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의견서’ 낸 송기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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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의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은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먼저 법적으로 볼 때, 이번 개정안은 어떤 법률적 근거도 없이 국민들의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현행 의료법상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의로 특정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 대해서만 부대회사 설립을 허용하거나 금지시킬 법률적 권한이 없습니다. 또 의료법 50조는 의료기관에 대해 민법상 재단법인의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의료기관의 비영리성을 규정한 것입니다. 이러한 비영리기관이 출자를 하여 외부투자자와 함께 영리목적 회사를 설립해 영리활동을 하는 것은 비영리법인의 한계를 벗어난 것입니다. 의료법 시행령도 의료법인이 부대사업을 할 때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 설립에 관한 가이드라인은 어떻습니까.
가이드라인은 의료법인이 자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도록 하기 위해 30%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최다 출자자이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그 지분이 50%를 넘지 않는 한, 다른 비의료인 대주주들이 합하여 50%를 넘겨 사실상 자회사를 지배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투자이익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전가될 것입니다.
특히 ‘의료기관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므로 자법인 설립 운영을 해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논리를 전제하더라도, 수익 창출 부대사업은 현행 법령에 따라 하게 하는 것이 논리적이지, 그 사업에 비의료인의 출자를 허용할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정하고 그 내용도 불합리한 개정안은 불법 모순이므로 즉각 폐기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가 개정안을 강행하려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 보십니까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려는 목적으로 현행 부대사업이 매우 한정적이고 제한없이 수익사업을 하는 학교법인과의 형평을 맞추려는데 있다고 합니다. 법률의 위임도 없이 또는 법률의 개정도 없이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은 우리의 법체계에서 용인되지 않습니다. 이는 행정부 독자적으로 국회가 입법한 것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삼권분립 원칙의 무시이고 위임입법 원리위반입니다.
병원의 부대사업 또는 수익사업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현황 인식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의료법에서 부대사업 허용범위를 매우 좁게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공공성을 지닌 의료행위에 전념토록 하여야 국민의 보건권이 확립되기 때문입니다. 의료기관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는 민간으로 하여금 ‘알아서 수익사업에 치우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공염불입니다. 현재 허용된 부대사업의 범위도 너무 많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병원의 수익악화는 염려되고 국민의 건강권이나 환자의 접근성, 편리성 등은 염려되지 않는다는 식의 상황인식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가이드라인 2항 제10호의 라)목을 보면 선량한 풍속을 저해하지 않는 업종에 대해서는 임대업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것은 더욱 심각한 여파를 미칠 수 있습니다. 명시적으로 업종을 적시한 게 아니라, 병원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하는 업종이 아니면 어떤 업종이든 임대를 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병원 주변이나 한적한 곳에 의료타운을 지어 휴양사업을 하거나 요양사업을 할 수있을 것입니다. 그리 된다면 소상공인들을 위시한 불특정 다수의 관련업종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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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들이 어떻게 영업을 할 수 있을까요
의사들이 진료를 하는 과정에서 어떤 식품이 좋다, 어느 의료용구가 좋다라고 말하면 환자나 가족입장에서 이를 이용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하는 얘기죠. 직접적인 파급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대부분 큰 병원들의 경우에 해당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작은 의원들도 얼마든 영리 자회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수많은 자본들이 의료인들을 끼고 사업을 하려 할 입니다. 큰 병원 뿐 아니라 작은 병원, 의원들 주변 상권에도 큰 파급이 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병원들이 포화상태여서 갈수록 병원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잘못하면 전국 어디나 별의별 영리 자회사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의료법인의 직접적인 영리행위를 허용하는 게 아니면, 병원 운영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봐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병원 수입은 대부분 병원에 재투자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영리 자회사로 그 자본들이 흘러갈 수 있어, 병원 복지는 약화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영리 자회사들이 모기업의 경영에 간접적으로라도 관여하려들 것입니다. 현재도 대형 병원들이 병실을 6인실이나 4인실을 늘리기 보다 1인실이나 고급 병실을 늘리는 경향인데 이같은 추세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죠. 식당도 고급화시키거나, 다양한 서비스를 고급화하여 전반적 의료비용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약국영업도 허용됐나요.
약사회의 반발로 약국 영업과 건강식품 영업은 제외됐습니다. 결국 영향력과 목소리가 큰 업종은 제외해 두고 힘없는 소상공인업종 위주로 사업영업을 확대한 셈이지요.
-언제쯤 시행될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예고가 끝나면 올 하반기 시행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고 기간 후 공고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합니다. 공고하면서 물론 몇 개월 유예를 둘 수 있습니다만, 현재는 입법 예고 철회가 반대투쟁의 목표입니다.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단 시행하게 되면 다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규칙 폐지가 되지 않는다면 거꾸로 국회가 의료법 자체를 개정하지 않으면 안되게 될 상황도 올 것입니다.
-이번 개정안이 ‘우회적 의료 민영화’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 시행규칙이 현재 안대로 개정되면 이는 의료 영리화의 전단계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의료 민영화는 외부 자본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 목표지요. 현행법상 의료행위는 의료인만 하게 되어 있고, 외부 자본은 못 들어옵니다. 그런데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교묘하게 자회사에 외부 자본이 들어올 수 있게 됩니다. 외부 기관이 투자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외국자본들이 들어오면 병원 자체가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의료법인이 돈벌이의 수단이 되는 출발점이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입니다.
이덕성 기자 sbnews777@naver.com
소상공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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