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0만 소상공인 정책 집행을 총괄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진흥공단) 이일규 초대 이사장을 진흥공단 서울교육센터에서 만났다. 매일매일의 테니스로 단련된 강골체질이지만, 이 이사장은 입술이 부르터 있었다. “초대 이사장에 임명된 후 한 달여간 운동을 거를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하는 이 이사장은 “진흥공단 초대 이사장으로서 소상공인들이 거는 크나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고 옹골진 의지를 피력했다.

● 먼저 처음 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을 때의 기분은
굉장히 기뻤다. 꼭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72년부터 42년째 공직에 종사해 왔다. 공직에 있으면서 하는 일이란 당연히 국민을 돕는 일이 주된 일이다. 그런데 국가적으로 여러 분야가 있지만, 대기업들 같은 경우는 딱히 돕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하게 돼 있다.
중소기업들도 대기업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재량껏 일을 할 수 있는 정도다. 한데 소상공인 분야는 다르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한 분야다. 따라서 평소 부터 소상공인 분야 일을 꼭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 기회가 생긴 것이다. 기쁜 만큼 책임도 크고 사명감도 크다고 본다. 기왕 고생할 일 기쁘게 지원해서 일하겠다.

● 이력을 보면 소상공인 분야를 거친 적이 없어 보이는데
2004년 중기청 창업벤처국장으로 일했는데, 그 때 소상공인 관련과가 산하 부서에 포함돼 있었다. 그리하여 소상공인 분야의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 진흥공단 탄생의 의미는
1997년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 조치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광주지역 박광태 의원이 발의한 법이었다. 이 시점을 계기로 우리 나라의 소상공이 정책이 좀더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 후에 소상공인 관련과가 생기고, 소상공인 정책국이 생겼으며, 이제 진흥공단과 같은 정책 집행기관으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그 전까지만 해도 한명의 사무관급 공무원이 소상공인 정책을 좌우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옛날에는 국가적으로 하도 못살다보니, 국가 정책의 우선 순위가 대기업 위주로 진행됐었다. 그러다가 중소기업 분야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제 소상공인 분야로 관심이 옮겨오고 있다.

● 진흥공단 업무 특성을 요약하면
현장과 가장 밀착돼 있고,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기관이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그리고 중소기업보다는 소상공인 분야가 가장 현장과 밀접하다. 어느 나라든 가장 우선적으로 민생경제를 강조하게 마련이지 않는가.
그리고 민생경제의 근간이 바로 소상공인이다. 따라서 소상공인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고, 그런 면에서 진흥공단이 짊어진 책임은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밑바닥 현장 지향적으로 업무를 집행해 나갈 예정이다.

● 공직자로서 평소 소신은
공직자는 돕는 사람들이다. 국민들을 원없이 돕는 게 일이다. 그런데 업무의 특성상 규제 위주의 업무에 종사하는 부서도 있다. 그런데 다행이 저는 기업들을 돕는 산자부와 중기청 업무에 주로 종사해 왔다. 그래서 적성에 딱 맞는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면서 저는 기왕 도우려면 확실히 돕자라는 소신을 갖고 업무를 펴 왔다. 미적지근하게 돕지 말고 도움을 청하는 기업들이 확 마음에 들도록 화끈하게 돕자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취미란에 사람 돕는 일이라고 적고 있다. 특기가 뭐냐고 하면 ‘사람 엮어주기’라고 답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 엮어주기’란 아무나 못한다. 정보가 많아야 한다. 어느 시장에 좋은 토산품이 있을 때, 그 토산품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알고 있어야 상호 연결을 시킬 수 있게 된다. 정보를 창의적으로 활용해, 그렇게 기업을 돕기 위해 노력해 왔다.

● 평소 ‘알겠습니다’라는 표현보다, ‘하겠습니다’라는 표현을 선호한다고 들었는데
배우고 책 읽는 것도 중요하나 그보다 행동이 중요하지 않나. 그리고 우리 앞에는 그야말로 문제투성이다. 문제를 푸는 게 중요하지, 생각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데, 언제쯤이면 문제가 해결됩니다’라는 표현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렇게 실제 행하려 노력한다. 아울러 조직원들에게 이러한 자세를 언제나 강조하고 있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소상공인신문

재임기간 꼭 하고 싶은 사업은
전국적 소상공인 네트워크 활성화

첫 째는 2015년부터 직접 관장하게 되는 소상공인 기금을 튼튼하게 뿌리내리게끔 하는 일이다. 내년에는 약 2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수년이 지나면 10조원까지로 늘어날 전망이다. 잘 준비해서 이 기금이 잘 운용되도록 하겠다. 이 돈으로 진흥공단은 소상공인 융자도 하고, 보조도 하게 되는데 최대한 기금이 효율적으로 쓰여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간 서로 돕기, 또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과 다른 공공기관간 서로 돕기, 그리고 전통시장과 대학간 서로 돕기, 더 나아가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과 농민간 서로 돕기 운동을 벌이고자 한다. 이같은 사업을 경기중소기업청장 시절에 성공해본 경험이 있다. 경기지역에는 전국의 기업중 1/3에 이르는 기업이 소재하고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 대표들이 서로 만나 돕기 시작하니 갈수록 시너지 효과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 등산 모임을 꾸리게 됐는데, 40여 명이서 등산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규칙을 정했다. 10명 단위로 조를 짠 다음 서로 돕는 일을 발굴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각 조장들이 점심 때 만나 1분동안 발표하게 한 후, 사례를 가장 많이 발굴한 조에 그날의 협찬품을 모두 몰아주기로 했다.
이게 관행이 되다 보니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너무 사람들이 많아져 마주 보고 식사할 곳이 없어지니, 언젠가는 논에 천막을 쳐놓고 점심 식사를 한적도 있었다. 그 후6개월 만에 참여 인원이 200명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2년이 지나자 600명으로 조직이 발전했다.
그리하여 현재 이 이 조직은 경기 중소기업 연합회로 발전하게 됐다. 이제 진흥공단을 중심으로 이러한 운동을 전국적으로 펼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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