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수수료 부담 영세 자영업자들 “존폐 엇갈릴 위기”

지난 6월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지난해 6월말 1억1천187만장보다 9.3% 늘어난 1억2천233만장으로 국민 한 명당 2.5장, 경제활동인구 한 명당 4.8장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맹점 수수료, 업체는 괴롭다

그런데 소비자들 사이에 대표적인 지불수단인 카드가 가맹업체들 사이에서는 심각한 골칫덩이다. 바로 가맹점 수수료 때문이다. 이것은 국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국가도 국민을 상대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국세를 부과하는데, 국세를 카드로 납부할 경우 국가 또한 카드사의 가맹점이 된다. 현재 국세의 경우 일반 가맹점들과 달리 수수료를 국가가 내지 않고 납세자들로 하여금 내게 하고 있는데, 가맹점 수수료가 1.2%다. 대형 가맹점은 평균 1.5-2%, 중소가맹점은 3.0%를 내고 있다.

정부는 여신금융업법 제19조 3항의 ‘신용카드가맹점은 가맹점수수료를 신용카드회원이 부담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법을 어기면서까지 납세자로 하여금 카드 납세시 1.2%의 가맹점 수수료를 내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결제원는 “해당 수수료를 국가에서 부담할 경우 국가의 재정손실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라고 분명히 게재문을 통해 발표한 적이 있다. 납세자가 100만원의 세금을 카드로 내면, 수수료 포함 101만 2천원을 내야 하는데, 그 중 1만 2천원을 국가에서 부담하면 국고 손실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 카드 거부

1.2%의 수수료 때문에 국가 스스로 법을 어기면서까지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으려 할 정도인데, 1.5-2%의 수수료를 부담하는 대형 가맹점은 더욱 예민하다. 그리고 평균 3.0%대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이 수수료 때문에 존폐가 엇갈릴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된다.

월 매출액 1000만원에 수익 100만원을 올리는 자영업자라면 전체 매출액에서 매겨지는 가맹점 수수료(평균 3%) 30만원은 이익대비 30%에 달한다.

이같은 수수료 때문에 업계별로 분쟁이 심각하다. 먼저 대학가 예를 들어보자.

올 8월 신용카드로 2학기 등록금을 결제할 수 있는 대학은 56곳으로 나타났다. 올 1학기보다 8개 대학이 늘어나긴 했지만 전국 411개 대학(전문대 포함) 중 13.6%에 불과하다. 7곳 중 1곳만 카드를 받는 셈이다.

여타의 대다수 대학들은 등록금의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평균 1.5%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대학들은 등록금이 300만원이면 학생 1인당 4만5000원을 카드사에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 학생 1만 명이 카드 결제를 하면 4억 5천만 원을 고스란히 카드사에 돌려줘야 하는 것이다.

일부 대학은 “학교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낸다면 등록금이 그만큼 오를 수 있다”는 이유를 대기도 한다.

또 특정 대학들은 신입생과 편입생을 이 가맹점 수수료 때문에 카드납부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신입생이나 편입생은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카드로 등록금을 낸 신입생이 학교를 중간에 그만두면 등록금을 환불해 줘야 하는데, 이 경우 학교가 카드사에 쓸데없는 수수료를 주게 되는 꼴”이라고 말한다.

보험업계도 수수료 분쟁 중

한편 현재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수수료 분쟁 때문에 지난 해 8월부터 사실상 보험료의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대한생명, 교보생명, ING 생명보험사들은 현재 1년이 넘도록 보험료의 카드결제를 받지 않고 있다. 처음 카드사와 이들 보험업체와의 가맹점 수수료 분쟁은 금융위원회의 시행령 변경으로부터 비롯됐다.

금융위원회가 ‘초회 보험료만 카드로 받던 관행이 잘못됐으니 이후 다달이 내는 보험료도 카드 결제를 허용하라’는 취지로 시행령을 바꾸었다.

이에 부담이 커진 보험사들이 카드사들에 대해 “평균 2.7%인 가맹점 수수료를 1.5%로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카드사들은 “보험료 중 카드결제 비중이 2.63%밖에 안 돼 수수료를 더 낮추는 건 무리”라고 맞섰다. 그러자 보험사들은 “대리점이나 설계사에게 주는 계약유지 수수료가 2% 선인데, 카드결제 수수료가 2.7%라면 무리”라고 항변했다. 결국 이들 보험사들을 아예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국가의 경우, 1.2%, 대학의 경우는 1.5%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고, 보험사들은 1.2%를 낮춰주지 않는다고 문제가 붉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힘이 있기 때문에 국가는 법을 어길 수 있고, 대규모 가맹점들은 카드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런데 중소 가맹점들은 그럴 수 없었다. 개인 사업자들은 2002년부터 연매출 2400만 원 이상이면 무조건 신용카드 가맹점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했다.

편집자  morning77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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