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반포동에다 편의점 방식의 SSM을 열려다 서초강남수퍼마켓협동조합(이하 조합)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홈플러스 측은 ‘홈플러스365’ 라는 이름의 편의점형 SSM 1호점을 지난 달 22일 대치동에 여는 것을 목표로 작업해 왔다. 이 사실을 알게된 서초•강남 슈퍼마켓 협동조합(이사장 서민홍, 이하 조합)은 서울시에 사업조정 신청서를 냈고, 서울시는 양 측에 10월 31까지 조정의견을 내고 홈플러스 편의점 개점을 연기하라고 통보했다.
처음 이 사실을 적발한 서초•강남 슈퍼마켓 협동조합 이철수 감사는 홈플러스 측의 비열함에 치를 떨었다. “선릉역 쪽 방향 버스 정류장 옆 건물인데, 겉에서 보기엔 조그마한 점포 1칸 정도의 크기로 아무리 재벌이 SSM 점포를 낼 곳이 없어도 이렇게 조그마한 점포에 낼 수 있나?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가림막을 하고 공사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홈 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지난 6월부터 검토한다고 하던 ‘홈 플러스 익스프레스 365’ 편의점 제1호 직영점이더라는 것”이다.
사업조정을 신청한 후 바로 조합원들과 인근 상인들이 행동에 들어갔다. 24일 밤 10시30분경 현장 부근에서 “골목 상권 약탈하는 홈 플러스는 물러가라”등의 현수막과 전단지를 한 밤중까지 붙이고 다녔다. 그리고 10월의 마지막 금요일인 10월28일 편의점 입정 예정지에서 집회가 열렸다. 월말에 금요일 오후라 많은 조합원들이 점포를 비울 수 없었기에 적은 수가 모였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골목 상권 약탈하는 홈 플러스는 각성하라” “재벌그룹 홈 플러스가 골목에서 구멍가게 편의점이 웬말이냐?”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그런데, 11월4일 또 다른 제보가 전해졌다. 서초구 반포동 94-7 번지 건물에서 40평형 대의 비슷한 매장이 오픈 준비 중이었던 것이다. 핸드폰 판매상을 하던 곳에서 평상적으로 업종 변경을 하기 위해 점포를 비우는 정도로 보였지만, 알고 보니 ‘홈플러스365’ 2호점이었다.
바로 서민홍 이사장을 중심으로 농성단이 꾸려져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그리고 “빼빼로 데이”였던 11일, 장사도 내팽개치고 대치동 “플러스365 편의점” 1호점 예정지에서 조합연합회 김경배 회장이 참여한 규탄대회를 갖고, 1km 떨어진 홈플러스 본사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그리고 본사 앞에서 또 다시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집회 후 일인 시위를 벌이던 조합 서 이사장과 이 감사는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을 만나 편의점 사업 진출에 대한 중단 약속을 받아내겠다고 본사 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회사 관계자는 “이 회장은 출타 중이다. 다음 주 중에 담당 상무와의 만남을 주선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현재 홈플러스 측은 서초동과 대치동의 편의점형 SSM 개점을 잠정 유보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언제 어디에서 똑 같은 시도를 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영국 본사로부터 비슷한 형태의 SSM 개점 추진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성수점이 편의점 형 영업을 시작한 지 수개월이 지난 상황이다. 이 곳은 전체적인 컨셉이 편의점이지만, 과자, 잡화류, 즉석식품 이외에 신선식품 및 각종 생활용품이 더해져 SSM이면서 영락없는 편의점이다. 단가 또한 편의점보다는 낮으면서 기존 SSM보다는 약간 높은 정도로 경쟁력을 꾀하고 있다.
유통산업 발전법과 상생법에 따라 본래의 SSM 개점이 어려워지자 업태가 다른 편의점형 개점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에 대해 조합 서민홍 이사장은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번 경우는 홈플러스가 ‘직영점’으로 개점하려고 해서 우리가 법률상 조정신청 권리가 있었지만, ‘가맹점’으로 개점할 경우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어 우리는 눈 뜨고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연합회 차원의 치밀한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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