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SSM 규제만 한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차제에 동네슈퍼들이 자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먼저, 중소상인들의 물류구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물류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바잉파워 획득을 위해서는 공동물류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여 저렴한 공급가로 상인들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중기청 물류센터 타당성 없어
중기청은 당초 나들가게 성공적 연착륙을 위해서는 물류센터 건립이 관건이라 보고 이에 힘을 모았다. 통합물류센터가 건립되면 현재 도매업체로부터 물품을 받는 것보다 5% 이상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살 수 있고, 그럴 경우 대형마트, SSM마트와의 가격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기청의 생각이었다.
중기청은 유통체계 혁신 및 나들가게사업의 발전방안으로, 우선 중소 도소매업의 가격경쟁력 확보하기 위해 중규모(10,000㎡) 이상의 거점형 통합물류센터 20곳을 2013년까지 건립 추진키로 하고, 또 2012년부터 통합물류센터를 건립해 이를 중심으로 전국적 공동구매시스템 구축 및 개별점포의 조직화를 유도하여 서민물가안정과 중소도소매업의 자생력 제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올해 215억 원이던 나들가게 육성지원 예산도 내년에 334억 원으로 증액됐으며 추가로 금융지원 4300억 원,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 415억 원 등 총 7536억 원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자생력 확보를 위한 예산으로 편성됐다.
이같이 중기청이 물류 정비의 문제를 중시하는 것처럼 상인들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중기청의 최근 나들가게 실태조사에서 나들가게 육성지원 사업과 관련해 점주들의 제도 개선방향과 애로사항 등을 확인한 결과,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동구매 및 물류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제기한 응답이 35.6%로 으뜸이었다.(POS 관련 제반기능 개선이 9.6%, 지원금 증액이 9.2%였으며, 이밖에도 자금지원 절차 간소화, 나들가게 브랜드 홍보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또 나들가게 재개점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49.2%, ‘만족스럽다’라는 응답이 45.2%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불만족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살펴보면, ‘공동구매가 도입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36.7%, ‘기대보다 매출이 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35.0%, ‘지원효과가 미비해서’라는 응답이 11.7%의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청주 흥덕을)도 지난 9월 20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2011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엇보다도 사업추진 당시 계획했던 통합물류센터 구축사업이 현재까지 실행되지 않아 ‘앙꼬 없는 찐빵’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나들가게 점주들은 “나들가게가 경쟁력이 있으려면 공동구매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하루 빨리 통합물류센터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인들의 열화같은 기대를 저버린 채 물류센터 건립은 이미 물건너 갔다고 보는 게 업계의 일반적 판단이다.
사실 중기청은 2011년 예산에 통합물류센터 5개를 시범 구축하는 것으로 하여 600억원을 요청하였으나, 지경부와 의견 조율이 늦어지고 결국 이 사업은 기재부에서 2010년 하반기 예비 타당성 대상사업의 대상으로 분류됐다.
한데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월 중소기업청의 5개 물류센터 건립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타당성 없음’ 결과를 중기청에 통보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민간부문에 정부 유통회사를 만들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용 대비 편익을 따진 경제성도 떨어진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물류센터 건립은 당장은 추진이 어렵게 됐다.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 이 배정되기 어렵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슈퍼연 물류센터 활용을
현재 전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회장 김경배, 이하 연합회) 산하에는 전국 주요거점 20곳에 자체 물류센터가 가동 중에 있다. 조합 측에서는 중기청의 통합물류센터 건립 계획이 물건너 갔다면 연합회 산하의 기존 물류센터를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중기청 물류센터를 신설하기 보다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기존 물류센터를 확대 보강하자는 생각이다. 현재 수퍼마켓협동조합이 조직화 되어 있지 않은 지역에 일단 조합을 설립하여 나들가게의 조직력을 제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지역 물류센터를 확보해, 이들 간의 유기적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면 물류유통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소기의 효과를 얻으리라는 구상이다.
연합회 성하영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연합회의 이같은 구상이 효과를 거두려면 전국 물류센터는 기존의 20곳을 포함, 약 50개 정도는 돼야 한다. 조합은 정부의 지원만 전제된다면 이를 적극 추진할 의향이 있다”라고 밝히고, “그 동안 연합회 물류센터는 조직화와 물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줬다”라고 덧붙였다.
이 점은 중기청이 추진해 온 통합물류센터 구상과 연관해 매우 시사성이 있다. 만일 중기청이 연합회의 물류센터 강화 쪽으로 힘을 싣게 된다면, 기재부가 우려하는 우려점들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즉 기재부가 우려한 실효성 및 민간 운영의 효율성의 문제를 연합회 산하 물류센터는 상당 부분 극복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본부장은 “현재의 연합회 물류센터 운영과정의 기부체납 문제는 꼭 해결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밝혔다. 기존 연합회 물류센터 건립과정에서는 국비:지방비:조합 직접투자비의 비율이 40:30:30이었다. 그런데 그 비율이 50:40:10으로 변경되면서 물류센터의 기부체납의 문제가 발생했다.
조합 직접투자비 비율이 30%일 때는 그 비용으로 충분히 물류센터 부지 매입이 가능했으나, 10%로 조합 부담이 줄어들면서 부지 매입이 어려워지고, 불가피하게 기부체납의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이다.
성본부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물류센터 운영에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물류센터 운영을 조합이 꾸준히 맡을 수 있는 보완책이 시급하다‘라고 제기했다.
성공의 조건 2 적정수의 나들가게 공급하라
나들가게 1만 곳 목표 비현실적이다!
최소 2만 곳 이상은 돼야 규모의 경제 효과 생겨
아직까지는 ‘나들가게’의 브랜드파워가 약하다. 이를 위해서는 질적 차원과 양적 차원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우선 점포 이미지 통일성이 선결돼야 한다. 각 점포의 매장 구성이나 구비상품 등에서 표준화된 매뉴얼을 갖추고, 또 공동의 판촉행사나 전국적 공동 영업네트워크 등을 확보해 고객들에게 보다 세련되고도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보여 줘야 한다. SSM 같은 대기업 점포가 갖는 강점 가운데 하나는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매장 매뉴얼인데, 이는 본사 차원에서 매출과 직결되는 소비자 동선 등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나들가게 개별점포 수준으로 이뤄지는 경영 컨설팅 정도로는 이들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전국 매장 수라는 양적 차원에서도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중기청이 계획하는 전국 1만 개 점포로는 점포수가 양적으로 절대 부족인 상황이다. 규모의 경영이 확보될 수 없다. 우선 정부정책 차원에서 전국 지원 매장 수를 확충해야 한다. 일단 최소한 2만 개의 매장은 갖춰야 대자본에 대한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8-9월까지 전국 나들가게 중 개점 3개월 이상된 나들가게 1,094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평균 매출이 814천원에서 100만 4천원으로 평균 23.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만일 1만 곳의 개점이 완료됐을 때 전체 연매출을 추정해 보면(일일 100만원* 1만 곳* 30* 12), 연 매출 약 3조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현재 빅 3 대형마트 중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롯데수퍼 매출을 제외하고도 거의 6조원에 가까운 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순수한 구매력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1만 곳의 나들가게로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기업 마트는 통일성있는 구매가 가능하지만, 나들가게는 통제력이 떨어지는 관계라서 구매력은 단순비교시보다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아울러 물류센터 등 공급요인까지 비교하면 나들가게 경쟁력 제고는 요원하다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나들가게라는 공동 브랜드가 단순 숫자만으로도 1만 곳에 그쳤을 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원진다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37.8%의 나들가게 점주가 나들가게를 내면서 평균 3,456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1만 곳의 나들가게 숫자로 단순대입했을 때 내년 말이면 나들가게 점주들이 짊어지게 될 부채는 무려 1,25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연 4.5% 이자율 기준 연 이자만 40억원이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만일 나들가게 사업이 의욕적으로 시작됐다가, 어설프게 마무리됐을 때, 대기업 마트에 대한 경쟁력 제고라는 소기의 목표는 고사하고, 잘못되면 그나마 고사 위기에 빠진 수퍼를 빚더미로 내모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또 전국 9만 여곳 수퍼마켓 가운데 정부가 조금만 부축해준다면 얼마든지 일어설 자생력을 갖춘 곳은 최소한 5만 곳은 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는 점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만일 정부가 2만 개 점포를 육성한다 해도, 나머지 7만 곳을 방치한다면, 이 또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들의 가족을 포함한 수십 만명의 국민의 생존권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는 이왕 시작한 나들가게이고, 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려는 의지가 진정 확고하다면, 예산배정에서부터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계획을 입안해야 한다. 그리고 양적 기반을 토대로 지속적인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관리라는 영업지원도 병행돼야 할 과제다.
성공의 조건 3 점주들의 성공의지
상품을 파는 게 아닌, 점주 자신을
판다는 치열한 자세 필요
아울러 점주들의 성공의지도 ‘나들가게’ 육성사업의 성공적 안착에 필수적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중소기업청은 현재 신청자의 혁신의지, 경영개선 가능성 및 예상효과 등을 현장평가한 후 지원대상을 선정한다.
그런데 나들가게 지원대상 선정 심사과정에서 점주들의 의지를 더욱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이 세심하게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이를 위해서는 나들가게 전환 후에도 경영이 그다지 개선되지 못한 곳을 대상으로 중점관리해 사례분석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들가게 전환 후 매출이 신장됐다는 성공사례들을 분석하면, 대부분의 경우 점주들의 굳센 성공의지가 엿보인다. 그리고 지원만 믿고 의지할 게 아니라 점주 스스로가 사업성공을 위해 창의적으로 발벗고 나서야 한다.
이 대목에서는 특히 ‘진정성 마케팅(Authentic marketing)’이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SSM과 직접 맞대결 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은 맞대결도 불사하더라도, 나들가게만이 특화할 수 있는 영역은 적극 개발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 그 가운데 가장 핵심이 진정성 마케팅이 아닌가 한다. 진정성 마케팅이란 무조건 좋아 보이는 ‘과대 포장’을 풀고 브랜드의 진짜 가치를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기법. 부정직한 제품, 가식적인 서비스, 허위 마케팅 등과는 거리를 두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진솔함으로 다가가는 것. 한마디로 ‘훈훈한 동네인심’, ‘사람의 냄새가 나는 가게’ 등으로 설명될 수 있다. 나들가게 점주는 단순히 상품만을 파는 게 아니라, 점주 자신을 판다고 생각해보자는 이야기다.
성공의 조건 4 교육 및 컨설팅의 질 제고
양질의 강의 하나가 점주의 사고를
바꿀 수 있어
점주들의 성공의지와 반대편에는 정부의 지원의지가 있다. 제도화되고 명문화 된 규정만이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도 진정 나들가게 성공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교육 및 지도요원 컨설팅이 실제 도움이 되도록 면밀히 재검토 돼야 한다. “가게 운영하느라 빠듯한 중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 교육에 참여했는데, 괜히 왔단 생각이 들 때도 있다”는 말이 점주들에게서 나오게 해서는 안된다. 지도요원들의 자질도 중요하다. “지도요원들이 오히려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가 많다. 이론이나 지식도 중요하지만 막상 당장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공허하게 맴도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는 말도 그만하도록 해야 한다.
중기청 ‘나들가게 실태조사’에서도 ‘지도요원의 지도가 점포경영에 도움이 되는가’는 질문에 ‘매우 도움’이 46.1%에 이르렀지만, ‘도움이 안되었다’는 응답자들의 경우 그 이유로 ‘형식적인 방문’이 28.2%로 수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지도요원 현장경험 부족’ 23.1%, ‘일률적이고 획일적인 지도’ 20.5%로 나타났음을 당국도 명심해야 한다.
성공의 조건 5 지원대상 업종 확대 필요
정육점, 꽃집, 제과점 등 단일품목
가게도 지원 필요
나들가게 지원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연구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행처럼 동네슈퍼만을 지원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정육점이나 꽃집 등 단일품목을 취급하는 동네가게도 ‘나들가게’라는 공동 브랜드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나들가게 개점 신청은 대기업SSM과 직접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점포라는 취지에서 매장면적이 300㎡ 이하 편의점 및 슈퍼마켓 점주만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일부 영세상인의 경우 아예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다.
실제 대기업 SSM으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것은 정육점과 생선가게 등 단일품목을 취급하는 상인들인 만큼, 이들에게도 나들가게를 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나들가게 지원업종이 확대된다면 이는 전체 나들가게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고, 나아가 규모의 경영을 기하는 데도 일조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원대상이 확대된다는 것은 영세상인들의 생존기반을 그만큼 확충한다는 취지에도 부응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방위적인 소상공인 지원 대책과 예산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성공의 조건 6 조직화를 통한 SSM 차단
뭉쳐야만 SSM 저지 가능하다
중기연구원은 최근 ‘SSM 현황과 대책’ 보고서를 펴냈다. 이에 따르면 2011년 6월 현재 국내 SSM 수는 919개(5월까지 902개)로 나타났다. SSM의 진출 이후 주변 소매점포의 하루 매출은 120만원에서 85만원으로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고객은 127명에서 80명으로 37% 줄어 지역 중소상인들의 몰락을 초래하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 매출은 2008년 30조1000억원에서 2010년 33조7000억원으로 증가했고, TV홈쇼핑 등 무점포 매출 역시 같은 기간 23조9000억원에서 31조1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SSM의 모기업 제조 및 유통계열화 확산에 따른 네트워크 경쟁력, 높은 브랜드 인지도, 막대한 자본력, 이에 기반한 막강한 거래 협상력은 중소유통사들에게 생존권 위협으로, 납품협력업체에게는 불공정 거래로 나타나고 있다.
연구원 보고서는 “소매유통그룹에 의한 유통시장 독과점화와 시장 장악은 장기적 관점에서 결국 소비자 편익을 막고 물가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살아야 모두가 산다’는 사회구성의 절대적 가치를 구현하기 해서라도 ‘나들가게’는 성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SSM 저지와 나들가게 조직화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자. 현재 사업조정이 진행 중인 곳을 제외한 총 265곳 중 사업조정을 통해 입점을 저지한 경우가 모두 134곳으로 겨우 50%를 넘는다. 반면 입점이 기정사실화돼 광역자치단체인 ‘시·도’의 중재가 이뤄진 곳이 91곳으로 34%나 된다.
아무리 나들가게를 통해 영세수퍼의 간판과 구색이 바뀐다 해도, 아직까지는 대기업 마트의 무차별한 시장잠식을 막기는 역부족임을 고려하면,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대기업 마트의 입점을 이렇게 계속 방치할 경우, 나들가게 사업은 자리를 잡기도 전에 좌초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사업조정이 이뤄진 곳은 대부분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연합회 조직이 돼 있지 않거나 연합회 조직이 약한 곳은 대기업 SSM으로 인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전국적으로 개점된 3381곳의 나들가게 중 연합회를 통해 개점이 이뤄진 곳은 39%에 불과하다. 특히 소상공인진흥원을 통해 개점이 이뤄진 독립점포 1095곳(33%)는 개점은 됐지만, 개점 이후 그 어떤 조직에도 소속돼 있지 않아 인근 지역에 대기업 SSM이 들어설 경우 그를 막을 방도가 없다. 따라서 나들가게 성공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랄 수 있는 SSM의 차단을 위해 특히 조직화의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는 독립점포의 조직화가 매우 급선무임을 알 수 있다. _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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