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너무 싸게 공급 하는데, 그냥 내 물건 사달랄 수 있나”

우리나라 산업용재 협회가 생긴 지 60년이 됐다. 청계천 산업용재 상가는 한국전쟁이후부터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옛날에는 산업용재(공구)가 흔하지 않았다. 그래서 중고, 미군들이 쓰던 것들을 공구상들이 가져와 열심히 닦아 재생해 납품하곤 했다. 현재의 대기업들이 이만큼 성장하기 까지 청계천 공구상가들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대기업들이 자본력 등을 이용해 소상공인들의 사업영역을 침범해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청계천 복원공사로 인해 차선이 줄어들어 공구상가는 점점 더 고객을 잃어가고 있으며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정부에서 마련한 장지동 부지는 1층 매매가격이 23평(실평수 7평)이 5억을 호가하고 있으며, 박스형으로 지어져 공구상가로는 적당치 않은 구조여서 외면받고 있다.

청계천 공구상가에는 옛날 향수를 느끼며 찾아오는 고객들이 있고 청계천 관광을 왔다 공구 상가도 함께 구경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많다. 또한 공구 상가로 이름이 나 있어 청계천 상가를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들도 있다.

공구특화지역 홍보구조물 설치 희망

김 지회장은 청계천 공구시장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홍보하는 일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60년 전통의 공구 시장이 있다는 것도 관광지로 의미 있는 곳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 지역을 공구특화지역화 하려고 해 봤으나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있어 시장 등록이 불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지회장은 “공구특화거리라는 의미로 홍보구조물이라도 세워두면 상징성도 있고, 홍보가 될 것 같다”며 “구청에 부탁을 하고 있다. 올해가 지회장 임기말인데 올해안에 홍보물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1500개 가운데 90%가 세입자

청계천 공구상가는 1978년부터 재개발할 것이라는 소문은 돌고 있지만 현재 까지도 확실히 재개발 된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공구 특화구역으로 지정해 장사를 계속할 수 있게 해주거나, 아니면 저렴한 가격의 부지를 마련해서 이전해 갈 수 있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이 계속되면 청계천 공구 상인들은 더욱 이도 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호아으로 몰리게 된다. 현재 등록된 공구상 1500여개 가운데 90%가 세입자이다.

산업용재 시장도 대기업이 소상공인들이 납품할 수 있는 곳까지 자금력을 동원해 저가판매를 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대기업이 싸게 공급 하는데, 30년 거래하던 거래처에도 내 물건 사달라고 하는 말이 않나온다”며 “대기업은 대기업으로서 수출 등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세계적인 싸움에 전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며 씁쓸해 했다.

또한 그는 정부가 산업용재를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이 진출하지 못하도록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소상공인들이 생업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큰 것은 큰 것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작은 것은 작은 것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덕성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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