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원가 이하 장사 생각할 수 없어

당시 수수료 원가는 2.45%였다. 이 외에 삼일회계법인(2004)의 가맹점 수수료 산정결과가 4.75%였고, 2007년 미용사중앙회가 추산한 1.04-1.2%, 한국금융연구원 1.5-1.7%, 그리고 한국자영업자협회가 올해 내놓은 0.7%의 결과가 있다.

조사 기관에 따라 워낙 많은 차이가 나서 어느 조사가 더 현실적이고 객관적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외견상 현재 실제 집행되고 있는 수수료율 수준으로 봤을 때 산동회계법인이나 삼일회계법인의 산정 결과는 터무니없는 결과라고 볼 수 있고, 한국금융결제원의 산정결과도 현실적이지 못하다.

가맹점 수수료 원가가 1.5%수준이라고 하면, 현재 1.5%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는 종합병원, 항공사, 골프장 등의 경우 전혀 이익이 나지 않는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해당 업계의 객단가 자체가 크고, 시장이 거대해 박리다매로 수수료율을 산정한다 해도 손해나는 장사를 누가 할까.

이런 면에서 미용사 중앙회와 한국자영업자협회의 산정결과는 설득력이 있다. 이 수치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국세 납부에 대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1.2%로 적용한 결과를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가맹점 수수료 원가는 국세 가맹점 수수료를 기준으로 최대 1.2%를 넘을 수 없다. 이같은 가정에 따르면 평균 3.0%의 수수료를 물고 있는 중소 가맹점을 상대로 카드사들은 최소 1.8% 이상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기준이 틀리다면 다른 가정을 해 볼 수 있다. 조사기관 중 중간 수준의 수수료율을 기록하고 있는 금융연구원의 결과를 적용하면, 카드사들은 대형 가맹점들로부터 전혀 이익을 남기지 않고 영업을 하는 대신 중소가맹점들로부터 고율의 수수료를 받아 국민들이 국세를 카드로 납부할 때마다 발생하는 가맹점 수수료의 손실을 메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수료로 배 채우는 카드사

적정 수수료율이 어느 수준인지를 떠나 더 중요한 것은 최근 수년동안 카드사들의 이익이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국내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입으로 인한 이익률이 이자 수입 등 기타 수입으로 인한 이익률에 비해 매우 높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의 2010년 신용카드사 카드수익 구조에 따르면 신용카드 카드 수익((10조1천233억원) 중 가맹점수수료 비중이 60.5%(6조1천296억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2003년 유동성 위기로 신용카드대란을 겪고 난 후 더욱 두드러진 현상으로, 가맹점 수수료 비중이 2000년 11.2%에서 2003년 27.9%으로 계속 증가되어 오다가, 2007년 처음으로 60.5%를 차지한 이후 계속하여 60%를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그 가맹점 수입의 비율을 보면 2009년 기준 중소형 가맹점으로부터의 수입(59.4%)이 대형가맹점(24.3%)으로부터의 수입에 비해 액면 기준으로만 해도 35.1%나 차이가 나, 따지고 보면 카드사들은 주수익원을 중소가맹점의 수수료를 통해 창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편집자  morning77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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