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을 꾸준히 잠식해 온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은 올해도 괄목할 매출신장세를 보였다. 매출이 크게 즐 것이라는 올초의 우려를 무색케 했다. 이들의 매출 신장은 나들가게를 비롯한 동네 슈퍼마켓들의 매출 감소로 곧바로 이어진다. 지역소매시장의 대세는 이미 이들에게로 넘어갔다는 영세상인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는 대목이다.

매출 전년 대비 8.1%의 성장

우선 대형마트를 보자. 지난해 말 유통업계는 국내 대형마트가 성장포화 지점에 이르러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대략적인 결산을 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8개 대형마트는 신규 출점은 23개에 그쳤으나, 매출은 전년 대비 8.1%의 성장을 기록했다. 일년 내내 ‘통큰 00’ 등으로 대표되는 가격 관련 이슈들을 선점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데다, 물품구매처 다변화와 차별화된 상품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온 결과다. 이같은 대형마트들의 자구노력으로 올해 대형마트 업계는 33조 7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8.1% 성장을 보였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 업체는 1위 이마트를 비롯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뉴코아아울렛, 코스트코홀세일, 이천일아울렛, 하나로클럽, 메가마트 등 8개 업체가 영업 중이다. 이 가운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사가 전체 매출의 86%, 전체 점포 수의 80%를 차지할만큼 이들 빅3가 시장을 과점화한 상태다. 빅3를 비롯한 국내 대형마트의 점포는 2001년도 171개 매장에서 2010년말 기준 430개로 10년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 올 연말까지 점포 수는 450개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민 11만 명당 한 개 꼴이다. 이는 대형마트 최대 포화치로 추정되는 인구 10만 명당 1개에 바짝 다가간 수치다.

지난해 기준, 이마트의 경우, 신규 출점 3곳을 포함해 현재 전국에 132개의 점포가 영업을 벌여 매출은 12조 6천억 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가 121개 점포에 10조 7,300억 원의 매출을 보였고, 롯데마트가 90개 점포에서 5조 8,800억원 어치를 팔았다.

기업형슈퍼마켓 총매출 5조원

한편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경우를 보면, 지난해 전체 슈퍼마켓 시장규모는 21조 7,000억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기업형슈퍼마켓(8개 업체 기준)은 약 5조원을 기록했다. 출점을 둘러싼 지역중소상인들과 갈등이 가라앉지 않은 와중에도, 큰규모의 신규점 중심으로 우회 개점도 불사하며 공격적 영업을 벌인 결과 기업형슈퍼마켓의 매출은 전년대비 18.7%라는 획기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탑마트를 운영하는 서원유통은 매출 1조원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고, 롯데슈퍼, GS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출점 200호점을 넘어섰다.

유통법과 상생법 개정으로 올해는 이들 기업형슈퍼마켓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지만,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는 시장선점 무한경쟁의 소용돌이에서 롯데슈퍼 등 빅3 업체들의 준동은 더욱 가멸찰 것으로 보인다. 매장 규모에 따른 대형 및 중소형 업체 간의 매출 및 점포 수 격차는 더욱 양극화 돼 자본과 상품가격과 유통, 마케팅 전반에 걸쳐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업체들이 결국 시장을 장악하리라는 우려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점포당 하루 고객 5,141명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들의 업체별 지난해 영업현황을 보면, 이같은 신장세의 배경이 엿보인다. (주)광주 신세계를 포함할 경우 이마트는 현재 전국 135개 점포, 이마트에브리데이는 18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마트메트로와 회원제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트레이더스를 아우르면 전국 매장 수는 163 곳에 이른다. 평균 매장면적은 10,127㎡이고, 평균 주차대수는 705대. 점포는 서울이 29곳, 경기도가 38곳으로 주로 수도권 집중도가 높게 나타난다. 지난해 부가가치세 포함한 총매출액은 12조 6,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8.7% 증가한 수치다. 점포당 하루 평균 고객 수는 5,141명, 하루 평균 객단가는 50,750원을 기록했다. 매출총이익율은 24.2%, 영업이익율은 7.1%로, 영업 마진이 높은 편이다.

전국 곳곳 물류센터 산재

물류센터는 경기도 광주시 소재 광주센터(연면적 17,509㎡), 대구시 소재의 대구센터(33,194㎡), 경기도 시흥시의 시화센터(43,649㎡), 그리고 가장 넓은 센터부지를 확보하고 서울 경기 가원 등 주로 수도권 물류를 담당하는 경기도 여주시의 여주센터(196,346㎡) 등 모두 4곳의 물류센터에서 전국을 커버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각각 점포수 123개와 248개(직영 225, 가맹 23)로 집계됐다. 평균 매장면적은 39,427㎡에 지난해 총매출은 10조 7,300억원으로 이마트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점포당 하루 평균 고객 수는 5,271명, 객단가는 37,771원. 이마트와 비교할 때 고객 수는 비등하나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충남 천안시 소재 목천물류서비스센터(연면적 55,060㎡. 자가), 경남 밀양시 소재 밀양물류서비스센터(29,746㎡. 임차), 경기 안성의 안성신선물류서비스센터(7,422㎡. 위탁) 등 3곳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올 5월말 기준으로 서울 11개 매장을 포함해 국내 92개 점포를 갖고 있는 롯데마트는 점포 평균 매장면적이 11,934㎡, 평균 주차대수 602대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매출액 기준으로 산정할 때 점포당 일평균 매출은 2억 1,500만 원으로 전년대비 4.1% 늘었다. 점포당 POS를 37대 갖추고, 매출총이익율은 24.6%, 영업이익율 5.9%.

우리가 주안점을 두는 물류센터의 경우 경기도 오산시 소재 오산센터(연면적 85,547㎡), 경남 김해시 소재 김해센터(54,949㎡), 경기 안성시 소재 안성의류센터(마트 전용 7,260㎡, 전체 21,780㎡. 임차) 등 3곳이다.

빅3와 나머지 업체들

이들 빅 3 업체에 비하면 나머지 업체들의 영업규모는 아직 역부족이지만, 성장세는 만만치 않다. 총 점포 수 6곳의 대형마트 하나로클럽과 20개의 점포를 거느린 하나로마트는 지난해 1,652억 원의 총매출(증감율 13.67%)에 점포 당 하루 평균 매출 2,300만원을 기록했다. 평균 매장면적은 921㎡, 주차 대수는 28대로 빅3와 대비된다. 이렇다 보니 점포당 하루 평균 고객 수도 825명, 평균 객단가는 22,865원에 그친다. 매장 수가 절대적으로 열세이다 보니, 평균 고객 수와 객단가 모두 빅3에 비해 미약하다. 규모의 경영과 브랜드 가치 제고가 낳는 효과가 같은 대형마트 업체들 간에도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농협유통의 경우는 농산물과 축산물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는다. 매출액 구성비로 볼 때 농산물 24,2%, 축산물 21,4%로, 둘을 합치면 전체 매출의 45.6%를 차지한다. 이를 반영하듯, 물류센터도 서울 양재물류센터(연면적 19,419㎡), 창동물류센터(5,427㎡)에서 각각 서울 강남과 강북 지역을 담당하고, 전북 전주물류센터(4,235㎡)가 전북지역을 맡아 과일 채소 양곡 등 신선 식품 배송을 하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 하나로마트 분사가 운영하는 하나로마트는 전국 2,070개 점포에서 지난해 6조 1,43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6.2% 증가한 수치다. 평균 매장면적은 340㎡에, 점포당 하루 평군 고객 수 402명, 객단가 17,200원으로 나들가게에 비해 규모면(전국 2,070개 매장 가운데 매장 규모 300㎡이하가 1,376곳으로 절반을 넘는다)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우세한다.
분사가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의 물류센터만 해도 경기도 평택물류센터(연면적 58,000㎡. 자가), 전남 광주물류센터(1,570㎡. 위탁), 경북 구미의 경북센터(947㎡. 자가), 경남 함안군의 경남물류센터(2,542㎡. 위탁) 등 4곳에 이르고 있다. 나들가게 통합물류센터가 절실한 이유를 반증한다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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