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생활용품 납품 영세 도매업체 코너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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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는 신세계가 지난 98년 외환위기로 부채 때문에 매각할 수 밖에 없었던 창고형 매장 프라이스 클럽 대신, 자존심을 걸고 다시금 창고형 매장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자존심 때문에 죽어나가고 있는 기존영세 유통업자들의 피눈물은 왜 떠올리지않는가.
재미가 짭짤한 창고형 매장
신세계 입장에서는 창고형 매장 사업이 꿩먹고 알 먹고 사업일 수 밖에 없다. 이미 전국의 대형마트들은 451개에 이르면서, 적정수 (약 280여개)를 넘어선지 오래되었다. 따라서 대형마트사들은 판매가 부진한 매장들의 적절한 재배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이마트가 선도적으로 창고형 매장을 오픈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11월 트레이더스 용인구성점 개점을 시작으로, 인천 송림점, 대전 월평점을 연속 오픈했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재미가 짭짤하다. 용인구성점은 개점과 함께 하루 매출이 130%, 고객수 97%가 늘었다. 최근 오픈한 트레이더스 대전 월평점 또한 오픈 후 일주일간 방문객은 2배, 매출은 평소 대비 3배가량 늘어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광범위한 배달 서비스
하지만 성업 중인 트레이더스 덕분에 이제는 지역 단위 영세 도매업자들까지 싹쓸이 되고 있다. 용인구성점의 배달구역은 용인뿐 아니라 성남, 수원, 화성동탄, 광주 오포 지역까지 광범위하다. 하루 2회에 걸쳐
식자재 및 생활용품이 수퍼, 식당, 병원, 학교 등에 도매로 배달되고 있다. 인천 송림점은 인천 전역과 부천 원미구까지를 배달구역으로 하고 있고, 대전 월평점은 대전시 전역을 상대로 하고 있다. 이 같은 트레이더스 배달시스템은 일요일날, 휴일도 없이 일년 365일(명절 당일만 휴점) 쉬지 않고 가동된다.
또 자영업자를 위한 서비스도 각별하다. 간단한 메뉴판, 안내문 등 디자인을 제공하고, 식품위생관련 출장 점검, 세무 도우미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부산 서면점이 트레이더스로 리모델링 중이고, 천안에도 트레이더스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레이더스가 전국 중심 거점 20곳 정도만 선점하면 전국의 영세 도매업자들은 고사될 수 밖에 없다.
인천 도매업체 매출 30% 감소
인천지역을 보자. 인천도소매업협동조합 조중목 이사장에 따르면, 트레이더스 인천 송림점 오픈 후 몇 개월도 되지 않아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피해 상황을 전하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자영업자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파격적인 우대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사업자 등록증을 제출하면 트레이더스는 그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공장도 가격보다도 2-3%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이 것은 직접적으로 영세도매업체들에게 타격을 미친다. 심지어 중소 제조업체들도 못할 짓이다. 영세도매업체들 입장에서는 공장에서 물품을 받는 가격 그대로 물품을 공급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없을 지경이다. 도대체 뭘 먹고 살라는 말인가. 아울러 제조업체들도 이마트의 위세에 눌려 마진율 축소를 감수하고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공장도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유혹
현재 인천에는 식자재 도매업체만 400곳이고, 그들로부터 물품을 받아 일선 식당에 공급하는 2차 도매업체가 2000여 곳에 달한다. 이들이 깡그리 트레이더스의 잿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가족들 포함1만여 주민들의 생존이 어떻게 되고, 전국의 수십만 도매업체와 그 가족들은 어떻게 되는가.
이에 전국의 도매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신세계 측이 트레이더스 울산점과 부산점 개점을 추진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해당 지역 도매업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특히 이마트 측이 추진 중인 트레이더스 울산점 바로 앞에는 새벽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새벽시장에는 10여년 이상 울산 시내 수퍼 및 음식점에 어묵, 콩나물 등 식자재를 납품해 온 200여 업체가 성업중이다.
울산상인들, 100여일 간 농성
결국 해당 지역 상인들이 100여 일 이상 밤샘 농성을 벌인 끝에 이마트 측은 트레이더스 울산점 개점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레이더스 부산 서면점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지난 93년 국내 최초로 대형마트의 깃발을 쳐들었던 게 바로 이마트였다. 이를 시작으로 그 후 20 여년 동안 대형마트가 451개, SSM은 847개로 늘어났다. . 그 때만 해도 그 게 전국의 수많은 자영업자들을 초토화시킬 전주곡임을 우린 몰랐다. 그런데 그로 인해 전국 5,000여개에 이르던 전통시장은 1,400여개로 70%이상이 사라져 버렸으며 2007년 604만명이던 자영업 종사자는 2010년 550만명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그 많던 전통시장 종사자들 및 자영업 종사자들은 지금 어디에서 뭘하고 있을까.
소비자들도 손해다!
현재의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출현이 뭘 의미하는 지를 우리는 뻔히 예상할 수 있다. 여타의 대형마트사들을 창고형 매장 시장으로 끌어들일 것이며, 경쟁이 격화되는 사이에, 전국의 수십 만 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영세 도매업체들이 서서히 사라져갈 것이다.
그러고 나면 소비자들도 이로울 게 없다. 식용유 가격을 예로 들어 보자. 해표식용유를 사조그룹이 흡수 하고, 삼양 식용유를 백설 식용유(제일제당)에서 인수하면서 13,000원(18리터)가격이 몇 년 사이에 4만원 대로 올랐다. 이 게 독과점의 폐단인 것이다. 국민들 입장에서도 대기업에 의해 중소 자영업자들이 도태되는 일이 남일이 아니다.
죽기 직전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에게 달려든다. 우리는 쥐가 아니라 어엿한 가족을 거느리고 있는 인간이다. 제발 우리도 살수 있도록 재벌 대기업들은 다른 대안을 찾길 바라며, 우리 또한 단결하여 재벌들의 행태를 용납해서는 안될 것이다.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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