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속 신문 =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모비스 지고, 카포스 뜬다
가격·품질 등 카포스 신뢰도 급상승

이젠, 전국 방방곳곳 어디를 가나 ‘카포스(Carpos)’란 간판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약 1만70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경정비 업체들이 동일한 브랜드명을 달고서 영업을 하다 보니 이상한 일도 아니다. 여기에다 카포스 로고까지 들어간 주요 부품들까지 합세해 저렴한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로서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젠 대기업 프랜차이즈와의 한 판 승부도 부족해, 국내 자동차부품 시장을 주도하는 현대모비스의 아성까지 넘볼 기세다. 이대로 간다면 자동차부품 시장의 판도 역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엔 ‘카포스’ 공동브랜드가 당당히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비스 아성 ‘무너지나’
세계 자동차부품 시장을 이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월, ‘모비스’란 자사 로고가 들어간 일부 ‘순정부품’이 동일한 성능의 일반 부품(통상적으로 비순정부품으로 불림)에 비해 두 배 가까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기사로 홍역을 치렀다.
그 당시, 방송매체를 포함한 거의 모든 언론사들이 이 같은 내용을 일제히 보도하자,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생산이 중단된 이후에도 8년간 부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된다’는 소비자기본법을 준수하기 위해선 거의 판매가 되지 않는 부품도 의무적으로 생산해야 되기 때문에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궁색한 답변만을 늘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비순정부품 취급자로 내몰렸던 일선 정비사들은 “결국 소모성이 적은 부품을 생산함으로써 야기된 손해를, 그것도 OEM(주문자 생산방식)으로 하청을 주면서, 가격차가 가장 컸던 에어클리너나 브레이크패드 등 소모성이 강한 부품의 판매를 통해 얻어진 폭리로 충당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똑 같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도 한쪽에선 소비자들의 신뢰를, 또 다른 한쪽에선 불신을 받는 자동차부품 시장의 잘못된 유통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라고 한 목소리를 내며 분개했다.
또 소비자들도 “믿었던 대기업 부품이 알고 보니 중소기업 부품”이라며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더 비싸게 구입해왔다”라는 사실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성능테스트 ‘카포스 완승’
이처럼 공정거래위원회으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실시된 녹색소비자연대의 ‘자동차부품 가격 및 품질 안정화를 위한 가격조사(일부 부품의 경우 성능테스트 조사 병행)와 소비자 인식조사’는 자동차부품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1월 24일, 그 결과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순정부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이와 함께, 자동차부품 시장에서 관행적으로 불려온 순정부품과 비순정부품이 한 공장의 한 생산라인에서 동일하게 생산된 부품이라는 사실은, 비순정부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순정부품과의 성능테스트 비교 군으로 선정된 ‘카포스’ 공동브랜드는 오히려 저렴하면서도 성능 면에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브레이크패드, 에어클리너, 항균필터, 배터리, 엔진오일, 전조등 등 모두 6개 부품의 성능비교 검증이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카포스는 상신과 은성의 부품이 비교 군으로 선정된 브레이크패드를 제외한 나머지 5개 부품 성능비교 검증에서 동일성을 인정받았다. 에어클리너의 먼지 포집량 비교 등을 포함한 일부 테스트에서는 카포스 부품이 오히려 더 뛰어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또 상신의 브레이크패드 역시 카포스 인증을 획득했던 업체이기에 이번 부품 성능테스트에는 카포스의 6개 대표 부품이 모두 출전한 셈이었다.
결국 ‘모비스 완패, 카포스 완승’으로 끝난 녹색소비자연대의 이번 조사는 단어사전에조차 없는 순정부품을 만들어내고, 또 거기에 정 반대되는 의미의 비순정부품을 소비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연상케 만들도록 한 대기업의 그릇된 상술에 일침을 가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일선 정비인들의 주장이다.

부품시장 ‘카포스로 재편’
지난 1998년 카포스의 상표등록을 끝낸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는 그동안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이젠 순정부품이라 불리는 모비스의 대항마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6년부터 카포스 부품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이후, 매출도 매년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부품의 경우, 이미 현대모비스의 점유율을 넘어서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선 조만간 연매출 1조 달성이라는 성급한 기대감도 갖지만, 실현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여기엔 카포스 인증을 받기 위한 부품 생산업체의 지속적인 기술개발도 한몫을 했지만, 무엇보다 카포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인증 주체인 연합회의 카포스 혁신을 위한 자구노력도 이어지고 있어, 꿈의 1조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카포스 인증제품은 밧데리, 브레이크, 오일필터, 실내공기정화필터, 캐빈필터, 라이트전구, 와이퍼블레이드, 쇽업쇼버, 드럼, 워셔액, 부동액, 캬브레타크리너, 파워오일, 윤활방청제, 브레이크오일 등 모두 15개 부품이다.

김영욱 기자 sbnews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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