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가 러시를 이룬고 있다. 지난 3년여 의정활동을 되짚어보고, 향후 정치행로의 이정표로 삼으려는 조그만 몸짓이다. 이 가운데서도 민주당 김영환 의원(국회 지식경제위원장),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의 글들이 눈길을 끈다.진정성과 전문성에서 열정과 지혜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김영환 의원 자전 에세이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그리고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청춘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품속에 고이 간직해둔 꿈들을 꺼내들라고. 나이가 조금 많은 청춘, 아직도 꿈이 많은 청춘, 나 김영환이 돌아보니, 지난날의 꿈이야말로 내 앞에 길이 되어주었다고. 그렇다면 지금 찾고 있는 길 또한 지난날의 꿈속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내 삶의 이야기를 통해 말해주고 싶었다.”

책의 부제가 ‘단순 조립공에서 장관까지, 김영환 의원의 다시 쓰는 꿈’이다. 내용의 고갱이를 금방 알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전에 그를 이렇게 소개하곤 했다. “우리 당의 국회의원이고, 전기기술자에, 시인이자, 치과의사요.” 이런 여정을 거쳐온 김영환 의원의 성찰과 신념의 기록이다. 그의 시 <단순 조립공의 하루>(필명 김해윤)는 대표적인 민중가요가 되어 노동운동 현장에서 울려퍼졌고,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며 쓴 시 <불타는 바그다드의 어머니>는 반전을 상징하는 시가 되어 전 세계인에게 읽혔다.

그는 박정희 정권 때 대학에 입학했다 제적당하고 전두환 정권 때 다시 제적당했으며, 노태우 정권 때 15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여 김영삼 정권 때 치과를 개업했다.

하지만 곧 병원 문을 닫고 김대중 정권 때 정치에 입문하여 최연소 과학기술부 장관이 되었다.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오롯이 겪어내는 동안 수없이 이겨낸 좌절의 순간과 성취의 순간들. 그 과정 속에서 배운 지혜와 삶의 자세, 세상을 읽는 시각을 담담하게 펼쳐놓았다. 같은 시대의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고난을 이겨내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의 희망의 메시지다. 그래서 책의 프롤로그는 ‘나는 아직도 길을 잃고, 그래서 아직도 꿈을 꾼다’이고, 에필로그는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다.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고스란히 겪어낸 그는 현재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중소기업 살리기’와 ‘골목상권 살리기’를 위해 앞장서며 상생의 정치, 경제 민주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건, 내가 대학에서 제적되고 노동 현장에서 일할 때였다. 나는 급히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로 달려갔다. 당시 아버지의 체중은 40킬로그램도 나가지 않아서 앙상한 다리에는 얇고 부드러운 가죽만이 뼈를 뒤덮고 있을 뿐이었다. 하루에 심장마비가 다섯 번이나 찾아오는 동안 아버지의 입술은 포도 껍질처럼 말라버렸다. 병원에서도 가망이 없다고 했다. 집으로 모셔온 날, 아우가 급히 청계천에서 공업용 산소통을 사오고, 나는 치과대학을 5년 다닌 실력이랍시고 노란 기저귀 고무줄을 사다가 아버지의 코에 밀어 넣었다. 아버지는 그해 겨울을 그렇게 넘기셨다.”<삶을 대하는 가장 낮은 자세>중에서

국회 다문화가족정책연구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는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의 저서 ‘우리안의 국경’ 출판기념회가 지난 15일 국회 도서관에서 개최됐다.

‘우리안의 국경’은 김의원이 다문화포럼대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우리사회의 다문화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다문화 정책의 문제점 등을 짚어냈다. 특히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하는 아프리카 유학생’ ‘20년 연상 남편에게 시집온 필리핀 여성’ ‘아내를 위해 히말라야를 넘어온 일하러온 네팔노동자’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다문화의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제는 그들이 아니라 우리라고 해야 한다’는 책 머리말에서 김 의원은 “18대 국회가 마무리되어 가는 이즈음, 진정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일했는지 뒤돌아보게 된다”며 “의정활동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한 한 분야가 ‘다문화’였고, 국회 ‘다문화가족정책연구포럼’을 근간으로 지난 2년간 부지런히 전국 현장을 찾아다니며 실태를 파악하고, 여러 차례 토론회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다문화 정책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집필 배경을 밝힌다.

“우리나라 우리 국민들이 다문화에 대한 지식 이해 존중이 부족하여 결혼이주여성을 비롯한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북한이탈주민, 난민 등이 우리사회에 정착해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 의원은 “중앙 및 지방정부의 다문화정책은 2006년에 본격적으로 추진되었고, 2011년에는 다문화가족 사업을 ‘서민 희망 3대 핵심과제’로 선정하는 등 짧은 기간 동안 다문화정책에 대한 많은 지원과 발전이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문화정책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은 거시적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기 보다는 결혼이주자, 이주근로자 등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투입하는 등 땜질식 처방 땜무니었다”고 단호히 지적한다.

김 의원은 출판기념회에서 “우리는 출산률 세계 최저와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은 청년 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2040년이 되면 청년 2명이 노인1명을 부양해야 하는 가운데 청년2명중 1명은 다문화자녀가 된다”며 “미운오리새끼가 아닌 우리안의 백조로 키워 날개를 달아주고 평범한 진리와 간절한 소망으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태근 의원 출판기념회

지난 10월 12일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의 첫 저서인 ‘녹색성장에서 녹색발전으로’의 출판기념회가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렸다. 정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후 4년간 줄곧 지식경제위원회 한 상임위에서만 활동해 왔는데, 전반기 2년 동안에는 기후변화와 에너지자원 정책 분야에, 후반기에는 소상공인 권익보호에 집중했다. 이 책은 사계에서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은 전반기 의정활동을 결산하는 내용들이다. 이 책은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 의원의 지식경제위원회 활동 중 축적된 기후변화 및 에너지정책에 대한 연구데이터들로 구성됐다. ‘녹색성장’의 의의를 재정의하여 ‘녹색발전’을 21세기 국가발전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는 책 첫머리는 “함께 잘 사는 사회로 가는데 있어서 ‘녹색발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국민적 과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과거 ‘잘살아 보세’와 같은 국민적 의제로 선정해 국민과 기업, 사회 모든 분야 주체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제2장은 현재 우리나라 전 국민이 사용하는 전기생산의 약40%를 차지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의 ‘사용후 핵연료’ 관리와 처리,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 현황을 중점으로 다루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30년간 축적된 ‘사용후 핵연료’가 2009년 1만 톤을 넘어섰지만, 문제의 시급성에 비해 아직도 지연되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 처분장 건설 관련 공론화 문제를 지적하고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장 보론에서 식량자급률 51.4%, 곡물자급률 26.7%까지 떨어진 우리나라의 식량수급 현황을 분석하여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닥쳐올 세계적인 곡물식량 위기에 대한 대처 방안을 기술했다.

정 의원은 “이 책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를 정부주도가 아닌 국민운동으로 이끌어내기 위함이며,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예고 없는 단전사태를 겪고서도 고급에너지인 전기를 남용하는 우리의 현실을 개선하고자 한다”며 그 의의를 밝혔다.

정태근 의원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으며 학창시절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2년 반에 걸친 투옥생활을 했다. 이후 여러 시민단체에서 인권과 정치개혁 활동에 참여했으며 2005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이 된 이후 ‘미래정치문화연구회’ ‘미래연대’ ‘민본21’ ‘새로운 한나라’ 등 정책 및 정치문화 개혁 활동을 일관되게 해 왔으며, 2년 전부터 ‘발로 뛰는 국회의원 호민관’으로, 올해는 역대 국회 최대 인원인 89명이 참여한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지키기 의원모임’ 공동 대표를 맡아 중소기업, 소상공인, 재래시장, 자영업자를 위한 입법·의정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관리자  ihjung@sb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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