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거품’ 알고도 몇 년 째 수수방관

그럼 이쯤에서 해외 국가들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조사 결과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먼저 해외 국가들의 수수료 체계를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카드사, 카드 사용자, 가맹점으로 구성된 3당사자 체계여서 가맹점 수수료 체계로 단일화돼 있지만, 유럽이나 구미국가는 여기에 카드 채권 매입사가 추가로 포함된 4당사자 체계여서 가맹점이 카드 채권 매입사에게 내는 가맹점 수수료와 그 돈의 일부를 또 카드 채권 매입사가 카드 발급사에게 내는 정산수수료로 이원화돼 있다.

이하 기사에서는 주로 해외국가들의 정산수수료 기준으로 살펴보게 되는데, 참고로 영국 공정거래청의 조사에 의하면 2001년과 2003년에 걸쳐 마스터카드의 정산수수료를 살펴본 결과 가맹점수수료의 80% 정도에 해당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4당사자 체계를 갖고 있는 나라들의 실제 가맹점 수수료는 그 나라의 정산수수료에 25% 정도의 금액을 더한 금액으로 추산해볼 수 있다.

정산수수료는 언제나 쟁점

해외에서도 정산 수수료 문제는 언제나 중요한 쟁점이 돼 왔다. 특히 정산 수수료가 높아지면 가맹점 수수료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상품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맹점은 물론 일반 소비자를 위해서도 정산 수수료 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그 결과 정산수수료와 관련해 국가기관의 직접적인 개입 사례가 늘고 있는데, 그 중 정부의 개입으로 정산 수수료가 최대 75%나 내려간 국가가 있다. 호주 중앙은행은 2년여 동안 공정거래 당국과 공동연구를 통해 정산수수료가 반공정하게 턱없이 높게 책정돼 있다고 보고, 중앙은행이 직접 나서서 기본 수수료율을 제시했다. 그 결과 2003년 이전 1.2%였던 정산 수수료가 2006년 11월 현재 0.30- 0.55%로 75-55%나 내려갔다.

정부의 개입으로 수수료가 대폭 내려간 나라로 또 유럽연합이 있다. EU의 경제정책을 관리하고 있는 유럽위원회(EC)는 2000년 9월 비자에 대해 정산수수료를 비자 카드협회에서 결정하고 사업상 비밀로 간주하여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반독점법에 위반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비자는 정산수수료 체계를 수정하여 유럽위원회에 제출했는데, 비자는 신용카드에 대해 2000년 현재 거래금액의 1.12%인 가중평균 정산수수료를 2007년까지 0.7%수준으로 낮추고, 직불카드에 대해서는 €0.28의 정액수수료를 즉시 도입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국가기관 개입 정당 판정

이에 대해 2002.7월 유럽위원회는 수정된 정산수수료체계를 받아들여 비자의 반독점법 적용을 면제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로 인해 유럽 역내 정산 수수료는 38%나 내려가게 됐다.

영국의 경우는 공정거래청이 2000.3월부터 2004.11월까지 카드발행은행에 의해 적용된 집단적 정산수수료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카드 발행은행이 설정한 정산수수료 수준이 카드시스템 운영 소요원가 이상으로 과도하게 설정됐다고 판정한 후 수수료가 대폭 내려간 경우다. 이에 따라 영국의 정산수수료는 2005년 기준 비자카드 0.77%, 마스터카드 0.8%를 평균한 0.79%로 다른 유럽지역 국가들에 비해 평균적인 수준을 보이게 됐다.

이외에 스페인, 폴란드, 뉴질랜드 등의 국가에서도 카드 발행 은행들의 수수료 결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결정이 이어졌다.

편집자  ihjung8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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