대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

2013. 01. KB국민은행 HR본부 본부장

2010. 12. KB국민은행 신금융사업본부 본부장

2010. 01. KB국민은행 서소문지점 지점장

2006. 02. KB국민은행 구로벤처센터 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