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지난 11월 6일 저녁 광주광역시를 방문해, 지역 상인 대표단과 만났다. 김 의원은 이들들로부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광주 전남지역의 대기업/대형유통마트들의 상권 장악 현황과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김 의원은 간담회에서 제기된 사항들은 향후 추진할 입법 과제에 충실히 반영하기로 약속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김제남 의원은 “중소상인을 살리는 문제, 생존권과 일자리를 만드는 문제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자 과제로 700만 중소상인들의 일자리가 기본”이라며 “(그 해결책을) 중기청장, 재벌대기업의 오너들이 선의를 베푼다거나 자율적으로 규제를 한다거나 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어 법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유통산업발전법부터 꼭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유통법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통과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로 법사위에서 개정이 무산됐다.)
이 자리에서 전남 광주지역 상인들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일과 관련한 대기업의 행태를 보면 엄살이 심하다. 회사 경영에 문제 있다고 하는데 원래 적자가 날 곳에 출점하고, 또 상주인구에 비해 마트가 너무 많다. 한 해 대략 3조원 정도의 광주지역자금이 외부기업을 통해서 역외로 빠져 나가고 있어 광주 도소매 업체들의 생계에 치명적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지난 10월 9일 대전 중소기업청 국감 때 운동화 차림이 인상적이었다.
중기청 국감 이외에 현장 국감이 있을 거라고 해서 신고 갔다. 평소 바쁠 때에는 운동화 차림을 하고 다니기를 좋아한다.
- 한국경제에서 소상공인업계가 차지하는 위상과 현재 업계 상황에 대한 의원님의 견해를 듣고 싶다.
소상공업체는 전체 사업체수의 87%, 고용의 40%나 차지할만큼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 한마디로, 소상공인이 잘되어야 한국경제도 잘되는 그런 구조다. 재벌 대기업들이 소상공인업계에 무차별적으로 진출하고 골목상권과 재래시장이 죽어가는 대신 대규모점포들의 독과점 구조를 심화, 소상공인들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하고 있다는 게 현재 형국이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서 지난 국정감사부터 문제를 제기하고 고민하며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대기업의 횡포로부터 생존권을 지키려는 소상공인들의 노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소상공인들도 조합을 만들고 단체를 만들어서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 소상공인들의 노력과 싸움 덕분에 지금 대선에 출마한 모든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고 공약을 낼 만큼 소상공인 문제가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본다. 소상공인 여러분들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건강한 한국경제와 국민 전체를 위해서도 엄청난 기여를 하셨다고 생각한다.
- 중소기업청 국감에서는 광주 대상베스트코의 개점과 관련, 중기청의 임무방기에 대해 지적하셨다. 사업조정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사업조정신청은 사업개시 후 90일 이내에만 가능하나 광주베스트코 사례처럼 인수 합병 등 제3자가 인지할 수 없는 시점도 사업개시로 인정하고 있어 사업조정신청이 불가능하게 되어 사업조정제도 실효성에 심각한 문제 발생하고,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 제가 이 점을 국정감사에서 제기하게 되었고,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소상공인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중소기업청이 무기력하고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사업조정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업개시 시점을 제3자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 사업 개시 이후 사업조정을 할 경우 원만한 자율조정을 위해서 필요한 사업의 일시정지역시 권고는 실효성이 없고 보다 강력한 ‘명령’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근본적으로는 출점 허가제, 사전입점예고제와 주민설명회, 영향평가 등을 시행해야 한다. 이번에 지경위를 통과한 유통법 개정안에 일부가 반영돼 있다.
- 국감 이후 최근 의무휴업일을 확대할 수 있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지경위를 통과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이와 관련해 앞으로 남은 문제는.
법안소위에서 제가 매주 일요일로 확정해서 의무휴업일을 확대하자는 안을 제출했다.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대규모점포를 규제하여 상생하자는 취지도 있지만, 우선은 우리 삶도 좀 바꿔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다. 일요일 하루 쯤은 대형마트도 쉬고 시민들은 가족과 함께 집에서 또는 야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 특히 대형마트 노동자들도 남들 다 쉬는 날 같이 쉬어야 하지 않겠나.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제가 제출한 안보다는 많이 후퇴한 안(요일을 정하지 않고 3일 이내 의무휴업)이 통과되어서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
- 지식경제부는 이와는 별도로 대형 유통업체들 및 중소 상인 단체간 유통산업발전협의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유통산업발전협의회의 자율규제 내용을 보면 상생하고자 하는 의지나 진성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 법안 개정을 막고 시간을 벌어보자는 꼼수가 아닌지 의심스러운 내용들이다. 의무휴업은 평일에 하겠다, 신규출점은 자제하되 기존 출점이 진행중인 곳은 강행하겠다, 의무휴업 등은 협의가 필요하니 12월 16일 주간에 하겠다(대통령선거 주간) 등등. 대형유통업체들이 말로만 상생을 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만일 설득력을 가지려면 지자체를 상대로 진행중인 소송을 취하하고, 성실하게 의무휴업에 나서야 하며, 현재 출점을 추진하고 있는 곳부터 중단하고 주변 중소상인들과 상생을 위한 협의에 나서야 한다.
- 어떻게 환경 운동에 참여하게 됐나
80년대 대학생 때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졸업 후 생활 속에서의 사회 운동을 고민하게 됐고, 89년 수돗물에서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발견되는 수돗물 파동을 거치면서 환경운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물과 공기와 같은 공공재가 오염됐을 때 또한 가장 큰 피해자는 서민이더라. 돈있는 사람들은 돈으로 어떻게든 피해가는데, 서민들은 그렇지를 못했다. 마침 당시 유럽에서는 녹색운동이 활성화되고 있었고, 특히 독일 녹색당의 정강정책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에 따라 91년 탄생한 한국의 녹색연합 결성에 적극 참여하게 됐다.
- 어떻게 정치에 뛰어들게 됐나
환경운동을 하면서 평소 우리나라 정치에도 탈핵과 평화를 향한 녹색 정치가 도입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당시 민주노동당의 제안이 들어왔는데, 우리나라 녹색정치의 활성화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 의정활동의 목표는
처음 국회에 입성하면서부터 두가지 축을 설정했다. 하나는 핵없는 세상을 향한 정치이고, 다른 하나는 민생 문제다. 사실 경제민주화의 시작은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700만 명에 이르는 소상공인들이 잘 사는 세상이 되도록 기여하고 싶다.
- 국감 이후 법률안 소위원회 위원으로서 활동을 펼쳤는데
여야 합의로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경우 월 3회의 의무휴업일을 지키도록 했고, 영업시간도 기존보다 더 단축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실 이번 소위 결과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목표는 대기업 유통업체에 대한 허가제를 법적으로 도입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료 의원들 사이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의 폭이 컸다. 그래서 입점 사전 예고제나, 사전영향평가제 등을 도입하는 선에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정이훈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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